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킹>에서 승승장구 가도를 질주하는 비리 검사들, 박태수(조인성), 한강식(정우성), 양동철(배성우)의 레이스에 급브레이크를 거는 사람이 있습니다. 검사 중엔 모르는 사람이 없는레전드급 검찰 스타 한강식의 얼굴을 대문짝만하게 스크린에 비춰놓고는 검찰 역사에 이런 쓰레기들이 있었습니까?”라고 일갈하고, 노는 물 다른 거물급 쓰레기들을 한번에 옷 벗게 하겠다는 야심만만한 감찰부 검사, 안희연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요?

또랑또랑한 목소리, 단호한 표정과 태도로 영화 속 일치미스트계의 신흥 다크호스로 떠오른 배우 김소진을 소개합니다.

말 그대로 신 스틸러. 등장하는 순간 인상깊은 비주얼과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고스란히 훔쳐가버리곤 하던 김소진의 영화 첫 출연작은 <초능력자>(2010)였습니다. 규남(고수)은 초인(강동원)에게 된통 당한 뒤 초인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도움을 청하고자 사채업자를 찾아갑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던 사채업자(김인권)의 곁에는 다방 직원 미스 리가 있습니다. 대사인지 애드립인지 모를 말들을 사채업자와 주거니 받거니 하던 미스 리. 쫀쫀한 한 마디는 물론, 칙칙한 사무실 안에서 홀로 고운 치파오 차림에 화려한 화장을 하고 있으니 눈에 띄지 않으려야 안 띌 수가 없었네요!

<체포왕>

<체포왕>(2011)에선 마포서에 근무하는 경찰로, <>(2011)에선 매니저팀장으로 출연했습니다.차
본격적으로 김소진이 관객의 눈에 든 영화는 <더 테러 라이브>(2013)일 겁니다.

<더 테러 라이브>에선 윤영화(하정우) 앵커의 아내이기도 한 이지수 기자를 연기했는데요. 마포대교 폭발 현장에 나가 라이브로 현장 중계를 하던 뉴스 화면 속 리포팅의 주인공을 기억하시나요? 약삭빠른 윤영화가 남의 취재를 표절한 건으로 그에게 학을 떼 이혼을 결심하고, 위험한 테러 현장에 직접 취재를 나가기도 하는 소신 있는 기자 역할이었습니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도 더 합리적이고 올바른 대응 방안을 제시하며 의연하게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걸크러시를 보여주기도 했죠. ;;

<스파이>(2013)에서 모니터 판독을 하는 상황실 요원으로도 출연했고요.

극단 차이무의 동명 연극을 영화화한 <씨, 베토벤>(2014)에선 연극 무대 시절의 내공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속사포 같은 대화를 이어나가는 세 여성 배우의 ‘말맛’을 즐길 수 있는 영화죠! 김소진은 친구의 죽음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괴로움으로 고민하는 하진을 연기했습니다. <, 베토벤>을 연출한 민복기 공동감독(<26>에서 각하를 깍듯하게 모시던 탁실장.. 기억하시나요?)은 극단 차이무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김소진은 <양덕원이야기> <연> <씨, 베토벤> <거기> 그리고 차이무 20주년 기념작 <스물스물 차이무 – 꼬리솜 이야기> 등에서 민복기 연출 겸 배우와 함께 일한 바 있죠.

<우는 남자>(2014)에선 모경(김민희)의 친구이자 모경 엄마가 입원한 병원 의사 미진으로 출연했습니다. 생활고로 힘들어하는 모경에게 몰래 수면제를 챙겨주는 등 의사의 본분은 잊어도 친구로서의 의리와 염려는 잊지 않는 인간애(?)가 돋보였지요.

미진 ?”
모경 멋져서. 의사가 병원에서 담배도 피워주시고.”

손짓마저 걸크러시! 
하지만 이 포스트를 보시는 분들은 병원 전체가 금연건물임을 잊지 말아주세요..!!!

<두근두근 내 인생>

<신의 한 수>(2014)에선 주님(안성기)의 딸 영숙으로, <두근두근 내인생>에선 조로증 환자 아름이(조성목)의 사연을 취재하러 온 모 방송 프로그램의 김 작가로 짧지만 인상적인 등장을 했습니다.

<퇴마: 무녀굴>

<퇴마: 무녀굴>(2015)에선 퇴마사 진명(김성균)의 자살한 연인 수혜의 혼령으로 오싹한 비주얼을 뽐내주셨어요! 덜덜 ಢ_ಢ.... <도리화가>(2015)에선 어린 진채선(배수지)의 엄마로 나왔었죠.

영화에선 개성있는 신스틸러로 활약 중이지만 연극계에선 일찍부터 알려진 배우랍니다.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고, PD의 꿈을 안고 영상제작을 전공했으나 어느날 극단 목화의 <새들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는다>를 보고선 연기할 때와 연기를 하지 않을 때의 배우들의 갭에 깊은 인상을 받아 연기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 연출 전공으로 편입을 했고, 4학년 때 <문제적 인간 연산>에 배우로 참여해 처음으로 연기의 맛을 보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연기는 아무나 한답니까?!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김소진은 일단 알게 된 프로젝트 그룹 아리코리아에 몸을 담고 미주유럽을 돌며 1년간 해외 연극 공연을 다녔다고 해요. 그러다 귀국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전문사로 입학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9년, 리 브루어가 연출한 연극 <이상, 열 셋까지 세다>로 데뷔하며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됩니다.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

2012년 연극계의 화제작, <풍찬노숙><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에 연달아 출연하며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신화적 모티브로 가득 찬 <풍찬노숙>은 무대 구성과 진행이 독특한 작품이었는데요. 김소진은 <풍찬노숙>에서 네 발로 무대를 기어다니며 주워 먹는 그 애를 연기했습니다. 한일 양국에서 주목받은 작가 정의신의 신작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에선 외딴 섬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가족의 막내딸 정희를 열연했어요.

연극 <만추>
연극 <클로저>

영화와 연극 사이를 절묘하게 오가는 커리어를 방증하듯 영화를 연극화한 작품에도 연이어 출연했네요! 2015년엔 연극 <만추>에서 애나, 2016년엔 연극 <클로저>에서 안나를 맡았습니다.

곧 개봉할 <재심>에서도 인상적인 등장을 잊지 않는데요. 영화 초반부, 이준영(정우) 변호사에게 면박을 주는 아내 역할로 출연해 또 한 번 쓴소리 폭격을 퍼붓습니다. 하지만 역시 틀린 말은 하지 않아요.

떠오르는 팩트폭격기, 걸크러시 대세!
배우 김소진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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