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
어벤져스: 엔드게임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스칼렛 요한슨, 제레미 레너, 폴 러드, 돈 치들, 브리 라슨, 카렌 길런, 브래들리 쿠퍼, 조슈 브롤린

개봉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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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왕좌의 게임 8

출연 니콜라이 코스터-왈도, 레나 헤디, 에밀리아 클라크, 이아인 글렌, 키트 해링턴, 소피 터너, 메이지 윌리암스, 알피 알렌, 아이작 햄스터드 라이트, 로리 맥칸, 피터 딘클리지, 리암 커닝햄, 존 브래들리, 캐리스 밴 허슨, 제롬 플린, 콘레스 힐, 조셉 뎀시, 크리스토퍼 히뷰, 그웬돌린 크리스티, 한나 머레이, 나탈리 엠마뉴엘, 제이콥 앤더슨

방송 2019, 미국 H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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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왕좌의 게임>. 두 작품을 보기 전 주의해야 할 점은? 스포일러!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이 두 작품은 유독 스포일러에 민감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영화, 드라마 속에서 누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대한 스포일러 관련 일화는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여기서 다시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신 스포일러 이야기가 나온 김에 스포일러의 역사, 범위, 유효기간 같은 어쩌면, 아마도 쓸데없는 소소한 지식과 잡스러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스포일러라는 말이 언제 처음 나왔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어원
스포일러는 spoiler라는 영어를 그대로 가져온 말이다. spoiler는 망치다, 버려놓다, 못쓰게 만들다라는 뜻의 동사 spoil에서 비롯됐다. 스포일러라는 단어에는 다른 뜻도 있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는 항공기의 스포일러, 자동차의 스포일러, 미국 정치권에서 사용하는 방해 입후보자 등의 뜻도 등재돼 있다. 스포일러를 순우리말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다. 국립국어원에서 실시한 인터넷 투표에서 영화헤살꾼이 순화 용어로 뽑혔다. 헤살은 일을 짓궂게 훼방하는 짓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보통 ‘스포’라고 줄여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스포일러 자제 요청 광고

유래
스포일러를 하지 말아 달라는 요구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다만 이때는 스포일러라는 말이 생기기 전이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연극 <쥐덫>은 1952년 런던 웨스트엔드의 극장에서 초연됐다. 반전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결말을 유출하지 말라는 요구를 듣게 된다. 이 요구는 수십 년간 꾸준히 지켜졌다. 위키피디아가 내용을 공개하면서 그 암묵적 룰을 깨고 말았다. 1960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싸이코> 개봉에 앞서 등장한 광고에서 “결말을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관객들에게 스포일러를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정해진 관람시간에 입장하라”고도 했다. 당시에는 아무 때나 극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내셔널 램푼> 13호

탄생
스포일러라는 말은 1971년 4월에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설적인 유머 잡지 <내셔널 램푼>(National Lampoon) 13호에 처음 등장했다. 잡지의 공동창립자인 더그 케니가 ‘스포일러’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이 글은 여러 유명 영화의 결말을 공개하는 내용이었다. 그가 스포일러를 한 이유는? (영화를 보는 도중 느껴질 수 있는) 서스펜스에서 오는 불안함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거 무슨 말인가. 요즘 분위기라면 도무지 이해할 수 있는 발언이다. 참고로 2018년에 제작된 더그 케니에 대한 영화가 있다. 제목은 <어느 허무명랑한 인생>(A Futile & Stupid Gesture)이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어느 허무명랑한 인생>

<유주얼 서스펙트> 포스터. 누가 범인인지 포스터에 스포일러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유주얼 서스펙트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스티븐 볼드윈, 가브리엘 번

개봉 1996.01.27. / 2016.10.20.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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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입
국내에서 스포일러라는 말을 누가 쓰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1995년경부터 이 말이 많이 쓰이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시전설 같은 이야기다. 서울 종로에 있는 서울극장 앞에 <유주얼 서스펙트>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이 큰 소리로 “XXXX가 범인이다”라고 외쳤다고 한다. 또 당시에는 동네 곳곳에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었는데 <유주얼 서스펙트>의 포스터에 누군가 범인이 누군지 써놓기도 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가장 유명한 이 대사의 반전은 아직도 스포일러일까.

유효기간
스포일러의 유효기간이 있을까. 4월 24일 개봉하고 1300만 관객이 본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이제 맘 놓고 스포일러가 포함된 얘기를 해도 되는 걸까. 누군가는 블루레이 등 2차 판권 제품이 나올 때까지 스포일러를 하지 말라고 한다. 또 누군가는 명절 지상파 방송국에서 영화가 나올 때를 스포일러 유효기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앞의 두 경우가 너무 지나치다고 주장한다. 특수한 경우를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앞서 언급한 1996년 개봉작 <유주얼 서스펙트>는 진짜 범인이 누군지 모르고 볼 때 일종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를 못 본 사람도 있을 텐데 단순히 오래전 영화라고 해서 여기서 진범을 말하는 건 괜찮은 걸까.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에 등장하는 다스 베이더의 유명한 대사 “아임 앰 유어 파더”가 무엇을 뜻하는지 말하는 건 어떨까. 스포일러의 유효기간을 정하는 건 매우 힘들어 보인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

감독 어빈 커쉬너

출연 마크 해밀,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개봉 199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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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는 역사전 사건인 임오화변을 다룬 영화다.
사도

감독 이준익

출연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

개봉 20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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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의 주인공 수양대군(이정재)은 계유정난을 일으킨다.
관상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김혜수

개봉 201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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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위
보통의 경우 영화의 반전을 언급하는 것, 주요 캐릭터의 운명을 미리 알려주는 것을 스포일러라고 말한다.  조금 극단적인 경우를 생각해보자. 누군가는 영화에 반전이 있다는 말 자체만으로 스포일러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세븐>을 예로 들어보자. 영화의 마지막, 주인공 밀스(브래드 피트)의 결정을 언급하면 명백한 스포일러가 될 것이다. 밀스 캐릭터가 마지막에 중요한 결정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까. 역사적 사실은 어떨까. 역시 극단적인 예시를 들어본다. <사도>에서 사도세자(유아인)의 운명이나, <관상>의 수양대군(이정재)의 운명 같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의 결말을 언급하는 것 역시 사람에 따라서는 스포일러라고 주장할 수 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영화 소개 프로그램의 컨텐츠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스포일러의 범위 역시 유효기간과 마찬가지다. 소위 말하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


N차 관람객이 많았던 <보헤미안 랩소디>.
보헤미안 랩소디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조셉 마젤로, 루시 보인턴, 벤 하디, 귈림 리

개봉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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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
스포일러를 당하면 영화를 보는 재미가 반감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스포일러를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영화의 결말을 미리 보는 것을 선호한다. 소설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연구도 있다. 2011년 미국의 UC 샌디에이고(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에서 연구한 내용에 따르면 “스포일러의 유무와 영화나 소설을 즐기는 재미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연구진의 주장이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있다고 믿는다. 재밌는 영화는 스포일러를 당하고 봐도 재밌다는 것이다. 결말을 알고 보면 영화의 구조나 복선 등을 분석하는 재미가 있기도 하다. 처음 보지 못했던 요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보헤미안 랩소디>,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의 N차 관람이 가능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spoiler.io의 <부산행> 페이지. 누가 죽는지 한 줄 스포일러를 해준다. 모자이크는 기자가 넣었다.

기타
스포일러는 대부분 영화의 결말을 언급하게 된다. 오래전에 본 영화의 결말이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일부러 스포일러 게시물을 찾아보기도 한다. 스포일러를 모아놓은 인터넷 사이트(spoiler.io)를 소개한다. 이 사이트는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 드라마의 결말, 반전을 한 문장으로 알려준다. 사이트 아래쪽에 새로고침 버튼이 있는데 램덤으로 다음 영화의 스포일러를 해주기도 한다. 스포일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버튼을 누를 때마다 묘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스포일러를 싫어한다면 절대 접속 금지.


스포일러에 매우 민감한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왕좌의 게임> 시즌 8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시기에 맞춰 스포일러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를 풀어봤다. 스포일러라는 단어의 사용과 그에 따른 문화현상은 인터넷, 모바일 환경의 발전과 함께 급격히 늘어났다. 미국의 유명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2005년 “평론가들은 스포일러를 할 권리가 없다”(Critics Have No Right To Play Spoiler)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는 이 글에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보지 않은 사람은 글을 읽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금, 이런 선언 자체가 과거가 됐다. 스포일러라는 단어는 일상용어다. 스포일러의 범위나 유효기간 등 모든 게 불분명하기 때문에 자나 깨나 스포일러를 조심해야 한다. 댓글로 위에 나온 영화들 스포일러 하지 맙시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