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승하는 연기 모범생의 길을 걸어온 것만 같아 보였다. 경기예고 연극영화과와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를 거치고, 웹드라마 〈짧은대본〉부터 tvN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과 〈그놈은 흑염룡〉, 그리고 BL드라마 〈을의 연애〉까지. 차근차근 자신의 것을 쌓아가며 이제 막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고 있는 배우 성승하는 의외로 본인이 항상 하위권이었다고 했다. 예고에서도, 대학에서도. 본인의 말에 따르면, 타고난 게 없어서 남들보다 더 들여다봤고, 떨어질수록 오기가 생겼고, 그렇게 욕심이 붙었다고 했다.
‘선한 영향력’을 가진 배우를 꿈꾸는 성승하는 그가 지향하는 자신의 모습처럼 어딘가 단단한 구석이 있었다. 한때 유행하던 말처럼, 그는 ‘쉽게 꺾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타고난 게 없다고 했지만, 자괴감 같은 건 없었다. 오히려 그게 자신을 여기까지 데려왔다고 믿는 것 같았다. 지난 3월 18일, 글로벌 예능 〈Bite me Sweet〉(바이트 미 스위트, 이하 〈바미스〉) 공개에 앞서 씨네플레이와 성승하가 만나 나눈 대화의 전문을 옮긴다.

〈바미스〉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OTT 플랫폼 Viu에 스트리밍되는 〈바미스〉가 한국에서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동남아를 한 번도 안 가봐서 호기심과 갈망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단것을 진짜 좋아하는데, 심지어 디저트 예능이라고 해서 많이 먹을 수도 있을 테니까 정말 하고 싶었다. (웃음)
〈바미스〉에서 카페 아르바이트 경력이 길다고 밝혔다. 카페 알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커피와 단것을 좋아하니까, 알바를 할 거면 카페에서 해보자 싶어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한 군데에서 3년 가까이 일했다. 카페 말고도 전단지, 식당, 호텔 프런트, 핸드크림 매장 관리 및 판매 알바 등 다양한 일을 했다.
카페 알바 경험이 무색하게, 〈바미스〉 실무 연수에서 배민기 씨와 팀을 이뤄 명란, 김, 딸기로 디저트를 만들었는데, 사실 배민기 씨가 거의 다 했더라. (웃음)
나는 열정으로 승부를 봤다. (웃음) 실력으로 좀 밀리다 보니까 기세로, 기백으로 가자 싶었다. 솔직히 명란, 김, 딸기를 조합해서 맛있게 만들 자신이 없어서 기세와 창의성, 기획으로 가려고 했던 거다.
진중하면서도 은근히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웃기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바미스〉에서 자기소개를 하며 핑크색 리코더로 ‘떴다떴다 비행기’를 연주했다. 삑사리가 나며 어설픈 실력이 들통났는데.
이 자리를 빌려 말하자면, 삑사리 일부러 낸 것 절대 아니다. 진짜다. 완벽하게 해내려고 한 일주일간 매일 연습했다. 근데 하필 딱 음이탈이 나버려서 섭섭했다. (웃음) 핑크색 리코더를 산 이유는, 문방구에 갔는데 공교롭게도 핑크색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바미스〉는 동남아 각국의 유명 파티시에와 한국의 셀럽이 2인 1조로 팀을 구성해 K-식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디저트를 창조하는 경연 서바이벌이다. 파트너로 함께한 파티시에와의 호흡은 어땠나.
지금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그녀는 자기 나라 기술과 한국의 맛을 조합하는 걸 좋아했다. 많은 우리 토종 식재료를 조합해서 한국다운 디저트를 만들기도 했다. 함께 고기를 먹다가 영감을 얻어서 디저트에 반영하기도 했는데, 그게 정말 조화롭고 맛있어서 “한국을 정말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럼 신인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물어보겠다. 배우의 꿈을 갖게 된 건 언제인가. 태권도를 10년간 했다고 들었다.
태권도를 7살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했는데,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 동네에 나와 동갑인 여자애가 나를 막 꼬집었다. 그때 생긴 눈 옆 상처가 아직 있다. 부모님이 속상해하시며 태권도를 제안하셨는데, 그 후 10년을 했다. 중학교 때 관장님이 선수를 해보는 거 어떻겠냐 하셨지만 부모님이 다치는 건 싫다고 하셔서 그만뒀다. 그때의 나는 영화, 드라마 보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연기에 관심이 생겼고 예고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성승하 배우는 예고,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루트를 밟았다. 차근차근 정석적인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것 같은데.
솔직하게 나는 예고에서도, 대학교에서도 항상 하위권이었다. 열심히 해도 남들은 더 열심히 하고. 타고난 것도 중요한데, 나는 타고난 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고 생각했다. 예고에서도, 대학에서도 ‘조금만 하면 되겠지’ 하며 계속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이었는데, 오디션에 많이 떨어지고 낙담하다 보니까 ‘이렇게 해서는 발전할 수가 없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결과가 안 좋다 보니까 오기, 독기가 더 생긴 거다. 그러니 연기를 점점 더 잘하고 싶어지고, 그러다 보니까 계속 들여다보게 되고, 좋아졌다.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럼 처음으로, 성승하 배우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인정받았던 순간을 떠올려보자면.
교수님께서 특별 공연을 올리고 싶다고 주말 새벽에 나오라고 하셨다. 20명 동기 중 18명이 하고 싶다고 손을 들었는데, 막상 새벽에 나와 보니 아무도 안 온 거다. 나는 "기회다!" 싶었다. 「죄와 벌」을 주제로 연극을 올렸는데, 나밖에 없으니까 내가 주인공이었다. 교수님이 A4 10페이지 대사를 다음 날까지 외워 오라고 하셨다. 정말 ‘스파르타’였다. 그렇게 공연을 올리고 처음으로 A+를 받았다. 고등학교까지 포함해서, 그때 처음으로 1등을 한 거다. ‘성실하면 결국 이길 수 있구나’, ‘노력하는 자가 결국 이기는구나’라는 교훈을 얻었다.
성승하 배우는 신인배우로서, 많은 오디션을 볼 텐데. 오디션에 임하는 특별한 마음가짐이나 본인만의 필살기가 있나.
정말 어려운데, 욕심을 많이 가지면 오히려 긴장하게 되니까 굳게 되더라. 적당히 욕심을 가지고, 준비는 잘해야 되는 것 같다. 필살기라면, 대본 내에서 남들과 다르게 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 거다. 그러니까 나라는 사람이 좀 더 기억에 남았다고 하시더라.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 중, 본인과 가장 닮은 캐릭터가 있다면 무엇인가. 웹드라마 〈짧은대본〉에서는 본인의 이름을 뒤집은 ‘하승’ 역으로 출연해, 가장 성승하 배우 본인이 투영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맞다. 내가 주위를 잘 살핀다. 눈썰미가 좋아서, 누가 불편해 보이면 다가가서 챙겨주려고 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하승 캐릭터도 그런 마음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어서, 그냥 나를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상대가 호의로 다가오는 건지, 아니면 여우처럼 다가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에 반응하는 내 마음만큼은 비슷한 것 같다.
한편, 〈을의 연애〉 속 진환은 본인의 성격과 완전히 다른 인물이다. 〈짧은대본〉에서의 생활 연기와는 다른 연기를 보여줘야 해서 많은 연구를 했을 것 같은데.
오디션 볼 때는 내가 리드당하는 쪽을 맡을 줄 알았는데, 붙고 보니 반대여서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내가 리드하는 매력은 조금 덜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떤 제스처랑 표정을 짓고 연기를 해야 그런 사람처럼 보일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또 감정신이 정말 많았는데, 상대역도, 감독님도 신인이다 보니까, 셋 다 욕심이 있어서 만나서 계속 반복해서 연습해 보고 방법을 찾아갔다.
〈을의 연애〉 OST도 부르지 않았나.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에서도 아이돌 역할을 맡았고. 원래 노래와 춤에 관심이 있는 편이었나.
대학 입시 때, 연기 말고도 무용이나 노래 등의 특기를 해야 했다. 나는 노래는 당연히 제쳐뒀다. 춤, 노래 둘 다 수준급은 아니니 뭐라도 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억지로 무용을 짰다. 최대한 움직임 없이, 팔 뻗는 동작으로만 짰다. 〈을의 연애〉 OST를 부를 때도 오토튠에 많이 기댔다. (웃음) 〈플레이어2〉에서는 팀원 형들이 실제 아이돌이다 보니까 하루에 6시간씩 춤 연습을 했다. 그런데 ‘노력으로도 안 되는 게 있구나’를 그때 처음 알았다.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찍어주셔서 몸치처럼은 안 나왔는데, 내가 보기엔 너무 못 추는 것 같아서 아쉽긴 하다.

성승하 배우의 목소리 톤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낮은 톤에, 차분한 말투를 구사하는데. 연기를 시작한 이후, 목소리 톤을 조정해 나간 건가.
내가 예전에 했던 대사들을 들어보면 엄청 얇다. 군대를 갔다 오고 많이 달라졌다. 조교로 복무했는데, 무게감이 있어야 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그런 목소리를 계속 썼나 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두꺼워지고 차분히 자리 잡힌 것 같다.
신인 연기자로, 프로필을 굉장히 많이 돌릴 텐데. 성승하 배우의 프로필이 궁금하다. 성승하 배우의 프로필에는 무엇이 적혀 있나. 특기나 취미 등 말이다.
지금은 특별한 건 없지만, 적고 싶은 게 있다면 사투리다. 내가 부산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투리 연기를 못 해봐서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 그런데 서울말을 습득하다 보니까, 사투리를 까먹은 느낌이다. 부산 가면 친구들이 내가 너무 서울말을 쓴다고 오글거려 한다. (웃음)
배우로서의 롤모델이 있나.
송중기 선배님이다. 성균관대 선배님이기도 한데, 송중기 선배님께서 성대 잡지 촬영을 하셨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도 했었다. 송중기 선배님은 신인 시절부터 많은 변화를 하셨고, 순수한 역할부터 열정 있는 예능인, 그리고 배우로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까지 보여주셨듯, 나도 그런 다채로운 변화를 보여드리고 싶다.
그렇다면, 본인이 배우로서 지향하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환경적으로건, 사회적으로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유명해지면 말의 힘이 생기지 않나. 디카프리오처럼, 그 힘을 이로운 곳에 쓰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 〈바미스〉 네번째 뮤즈 배민기와의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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