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봄,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될 무렵. 언론에서 확진자의 동선을 보도했다. 그때 한 확진자가 영화관을 찾았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사람들이 영화관에 가지 않기 시작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주요 극장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업계는 관람료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지난 20년간 영화관람료가 얼마나 올랐을까. 언론에 보도된 업계 1위 업체 CGV의 관람료 인상 기사를 기준으로 정리했다.


2000년 12월|7000원(이하 주말 오후 2D 기준 추정 영화관람료)
일부 지점 1000원 인상 
5년 만에 영화관람료가 인상됐다. 당시 기사의 내용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0년까지 관람료는 6000원이었다. 2000년 12월, CGV 강변만 관람료를 1000원 인상했다. 메가박스 코엑스도 1000원 인상했다. 그때 두 지점은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았던 곳이었다.


2008년 5월8000원
 주말 요금제 확대 
CGV는 주중, 주말, 조조, 심야 등으로 상영 시간대를 나눠 관람료를 차등 적용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 14시~21시까지가 프라임 타임으로 8000원의 관람료를 받았다. 2008년 5월부터 프라임 타임 시간을 확대했다. 사실상 프라임타임의 폐지라고 받아들였다. 조조를 제외한 나머지 회차의 관람료가 8000원이 됐다.


2009년 7월9000원
주중 관람료 1000원 인상
2009년 6월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의 관람료 인상 이후 CGV도 관람료를 1000원 인상했다. 언론에서는 8년 만의 관람료 인상이라고 보도했다. 주말이나 시간대별 인상이 아닌 주중 관람료 가격이 인상됐다. 이로써 8000원이 기본 영화관람료가 됐다. 관람료 인상 후 개봉한 기대작은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이었다.


2013년 2월1만 원
일부 지점 시간대 관람료 다변화
관람 시간별 가격의 다변화 정책이 일부 지점에서 실시됐다. 주말과 평일 오후 4시 이후 1000원 인상, 평일 오전 및 심야 시간은 1000~2000원 할인하는 방식이다. 주말의 경우 처음으로 관람료 10000원 시대가 시작됐다.


2014년 2월1만 원
2D, 3D 차등제 실시
2D 영화의 관람료가 1000원 인상됐다. 대신 3D 영화는 2000원 인하하는 정책이 시행됐다. 조조, 주간, 프라임, 심야 등 각 시간대 관람료 차등에 이어 영화 상영 형태에 따른 관람료 차등 정책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2016년 4월1만 1000원(프라임존 기준)
좌석차등제 실시
2D, 3D에 이어 좌석의 위치에 따른 가격 차등 정책을 시작했다. 당시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상영관의 중앙 뒷편에 있는 영화 관람하기에 좋은 좌석인 프라임존의 가격은 올리고 옆좌석이나 양쪽 끝에 있는 관람 환경이 나쁜 이노코미존의 가격은 내리는 식이었다. 그밖에 아이맥스관의 관람료를 올렸다. 주말 프라임 타임, 프라임존, 아이맥스 영화의 관람료는 2만 원이 됐다.


2018년 4월1만 2000원(프라임존 기준)
1000원 인상
주중, 주말 모두 관람료 1000원 인상이 이뤄졌다. 주중 1만 원, 주말 1만 1000원이 기본 가격이 됐다. 당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개봉 직전 관람료를 인상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20년 10월1만 3000원
좌석차등제 폐지 및 1000~2000원 인상
꼼수 인상이라고 비판 받던 좌석 차등제를 폐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관람료를 주중 1000원, 주말 2000원 인상했다.


2021년 3월1만 4000원
1000원 인상
6개월 만에 관람료를 다시 인상했다. 2020년의 관람료 인상 이후에도 상황이 좋아지지 못했다는 이유다.


CGV의 영화관람료 변천사를 간략하게 살펴봤다. 2000년 이후 21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영화관람료는 꾸준히 상승했다. 대략적으로 2배 가량 올랐다. 2021년 6월 2D 영화 기준으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이는 주말 오후의 경우 7000원에서 1만 4000원으로, 가장 관람객이 적은 주중의 조조 상영(모닝 타임)의 경우에는 4000원에서 9000원으로 인상됐다.

영화관람료가 인상되는 것은 관람객 입장에서 좋을 리 없다. 다 오르는 데 내 월급만 안 오르는 것 같은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지금의 영화관람료가 부담될 수 있다. 그렇다고 영화관람료가 인하되거나 유지되기를 기대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영화관람료는 극장과 배급사가 나눠 갖는다. 배급사 몫의 일부가 실질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의 수익이다. 다시 말해 영화관람료가 오르지 않으면 스타 배우 및 감독을 제외한, 우리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스태프의 월급이 오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20년 전 아파트 가격을 생각해보라! 어쩌면 영화관람료는 많이 안 오르는 건지도 모른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여전히 싼 편이기도 하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