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워터스>

마크 러팔로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천의 얼굴의 소유자다. 이제는 그의 메인 캐릭터가 되어버린 <어벤져스> 시리즈의 헐크부터 <스포트라이트>의 진실을 좇는 기자, <폭스캐처>의 레슬링 영웅, <나우 유 씨 미> 시리즈 속 치밀한 설계사, <비긴 어게인>의 한물간 프로듀서까지. 그는 데뷔 후 다양한 영화 속에서 여러 역할을 경유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번엔 신작 <다크 워터스>로 돌아왔다.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또 한 번 의기투합해 만든 실화 바탕의 작품으로, 마크는 미국 최대 화학 기업 듀폰을 둘러싼 스캔들을 파헤치는 변호사 롭 빌럿을 연기한다. 실제 열성적인 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한 그는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을 뿐 아니라 제작에도 이름을 올렸다. 영화 개봉을 맞아 매 작품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내는 배우 마크 러팔로의 이모저모를 모아보았다. 


이탈리아계 이민자 출신
마크 러팔로의 아버지는 이탈리아인, 어머니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캐나다 혈통으로 마크는 이탈리아계 이민자 2세대다. 어머니를 포함한 그의 세 형제자매(스콧, 타냐, 니콜)는 모두 헤어 디자이너다. 그중 남동생 스콧은 특히 할리우드에서 유명한 디자이너였는데, 2008년 의문의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다. 마크는 동생의 죽음에 충격을 크게 받아 연기를 접을 생각도 했다.


<폭스캐처>

학창시절 레슬링 선수
레슬링 선수 챔피언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마크 또한 학창시절 레슬링 선수로 활동했다. 레슬링 장학생으로 대학 진학을 고려했을 정도로 수준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이후 영화 <폭스캐처>에서 84년 LA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데이브 슐츠를 연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영화 속에서 실제 선수를 방불케 하는 완벽한 기술을 선보인 것은 노력에서만 나온 것이 아닌 것!


오디션에 800번 넘게 떨어지다
과거 잡지 '무비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데뷔 후 일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800번의 오디션에서 낙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생계를 위해 바텐더, 요리사, 페인트공, 도어맨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유 캔 카운트 온 미>

무대에서 연기력을 인정받다
800번의 오디션 끝에 그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무대에서다. 케네스 로너건 감독의 희곡 <This is our youth>에서 길거리를 배회하는 폐인을 연기하며 루실 어워드 최우수 남자배우상을 수상하고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는다. 케네스 로너건 감독은 이후 영화 <유 캔 카운트 온 미>를 연출하며 마크 러팔로를 캐스팅했고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LA 비평가 협회상에서 신인상을 품에 안으며 영화배우로서의 입지를 톡톡히 다지게 된다.


<레저베이션 로드>

갑작스러운 뇌종양 진단
이렇게 막 연기의 꽃을 피우던 그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청신경초종이라는 뇌종양 판정을 받게 된 것. 당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싸인>에 캐스팅된 상태였으나 이로 인해 그 역할은 호아킨 피닉스에게 넘어가게 된다. 10시간의 대수술 끝에 후유증으로 부분 안면마비가 왔고, 왼쪽 귀의 청력을 잃는다. 끊임없는 노력과 10개월간의 재활치료를 통해 안면마비는 극복했으나, 안타깝게도 왼쪽 귀는 영영 잃게 된다. 


<이터널 선샤인>, <셔터 아일랜드>(왼쪽부터)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 <조디악>(왼쪽부터)

배우 복귀 성공과 감독 데뷔
배우 인생에 치명적인 비극이 일어났지만 그는 수술과 재활 이후 영화 <콜래트럴>,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 <이터널 선샤인>, <조디악>, <눈먼 자들의 도시>, <셔터 아일랜드> 등에 출연하며 복귀에 성공했고, 한 해도 빠짐없이 신작을 내놓으며 왕성하게 활동한다. 그뿐만 아니라 2010년 <미라클맨>을 연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도 활약한다


<어벤져스>

헐크의 옷을 입다
이처럼 쉼 없이 달려오던 그가 인생 캐릭터를 만나게 되니, 바로 헐크다. 지금은 마크 러팔로가 아닌 헐크의 모습은 상상이 어렵지만, 2010년 새로운 헐크로 캐스팅되었을 때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당시 2008년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에드워드 노튼이 헐크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던지라 기존 헐크 팬들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 하지만 영화가 공개된 후 모든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에드워드 노튼과는 또 다른 그만의 헐크를 만들어내며 팬들의 인정을 받게 된다. 


스포일러의 요정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와 함께 마블의 '스포요정'으로 악명(?) 높았던 마크 러팔로. <토르: 라그나로크> 시사회에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하다 실수로 영화 초반 오디오를 노출하거나 미국 ABC '굿모닝 아메리카'에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결말을 유출하는 등의 사고(!)를 쳤고, <어벤져스: 엔드게임> 때는 이를 역으로 이용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환경운동가, 동물보호운동가, 페미니스트
마크는 할리우드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환경운동가이며 동물보호운동가이고, 페미니스트이다. 그는 비영리단체 워터 디펜스(Water Defence)를 설립해 깨끗한 물을 위해 활동 중이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인터뷰 중 스칼렛 요한슨과 질문을 바꿔 대답하며 여성들을 향한 질문이 얼마나 성차별적인지 몸소 보여주었다. 또한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에 할리우드가 들썩였던 당시 그의 행각을 비판하고 나서기도 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폭스캐쳐>, <스포트라이트>, <디어 프레지던트 오바마>, <다크 워터스> 등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를 다수 제작하고 출연해왔는데, 작품 선택에 그의 신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 <다크 워터스>(왼쪽부터)

미국판 <기생충>에서 기택 역에 낙점?
영화 <기생충>이 미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과 함께 가장 큰 화두가 되었던 것은 '어떤 배우가 캐스팅될 것인가'였다. 그중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 역할을 마크 러팔로가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그는 인터뷰를 통해 “아마도 기택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밝혔고, 또 “대본을 기다리고 있지만 출연은 거의 확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송강호와 마크 러팔로는 1967년생으로 동갑내기다. 미국판 <기생충>에서 마크 러팔로가 보여줄 기택의 얼굴이 몹시 기다려진다.

기생충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개봉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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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기자 B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