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3주 차를 맞이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이하 <분노의 질주 9>)는 180만 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을 1여 년을 미룬 이번 영화는 5월 19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해 오랜만에 극장가에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며 화제를 모았다. 북미 본토에선 아직 개봉 전인 <분노의 질주 9>을 누구보다 빨리 만난 한국 관객들을 더 재밌게 만들어줄 영화의 트리비아를 정리했다.

-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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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저스틴 린
출연 빈 디젤, 존 시나, 성 강, 샤를리즈 테론, 미셸 로드리게즈, 조다나 브류스터
개봉 2021.05.19.
<분노의 질주>의 코로나 이야기
* 영화는 원래 2020년 5월 22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원래 10편의 개봉일인 2021년 4월 2일로 연기했다. 2020년 10월에 또 한 달 정도 연기한 5월 28일 개봉을 못 박았는데 이는 당시 개봉일이 <007 노 타임 투 다이>와 경쟁하는 구도였기 때문. 아이러니하게도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그 이후 2021년 11월로 개봉일을 한참 연기했다. 한편 2021년이 '분노의 질주 20주년'이라서 개봉 시기가 적절하다는 반응도 있다.
* 한국은 5월 19일 개봉하며 북미 현지보다도 한 달가량 빨리 관객들을 만났다. 개봉 하루 만에 40만 관객을 돌파해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오프닝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
* 영화 촬영용 카메라 '레드' 시리즈로 유명한 레드 디지털 시네마는 자사의 스마트폰 '하이드로젠 원' PPL을 위해 돈을 지불했다. 그러나 레드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이 값비싼 스마트폰은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 2019년 11월에 단종됐다. 거기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영화 개봉이 연기되면서 해당 기종이 단종한 지 1년이 지난 2021년 봄에야 영화 속 하이드로젠 원을 볼 수 있게 됐다.
* <분노의 질주 9> 홍보 중 존 시나가 중국에 사과를 했다. 이유는 존 시나가 한 영상에서 '대만은 <분노의 질주 9>을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나라'라고 소개했기 때문. 중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대만을 별개의 나라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반발이 있었고, 존 시나는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하나의 실수를 했다고 사과하며 "나는 중국과 중국인을 사랑하고 존중한다"고 직접 중국어로 말하는 사과 영상을 게재했다. 존 시나는 2016년 WWE 중국 기자 회견에서 중국어로 연설할 정도로 중국어에 능하다고. 이런 사과가 무색하게도 대만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분노의 질주 9> 개봉은 무기한 연기됐다.
돌아온 주역들
* 이번 영화는 저스틴 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린 감독은 3편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부터 6편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까지 연출하면서 레이싱+액션을 결합한 특유의 스타일을 정착시킨 감독. 작품 편수로는 3편 만에, 햇수로는 8년 만에 돌아왔다.
* <분노의 질주 9>은 3편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부터 8편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까지 시리즈의 각본을 전담한 크리스 모건이 하차한 후 첫 영화이다. 이번 작품은 저스틴 린과 다니엘 케이시가 함께 집필했는데, 그에 따라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 7편 <분노의 질주: 더 세븐>부터 '미스터 노바디' 역으로 출연한 커트 러셀은 이번 영화에서도 해당 역으로 복귀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도 미스터 노바디로 출연한다.
* 9편 공개 당시 최고의 화젯거리는 한(성 강)의 복귀였다. 한은 3편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에서 처음 출연한 캐릭터로, 6편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에서 패밀리를 떠난 후 등장하지 않았다. 7편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서도 직접 출연이 아닌 과거 영상으로만 모습을 보였다. 3편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9편에서 그가 어떻게 돌아올지 기대를 모았다.
* 5편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에서 합류한 홉스(드웨인 존슨)가 출연하지 않은 최초의 메인 시리즈. 드웨인 존슨이 하차한 이유는 로만 피어스 역 타이리스 깁슨과의 마찰이다. 타이리스 깁스는 2017년 11월 '드웨인 존슨이 9편에 출연하면 나는 출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그가 당시 전 부인과의 딸 양육권 소송으로 돈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드웨인 존슨이 스핀 오프 <분노의 질주: 홉스&쇼>를 촬영하면서 9편 촬영이 늦어졌기 때문. 결국 드웨인 존슨은 9편의 출연을 거절했고, 타이리스 깁슨이 본편에 다시 합류했다.
* 제이콥 역의 존 시나와 버디 역의 마이클 루커는 2021년 또 다른 개봉작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도 함께 출연한다.
영화 속 숨겨진 이야기
* 한의 이름은 5편에서 '한설오'(Han Seoul-Oh)라고 나온 바 있다. <스타워즈>의 주인공 중 한 솔로를 레퍼런스로 지은 이름인데 성 강과 저스틴 린, 프로듀서들에 따르면 '한설오'는 별명일 뿐이며 실제 이름은 한 루(Han Lue)라고. 한 루는 저스틴 린의 독립영화 <베터 럭 투모로우>(Better Luck Tomorrow)에서 성 강이 연기한 캐릭터다. 저스틴 린은 이 영화가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이어지는 프리퀄이라고 밝혔다.
* <분노의 질주 9>은 145분으로 시리즈 사상 가장 긴 영화다. 이전까진 7편 <분노의 질주: 더 세븐>과 스핀오프 <분노의 질주: 홉스 앤 쇼>가 137분으로 가장 길었다.
* 전면 디지털 촬영으로 진행한 전편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과 달리 다시 슈퍼 35mm 필름 촬영을 병행했으며 그래서 5편 이후 파나비전 파나플렉스 카메라가 촬영에 쓰였다.
* 샤를리즈 테론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 사상 최초로 연달아 악역을 맡은 캐릭터다. 데커드 쇼(제이슨 스타뎀) 또한 7~8편 연이어 출연하긴 했으나 8편부터 협조하는 위치로 돌아섰다. 8편~10편을 '트릴로지'라고 발표한 지금, 사이퍼는 10편에서도 도미닉 패밀리가 반드시 퇴치해야 할 최종 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 극중 돔이 운전하는 '2020 닷지 차저 SRT 헬캣 와이드바디'는 6.2 리터 V8 엔진으로 707 마력과 650 파운드-피트의 토크 가량을 낼 수 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