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된 최초의 마블 히어로 영화 <로건>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미리 공개된 스틸 사진에는 자비에의 머리가 살짝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 잠깐, 자비에는 기본적으로 깔끔하고 시원한 민머리 스타일 아니던가요.
잘 알려진 대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젊은 날의 자비에는 풍성한 금발을 자랑하는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하고 있습니다. 나이 든 자비에는 패트릭 스튜어트가 연기하고 있는데요. 패트릭 스튜어트는 스타트렉 시리즈의 장 뤽 피카드 선장으로 활동하던 시절에도 특유의 민머리 스타일로 카리스마 넘치는 통솔력을 보여주었지요. 팬들 사이에서는 스타트렉처럼 과학이 발전된 사회에서도 탈모 치료약은 개발이 어렵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식의 우스갯소리가 있었지요.
그렇다면 찰스 자비에는 언제부터 민머리였을까요. 이 부분은 코믹스에서 설명한 내용과 영화에서 표현된 내용이 다릅니다. 잘 알려진 대로 ‘찰스 자비에/프로페서X’는 엑스맨들의 정신적인 지주입니다. 과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어서 16세에 하버드를 졸업할 정도였지요. 주요 능력으로는 텔레파시와 정신조작 등입니다.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물리적인 능력이 뛰어난 여느 뮤턴트보다 훨씬 치명적인 공격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자비에는 어린 시절부터 능력이 발현되었고 자신의 능력을 컨트롤하는 과정에서 그 부작용으로 일찌감치 머리가 빠지게 되었다는군요.
영화에서는 민머리가 된 이유가 좀 다르게 설명됩니다. 자비에가 텔레파시를 증폭시키는 ‘세리브로(Cerebro)’를 머리에 썼을 때, 비스트가 반농담으로 ‘차라리 머리를 미는 게 어떠냐?’라는 드립을 날리기도 했었지요. 살짝 기분 나빠하는 걸 보면, 민머리가 될 줄 자비에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었나 봅니다.
그러다가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 그가 민머리가 된 사연이 확실히 설명되었습니다. 최초의 돌연변이이자 최강의 악당인 아포칼립스가 찰스 자비에의 능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시도하던 중, 그 충격으로 자비에의 머리가 빠지고 맙니다.
<로건>에서는 능력을 잃고 텍사스 한구석에서 하루하루 남루한 삶을 사는 로건/울버린과 자비에/프로페서X의 인생을 다루고 있습니다. <로건>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자비에의 머리가 자라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는데요. 고도의 정신노동인 텔레파시를 사용하는 동안에는 자비에의 머리카락이 다시 자랄 틈이 없었다는군요. 그러나 쇠락해져 텔레파시 능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자비에의 머리에 머리카락이 돋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완벽한 설명이라고 할 수는 없어서 팬들이 갸우뚱하고 있습니다만, 푸석푸석하게 자라난 머리카락이 이제 볼품 없는 노인이 되어버린 ‘프로페서X’의 인생 자체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오욕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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