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디스패치>

미장센의 대가웨스 앤더슨 감독이 10번째 장편을 들고 찾아왔다.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20세기 초 가상의 도시 블라제에 있는 미국 잡지 프렌치 디스패치'의 편집장이 사망하며 시작된다편집장의 부고와 함께 최정예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그들은 마지막 발행본에 담길 4개의 특종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에는 최근 핫한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비롯해 애드리언 브로디, 베니시오 델 토로, 레아 세이두, 제프리 라이트, 프란시스 맥도맨드 등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이 모두 얼굴을 내민다.

이토록 화려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웨스 앤더슨 사단이라 불리며 그간 그의 작품들을 함께 해 온 배우들이다. 1996 웨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한 첫 장편영화 <바틀 로켓>부터 이번에 개봉하는 <프렌치 디스패치>까지 10편의 영화에 가장 많이 출연한 배우는 누구일까. 스크롤 내려 확인해 보시길! 참고로 애드리언 브로디, 하비 케이틀, 루크 윌슨, 안젤리카 휴스턴, 프랜시스 맥도맨드 등 3회 이하로 출연한 배우들은 다루지 않았다.

프렌치 디스패치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티모시 샬라메, 빌 머레이, 틸다 스윈튼, 제프리 라이트, 베니시오 델 토로, 레아 세이두, 프란시스 맥도맨드, 애드리언 브로디, 오웬 윌슨, 리나 쿠드리, 스티브 박, 마티유 아말릭

개봉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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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렘 대포 4회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판타스틱 Mr. 폭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프렌치 디스패치>

(왼쪽부터)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판타스틱 Mr. 폭스>
(왼쪽부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프렌치 디스패치>

윌렘 대포가 첫 출연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4번째 장편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이다. 해양학자이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스티브 지소의 신작 제작을 위한 험난한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윌렘 대포는 극중 스티브 지소 다큐멘터리의 팀의 배 벨라폰테호의 엔지니어 클라우스 다임러를 연기했다. 오렌지색 비니가 잘 어울리고 꽤나 귀여운 구석이 많다는 배우임을 알게 해준 작품. 그다음은 로알드 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판타스틱 Mr. 폭스>로, Mr. 폭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윌렘 대포는 악당 쥐 랫 역할을 맡아 탁월한 목소리 연기를 해냈다.

다음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비롯해 여러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수상한 작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출연했다. 윌렘 대포는 의문의 살인을 당한 세계 최고의 부호 마담 D.의 아들 드미트리가 고용한 킬러 조플링을 연기했다.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에서는 죄수이자 지하세계의 회계사인 아바쿠스 알버트 역할을 맡아 활약할 예정.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윌렘 대포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짝수번째 영화에 줄곧 출연해왔다. 그렇다면 10번째 장편 <프렌치 디스패치> 이후 웨스 앤더슨의 12번째 작품에서 그의 얼굴을 또 볼 수 있는 것일까.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빌 머레이, 오웬 윌슨, 케이트 블란쳇, 안젤리카 휴스턴, 윌렘 대포, 제프 골드브럼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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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Mr. 폭스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조지 클루니, 메릴 스트립, 제이슨 슈왈츠먼, 빌 머레이

개봉 200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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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시얼샤 로넌,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애드리언 브로디, 윌렘 대포, 토니 레볼로리

개봉 2014.03.20. / 2018.10.1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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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노튼 4회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개들의 섬>, <프렌치 디스패치>

(왼쪽부터)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왼쪽부터) <개들의 섬>, <프렌치 디스패치>

에드워드 노튼이 웨스 앤더슨 감독과 처음 만난 작품은 <문라이즈 킹덤>이다. <문라이즈 킹덤>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칸국제영화제 첫 출품작이자 개막작, 황금종려상 후보까지 올랐던 작품이다. 에드워드 노튼은 극중 주인공 소년이 소속된 보이스카우트 아이반호 캠프의 대장 랜디 워드 역할을 맡았고, 다소 덤벙대지만 사려 깊은 랜디를 연기하며 꽤 호평을 얻었다. 이어 유수의 시상식을 휩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는 정의로운 헌병대장 헨켈스 경위를 맡아 영화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였고, 웨스 앤더슨 사단으로서 입지를 굳힌다.

이후 웨스 앤더슨 감독의 두 번째 애니메이션이자 또 한 번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작품 <개들의 섬>에서는 쓰레기 섬에 살고 있는 총명하고 리더십 넘치는 개 렉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그리고 이번 작품 <프렌치 디스패치>에서는 운전기사로 분해 또 한 번 신 스틸러의 면모를 과시할 예정. 흥미로운 점은 웨스 앤더슨의 세계 속 에드워드 노튼이 연기하는 인물들의 외양은 꽤 닮아있다는 점이다. 깔끔하게 올린 머리에 잘 정돈된 제복, 그리고 가끔은 콧수염까지. 다음 작품에서도 또 비슷한 외모로 등장할지 궁금해진다. 

문라이즈 킹덤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브루스 윌리스, 빌 머레이, 에드워드 노튼, 틸다 스윈튼, 프란시스 맥도맨드, 자레드 길만

개봉 201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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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섬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브라이언 크랜스톤, 틸다 스윈튼, 빌 머레이, 에드워드 노튼, 코유 랜킨, 리브 슈라이버, 쿠니치 노무라

개봉 20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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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다 스윈튼 4회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개들의 섬>, <프렌치 디스패치>

(왼쪽부터)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왼쪽부터) <개들의 섬>, <프렌치 디스패치>

공교롭게도 틸다 스윈튼과 에드워드 노튼의 출연작이 한 편도 빼놓지 않고 동일하다. 하지만 비슷한 분위기의 캐릭터들을 연기한 에드워드 노튼과 정반대로 웨스 앤더슨의 작품 속 틸다 스윈튼의 변신은 꽤나 화려하다. 가장 평범한 얼굴을 보여주었던 영화는 웨스 앤더슨과 함께 한 첫 작품 <문라이즈 킹덤>이다. 그녀는 극중 주인공 소년과 소녀를 갈라놓는 사회복지사를 연기하며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냉혹한 인물을 탁월하게 표현해냈다.

다음 작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속 그녀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84세의 미망인 마담 D.를 연기하며 80대 노인의 얼굴을 보여주었기 때문. 이 역할을 위해 매일 5시간 동안 헤어와 메이크업 분장을 받아야 했다고. 이어 애니메이션 <개들의 섬>에서는 선견지명이 있는 개 오라클의 목소리 연기를 했고, <프렌치 디스패치>에서는 J.K.L. 베렌슨 기자로 분해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낼 예정이다. 매 작품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웨스 앤더슨 감독의 뮤즈로 거듭난 틸다 스윈튼. 웨스 앤더슨 감독과의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 기대가 크다.


제이슨 슈왈츠먼 5회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다즐링 주식회사>, <판타스틱 Mr. 폭스>,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왼쪽부터)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다즐링 주식회사>, <판타스틱 Mr. 폭스>
(왼쪽부터)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배우는 아니지만 제이슨 슈왈츠먼 또한 웨스 앤더슨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제이슨 슈왈츠먼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초기작부터 출연해온 배우며, 그의 첫 출연작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인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이다. 그는 극중 명문 사립학교의 모범생이자 부족한 것 없는 학생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가장 형편없는 학생이기도 한 주인공 맥스를 연기했다. 제이슨은 이 작품에서 괴짜 10대 소년의 면면을 놀랍도록 완벽하게 연기해낸다.

이후 거의 10년 가까이 지나 두 사람은 재회한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인도에 있는 엄마를 찾아 나서는 삼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다즐링 주식회사>에서 그는 헤어진 애인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막내 잭 역할을 맡았다. 이후 바로 다음 작품이었던 <판타스틱 Mr. 폭스>에서는 반항기 가득한 사춘기 아들 애쉬로 분해 목소리 연기를 했고, <문라이즈 킹덤>에서는 사랑에 빠진 샘과 수지를 도와주는 벤을 연기했으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는 1968년 호텔에서 일하던 M. 장을 연기했다. 아쉽게도 이번 작품 <프렌치 디스패치>에는 합류하지 않았다. 차기작에서 다시 볼 수 있길 바란다.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제이슨 슈왈츠먼, 빌 머레이, 올리비아 윌리암스, 세이무어 카셀, 브라이언 콕스, 메이슨 갬블, 사라 타나카, 스티븐 맥콜, 코니 닐슨, 루크 윌슨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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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즐링 주식회사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오웬 윌슨, 애드리언 브로디, 제이슨 슈왈츠먼, 아마라 카렌, 월레스 우로다스키

개봉 200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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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웬 윌슨 7
<바틀 로켓>, <로얄 테넌바움>,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다즐링 주식회사>
<판타스틱 Mr. 폭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프렌치 디스패치>

(왼쪽부터) <바틀 로켓>, <로얄 테넌바움>,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왼쪽부터) <다즐링 주식회사>, <판타스틱 Mr. 폭스>
(왼쪽부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프렌치 디스패치>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 가장 많이 출연한 배우로 오웬 윌슨을 꼽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는 웨스 앤더슨과 같은 대학을 나와 룸메이트로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절친한 사이이고, 데뷔작부터 함께 한 찐 웨스 앤더슨 사단 중 한 명임은 틀림없다. 10편의 작품들 중 7편에 출연했지만 아쉽게도 그가 최다 출연 배우는 아니다. 먼저 데뷔작 <바틀 로켓>은 웨스 앤더슨과 오웬 윌슨이 대학 시절 각본을 함께 쓰고 만든 단편을 장편으로 늘린 것으로, 방황하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작품의 두 주인공은 디그난과 앤소니로, 이 역할은 오웬 윌슨과 함께 그의 친동생인 루크 윌슨이 맡아 연기했다.

<로얄 테넌바움> 또한 웨스 앤더슨과 오웬 윌슨이 함께 각본을 썼다. 평범과는 거리가 먼 테넌바움 일가의 이야기를 풀어낸 이 작품에도 루크 윌슨이 함께 출연한다. 루크 윌슨은 리치 테넌바움을 연기했고, 오웬 윌슨은 그의 친구이자 소설가인 엘리 캐쉬를 맡았다. 이후 그는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에서 스티브 지소의 다큐멘터리 팀에 합류하는 청년 네드 플림턴을, <다즐링 주식회사>에서는 형제 중 맏이 프란시스를, <판타스틱 Mr. 폭스>에서 수달 스킵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는 호텔 지배인 M. 척을 연기하며 줄곧 웨스 앤더슨 영화의 주역으로 활약해왔다. <프렌치 디스패치>에서 그는 최정예 기자 중 한 명이자 자전거를 타고 도시의 매력을 찾아다니는 허브세인트 세저랙을 연기하며 또 한 번 찐 웨스 앤더슨 사단의 저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바틀 로켓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오웬 윌슨, 루크 윌슨, 로버트 머스그레이브, 앤드류 윌슨, 루미 카바조스, 제임스 칸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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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테넌바움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진 핵크만, 안젤리카 휴스턴, 벤 스틸러, 기네스 팰트로, 루크 윌슨, 오웬 윌슨, 빌 머레이, 대니 글로버, 세이무어 카셀, 쿠마르 팔라나

개봉 200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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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머레이 9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로얄 테넌바움>,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다즐링 주식회사>, <판타스틱 Mr. 폭스>,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개들의 섬>, <프렌치 디스패치>

(왼쪽부터)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로얄 테넌바움>,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왼쪽부터) <다즐링 주식회사>, <판타스틱 Mr. 폭스>, <문라이즈 킹덤>
(왼쪽부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개들의 섬>, <프렌치 디스패치>

대망의 1위는 바로 빌 머레이다. 그는 웨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한 10편의 장편 중 데뷔작을 제외한 전편에 출연했다. 1998년 첫 출연한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부터 2021년 <프렌치 디스패치>까지 23년의 시간을 함께 한 것. 그간 출연한 스틸컷들을 주욱 늘어놓으면 세월의 변화가 느껴질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그 변화가 드라마틱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첫 영화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에서는 맥스의 후원자이자 나이 많은 친구 블룸을 연기했고, <로얄 테넌바움>에서는 테넌바움 가문의 사위이자 신경과 전문의 랠리 세인트 클레어 역할을 맡았다.

이어서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의 해양학자 겸 다큐멘터리 감독인 주인공 스티브 지소를, <다즐링 주식회사>에서는 영화 초반부와 후반에 잠깐 등장하는 비즈니스맨을, <판타스틱 Mr. 폭스>에서 오소리 변호사 배드거 목소리 연기를 해냈고, <문라이즈 킹덤>에서는 수지의 아버지 월트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는 엑셀시어 팰리스 호텔의 직원 M. 아이반을, <개들의 섬>에서는 야구팀 마스코트견 보스를 연기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작인 <프렌치 디스패치>에서는 갑작스레 사망한 '프렌치 디스패치'의 편집장 아서 하위처 주니어를 연기한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임팩트 있는 얼굴과 대체불가한 연기력을 보여준 빌 머레이. 그가 바로 웨스 앤더슨 영화에 가장 많이 출연한 애착 배우였다!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B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