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2년차, 흥행판이나 다른 업종이나 매한가지였을 것 같습니다. 극복하긴보다 낡은 새끼줄 하나로 겨우 버틴 2021년도라고, 그렇게 꾸역꾸역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연말이면 고정 레퍼토리인 산업별 연말결산은 언론별로 기사가 나올 것입니다. 흥행판은 어땠을까요? 아직 한 달이나 남은 시점이지만 잠시 점검하고 갈까 합니다.
전체관객수부터 보겠습니다. 국내시장은 코로나19 이전만하더라도 2억 1000만 명을 넘기던 시장이었습니다. 못쓸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2020년에는 약 6000만 명으로 쪼그라듭니다. 그러면 올해는? 11월말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누적관객수는 약 5200만명, 6000만 명이 되려면 12월 한 달 동안 800만 명이 더 들어야 하는데, 지난해 같은 경우 12월 한 달 동안 140만 명 밖에 들지 않았고, 올해 가장 많이 든 달은 8월 여름시장으로 790만 명이 최고 기록입니다. 12월 15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대기 중에 있다고 하더라도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이 영화가 2주 만에 800만 명에 도달해야 하는데, 지금 시장에서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인 것 같습니다. 결국 언론들은 지난해보다 흥행이 나빴다 라는 기사들을 쏟아낼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현재까지의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입니다. 1위는 361만을 기록한 <모가디슈>가, 2위는 <이터널스>(297만), 3위는 <블랙위도우>(296만), 4위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229만), 5위는 <싱크홀>(220만), 6위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15만), 7위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212만), 8위는 <소울>(205만), 9위는 <크루엘라>(198만), 10위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174만)입니다. 현재 개봉 중에 있는 <이터널스>가 1위인 <모가디슈>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이렇게 1위는 굳혀졌고 그럼 2위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어디에 위치할지 궁금해집니다.
미국의 더넘버스닷컴(the-numbers.com) 차트를 보니 현재 북미 박스오피스 순위는
1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2위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3위 <블랙위도우>
4위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5위 <콰이어트 플레이스2>
6위 <007 노 타임 투 다이>
7위 <이터널스>
8위 <프리가이>
9위 <정글크루즈>
10위<고질라 vs. 콩>
우리와는 다르게 <상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2억 2500만 달러로 선전하였습니다.
이에 비해 월드와이드(Worldwide, 전세계) 박스오피스 순위에 중국 영화가 톱10에 3편이나 들어 있네요, 애국심을 호소하며 중국 박스오피스 1위로 등극한 영화 <장진호>(長津湖)와 올해 춘절(중국 설)에 개봉되어 중국 대륙을 강타한 <안녕, 리환잉>(妳好,李煥英)이 각각 월드와이드 1위와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중국에서만 벌어들인 수익으로 말이죠, <장진호> 같은 경우 8억 90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3위는 <007 노 타임 투 다이>
4위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5위는 <당인가탐안 3: 밀실살인사건>
6위는 <고질라 vs. 콩>
7위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8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9위 <블랙위도우>
10위 <듄> 순입니다.
중국서 상영금지된 <블랙위도우>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후순위로 밀렸습니다.
올해 한국영화의 활약은 무척이나 미약했습니다. 국내 4대 배급사의 개봉영화들을 살펴보면, 올 초 시작은 1월이 아닌 4월 <서복>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5, 6월까지 잠잠하더니 6월말에 <발신제한>을 꺼내 들기에 재가동을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뒤를 받쳐주는 영화가 없어 홀로 고군분투하며 벅차게 시장의 열기를 지탱합니다. 한번 식으면 살리기 힘든 것이 시장이거든요, 불씨가 꺼지지나 않을까 불안 불안해하며 8월로 들어서니 다행스럽게도 <모가디슈> <방법: 재차의> <싱크홀> <인질>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간만에 시장에 열기가 되살아납니다. 시장은 역시 볼거리가 많아야 사람이 몰린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른 추석 덕분에 여기에 바짝 붙어 <보이스>와 <기적>이 바통을 이어받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여기까지 였습니다. 다시 물속 깊이 잠수를 탑니다. 11월로 들어서서야 빠꼼이 고개를 내밀며 <장르만 로맨스>를 시작으로 <유체이탈자>가 개봉을 시작하였습니다. 원투 스트레이트 없이 열심히 잽만 날리며 매 라운드를 버틴 올해의 한국영화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결과로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은 32%대로 내려앉았습니다. 과거 50%를 유지하던 찬란한 때가 있었는데 말이죠.
지난해는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성적이라 하더라도, 올해는 그나마 할리우드 영화가 풀렸는데, 그럼에도 지난해보다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징어 게임> <지옥> 등 OTT 드라마들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데, 매일매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숫자만 본들 나아지는 것도 없고, 이럴 때일수록 더 공격적으로 이 난관을 극복할 대안을 찾는 것이 어떨지. 지금이 우리 영화가 세계로 나갈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내년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글 | 이하영
하하필름스 대표, 《영화 배급과 흥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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