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실>, 전력투구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반짝이는 저전력 모드의 삶
그렇게 별일 없이 흘러가는 일상도 그 나름대로 반짝거리는구나 싶어서 말이다. 지금은 도저히 상상이 안 가는 일이지만, 20대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시끄럽고 번잡한 사람이었다. 여럿이 모인 동호회 정모 자리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각종 재담과 성대모사를 선보였고, 아침 첫 차를 타고 가는 대신 심야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자고 선동하는 인간이었다. 그 시절 남겼던 사진들을 보면 군데군데 일부러 괴상한 표정을 짓고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는 내 얼굴이, 동호회 회원들과 부둥켜안고 장난치고 있는 낯선 어린애의 얼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