<라라랜드> 존 레전드 / <핸즈 오브 스톤> 어셔

이번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라라랜드>와 <핸즈 오브 스톤>에는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띈다. R&B 뮤지션 존 레전드와 어셔가 바로 그들이다. 존 레전드는 주인공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의 동료 뮤지션 키이스를 연기해 화려한 노래 실력까지 선보인다. <라라랜드>가 세 번째 영화인 레전드가 평소 그대로 음악가로 분한 것과 달리, 1998년부터 연기를 병행해온 어셔는 전설적인 복서 슈거 레이의 전성기를 재현했다. 이처럼 배우로서도 남다른 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뮤지션들을 모아서 소개한다.


데이빗 보위
David Bowie

<라비린스> 데이빗 보위

초창기의 데이빗 보위는 화려하고 기괴한 차림새를 하고 'Space Oddity', 'Starman', 'Ziggy Stardust' 같은 노래를 발표하며 전무후무한 존재감을 뽐냈다. 본격적으로 배우로 참여하기 시작한 영화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1976)에서 외계인을 연기한다는 건 당연해 보이는 결정이었다. 그리고 '미남자'의 이미지를 내세운 <사랑하는 플레이보이>(1978), <악마의 키스>(1983),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로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갔다. <라비린스>(1986)의 자레드는 보위가 선보인 영화 속 캐릭터를 집대성한 듯한 캐릭터였다. 로맨틱하고 음울하며, 더 나아가 음헉하고 섹시하기까지 한 이 고블린 왕은 보위가 구축한 독보적인 존재가 아니고선 상상하기 힘든 결과물이다. 이후에도 보위는 <바스키아>(1996)에서 예술가 앤디 워홀, <프레스티지>(2006)에서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 등 실존인물을 연기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Justin Timerlake

<인사이드 르윈> 저스틴 팀버레이크

엔싱크에서 솔로로 데뷔한 지 15년이 지난 현재,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앨범 4장을 발표하고 16편의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이쯤되면 가수보다 '배우' 팀버레이크가 익숙한 상황이다. 범죄물(<알파독>), 코미디(<배드 티처>), 로맨스(<프렌즈 위드 베네핏>), 드라마(<소셜 네트워크>), SF 액션(<인 타임>), 애니메이션(<슈렉 3>)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연한 덕에 점점 더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60년대의 포크 뮤지션을 연기한 <인사이드 르윈>(2013)에서는 "저 배우 노래 잘하는군" 하고 잠시 헷갈렸을 정도였으니까. 3년간 음악에 열중하던 그는 애니메이션 <트롤>(2016)에 성우로 참여했고, 최근 우디 앨런의 새 영화 촬영을 마쳤다.


에미넴
Eminem

<8마일> 에미넴

지구에서 가장 랩을 잘하는 남자로 불리는 에미넴의 연기 경력은 단출하다. 음악적 뿌리와도 같은 닥터 드레와 스눕 독이 출연한 <더 워시>(2001)에 단역으로 출연하고, 2002년 <8마일>에 출연한 게 전부다. 탄탄한 드라마(실제 에미넴의 삶에서 모티브를 얻었다)에 힙합영화의 미덕이 제대로 조합된 영화에서 그는, 지미(에미넴)의 랩이 일취월장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꽤나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까지 영화를 이끌었다. 지미의 녹록지 않은 삶이 잘 전달되었기 때문에, 클라이막스인 랩 배틀 시퀀스의 쾌감 역시 컸을 것이다. <8마일>의 수익은 2억 달러를 훌쩍 넘겼고, 'Lose Yourself'가 담긴 OST는 미국에서만 500만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비욘세
Beyoncé

<드림걸스> 비욘세

TV영화 <카르멘: 어 힙하페라>(2001)로 첫 주연을 맡은 비욘세는, 이듬해 <오스틴 파워: 골드 멤버>의 히로인 폭시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해, 지난 시리즈의 엘리자베스 헐리와 헤더 그레이엄 못지않은 매력을 보여줬다. 그녀는 <파이팅 템테이션스>(2003)와 <핑크 팬더>(2006)에서 가수를 연기한 뒤, 전설적인 여성 트리오 '슈프림스'의 실화를 기초로 한 <드림걸스>(2006)로 배우와 가수로서의 위치를 껑충 상승시켰다. 조연인 제니퍼 허드슨에 대한 극찬이 워낙 컸지만, 비욘세가 연기한 디나 존스 역시 '슈프림스-다이애나 존스'와 '데스티니스 차일드-비욘세' 관계의 비슷함에 힘입어 크게 주목받았다. <드림걸스>의 주제곡 'Listen'은 비욘세의 대표곡으로 자리잡았다.


비요크
Björk

<어둠 속의 댄서> 비요크

무대 위에선 평범한 걸 완강히 거부하는 비요크는 영화 속에서 한없이 소박한 모습의 여인을 연기했다.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기 전에 영화 <주피터 트리>(1990)에 출연한 이래 ,10년 만에 배우로 참여한 <어둠 속의 댄서>(2000)의 셀마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영화는 눈이 멀고 있는 가운데서도 자신처럼 시력을 잃어가는 아들을 위해 삶을 놓지 않는 공장노동자 셀마의 마지막 나날을 따라간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나락 그 자체를 지독하게 그린 영화에서 비요크는, 셀마가 느끼고 표현하는 온갖 감정들을 선명하게 구현해냈다. 그녀의 명연에 칸 영화제는 여우주연상을 바쳤다. 비요크가 직접 만든 영화음악은 'Selmasongs'라는 타이틀의 앨범으로 제작됐다.


루다크리스
Ludacris

<분노의 질주> 루다크리스

루다크리스는 에미넴만큼이나 랩을 잘하고, 에미넴보다 조금 더 부지런하다. 2000년 메이저 신에서 첫 앨범을 발표한 이래 현재까지 8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는 가운데, 13편의 영화에 주조연으로 출연했다. 그의 연기 경력은 시작부터 순탄했다. 첫 주연작 <분노의 질주 2>(2003)가 큰 성공을 거둔 데 이어, 아카데미 주요부문을 휩쓴 <크래쉬>(2004)와 래퍼로 출연한 <허슬 & 플로우>(2005)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한동안 뜸하다가 5편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2011)를 통해 시리즈에 돌아온 루다크리스는 내년 개봉할 <분노의 질주 8>까지 참여해, 세상을 떠난 폴 워커의 빈자리를 빈 디젤, 드웨인 존슨과 함께 채울 예정이다.


마돈나
Madonna

<에비타> 마돈나

마돈나와 영화의 연은 은근히 깊다. 두 번째 앨범 <Like A Virgin>(1984)으로 세상을 집어삼킨 이듬해 개봉된 첫 영화 <수잔을 찾아서> 이후 1996년까지 해마다 새 영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배우' 마돈나는 그다지 환대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매해 최악의 영화와 스탭에게 수여되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의 여우주연상 후보에 여덟 차례 오르고 여섯 번 수상한 데 이어, 2010년 20세기 최악의 여우주연상에 낙점되기도 했다. 수난에 가까운 경력 가운데서 1997년 작 <에비타>는 유일하게 밝은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아르헨티나의 영부인 에바 페론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 <에비타>에서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발군의 연기와 노래로써 전했다. 마돈나는 <에비타>로 1997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애덤 리바인
Adam Levine

<비긴 어게인> 애덤 리바인

<비긴 어게인>(2013)은 '마룬 5'의 보컬리스트 애덤 리바인의 연기가 담긴 유일한(카메오 제외, 2016년 12월 기준) 영화다. 록스타가 된 뒤 함께 뉴욕에 온 여자친구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를 배신하지만, 결국 이별을 후회하는 남자 데이브로 분했다. "연기하려 하지 말고 그냥 듣고 반응해라"라는 조언을 따라 자연스럽게 촬영에 임한 덕에, 이기적인 마음에 갈팡질팡하는 남자의 모습뿐만 아니라 록스타 특유의 섹시한 면모까지 보여줬다. 수염이 덥수룩한 채로 그레타와 소박한 연애를 이어가는 모습도 멋지고, 제발로 떠난 그레타에게 미련을 갖는 재수없는 모습도 멋지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