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은 제니퍼 로페즈 천하에 가까웠다. 2001년 2집 <J.Lo>와 의류 브랜드 론칭으로 배우, 가수, 사업을 넘나드는 영역에서 폭넓게 활동했다. 하지만 이 시기에 그가 터뜨린 가장 큰 뉴스는 영화도, 앨범도, 패션도 아닌 벤 애플렉과의 열애였다. 두 사람은 영화 <갱스터 러버>에서 호흡을 맞추고 함께 뮤직비디오도 찍는 등 그야말로 아낌없이 사랑하고 연애를 과시했다. 좋든 싫든 대중의 주목을 받는 두 스타의 열애는 둘의 적극적인 애정공세로 더 유명했다. 스타 커플들에게 특별한 별명이 붙듯, 두 사람에게도 ‘베니퍼’(벤+제니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람 일이 참 알 수 없듯, 이렇게 주목을 받던 이 시기에 두 사람 다 영화 쪽 커리어는 썩 좋지 않았다. 공동 출연작 <갱스터 러버>가 역대급 폭망이었던 것을 시작으로 엄청난 흥행작이나 호평을 받는 명작은 찾을 수 없었다. 사실 두 사람의 입지가 그만했기에 망정이지, <갱스터 러버>의 대실패는 자칫 커리어가 끝났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긴 했다. 그래도 제니퍼 로페즈는 <퍼펙트 웨딩>이나 <플랜 B> 같은 작품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여전히 강세였고, 벤 애플렉은 <가라, 아이야, 가라>로 연출에 소질이 있음을 입증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