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미>

제니퍼 로페즈가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출연했다. <메리 > 남자친구의 바람을 알게 슈퍼스타 발데즈(제니퍼 로페즈) 홧김에 평범한 찰리(오웬 윌슨)과의 결혼을 선언한다는 내용. 이번 영화는 특히 제니퍼 로페즈 본인처럼 팝스타인 배역에 맞춰 공연 무대로 담아내 혜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대 최고의 슈퍼스타였으나 지금은 영화계에서 입지가 살짝 묘해진 제니퍼 로페즈. 그의 영화 관련 핵심만 촉촉 짚어보고자 한다. 


~2000, 제이로 서막

제니퍼 로페즈의 2집 앨범 <J.Lo>

필자가 제니퍼 로페즈를 풀네임으로 부르고 있지만, 어쩌면 굉장히 촌스러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제니퍼 로페즈를 제이로(JLo)라고 부르기 때문. 제이로는 그의 2 앨범명이자 제니퍼 로페즈를 부르는 명칭이다. 배우로 데뷔했지만 훗날 가수와 패션 브랜드 사업까지 성공한 제니퍼 로페즈는 자신의 실력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브랜드화한 영리한 전략으로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인 리빙 컬러> 출연 장면

제이로라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 , 제니퍼 로페즈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1990년대만 해도 연예계에 지금처럼 다양한 인종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생기기 . 로페즈는 1986 <나의 작은 소녀> 마이라 역으로 데뷔했지만 곧바로 필모그래피가 이어지진 않았고, 여러 뮤직비디오에 댄서로 출연했다. < 리빙 컬러>에서 ‘플라이 걸’이란 댄서 그룹 멤버로 출연하다가 <세컨드 찬스>라는 미스터리 드라마에서부터 본격적인 배우 활동이 이어졌다.

<셀레나>
<아나콘다>

그러다 1997 작품에서 전혀 다른 연기를 펼치며 눈도장을 쾅쾅 찍었다. <셀레나> <아나콘다>였다. <셀레나> 23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셀레나(셀레나 퀸타닐라-페레즈) 전기영화였고, <아나콘다> 거대한 아나콘다가 등장하는 공포영화였다. 한쪽은 재능을 만개하기도 세상을 떠난 가수를 추억하게 하는 연기가, 한쪽은 공포영화 특유의 착하지만 수난만 만드는 캐릭터 연기가 관객들의 시선을 잡았다. 작품의 성공으로 그는 출연료 100 달러를 달성한 최초의 히스패닉 배우가 됐다.

이런 성공이 그를 머뭇거리게 수도 있었을 텐데, 제니퍼 로페즈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표적>, <개미> 등에 출연하면서 앨범을 준비했다. 배우에서 가수까지, 그가 선택한 번째 도전이었다. 1999, 30 배우 제니퍼 로페즈는 데뷔 싱글과 앨범을 연이어 발매했다. 그의 앨범은 주변의 우려와 달리 평단과 판매량 모두 대성공을 거뒀고, 우리가 아는 만능 셀럽 제니퍼 로페즈의 신호탄이 됐다.

세기의 커플 ‘베니퍼’

제니퍼 로페즈와 벤 애플렉의 <갱스터 러버>

2000년대 초반은 제니퍼 로페즈 천하에 가까웠다. 2001 2 <J.Lo> 의류 브랜드 론칭으로 배우, 가수, 사업을 넘나드는 영역에서 폭넓게 활동했다. 하지만 시기에 그가 터뜨린 가장 뉴스는 영화도, 앨범도, 패션도 아닌 애플렉과의 열애였다. 사람은 영화 <갱스터 러버>에서 호흡을 맞추고 함께 뮤직비디오도 찍는 그야말로 아낌없이 사랑하고 연애를 과시했다. 좋든 싫든 대중의 주목을 받는 스타의 열애는 둘의 적극적인 애정공세로 유명했다. 스타 커플들에게 특별한 별명이 붙듯, 사람에게도 ‘베니퍼’(+제니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람 일이 없듯, 이렇게 주목을 받던 시기에 사람 영화 쪽 커리어는 좋지 않았다. 공동 출연작 <갱스터 러버> 역대급 폭망이었던 것을 시작으로 엄청난 흥행작이나 호평을 받는 명작은 찾을 없었다. 사실 사람의 입지가 그만했기에 망정이지, <갱스터 러버> 대실패는 자칫 커리어가 끝났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긴 했다. 그래도 제니퍼 로페즈는 <퍼펙트 웨딩>이나 <플랜 B> 같은 작품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여전히 강세였고, 애플렉은 <가라, 아이야, 가라> 연출에 소질이 있음을 입증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있었다.

뮤직비디오에 이런 장면까지 넣던 두 사람(참아 내 안의 유교드래곤)

사람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만남을 이어오다(약혼까지 했다) 결별했는데, 각자의 연애생활을 이어가다 2021 다시 재결합했다. 과거 둘이 만날 당시 워낙 호들갑을 떨었었기에 재결합이 괜찮을까 걱정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사람은 성장하는 법인지, 사람은 서로의 버팀목이 돼주며 조용히 만남을 이어가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시사회에서 벤 애플렉을 보고 있는 제니퍼 로페즈의 뒷모습.
리아 레미니(오른쪽)의 생일 축하 사진 속 베니퍼 커플.

셀럽계의 왕따…?

<허슬러>

제니퍼 로페즈가 1990~2000년대 엄청난 활약을 것에 비하면 영화계에서 입지가 편은 아니다. 흥행 성적은 어느 정도 내도 연기력을 한껏 과시하며 본인의 배우 자질을 입증한 터닝포인트는 사실상 (출세작이었던) <셀레나>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그가 2019 <허슬러> 대성공으로 일신에 성공했다. 스트리퍼들이 클럽의 손님들을 꾀어내는 과정을 그린 영화에서 현대 사회의 욕망과 여성들의 연대를 짚어내 호평과 흥행을 모두 잡았다. 하지만 제니퍼 로페즈는 <허슬러>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오르지 못하자 실망스럽다며 업계에 자신이 소속되지 못한 클럽 같은 있다는 식으로 인터뷰하기도 했다.

제니퍼 로페즈의 속상한 마음은 알겠지만, 발언은 부메랑이 돌아왔다. 왜냐하면 그가 과거 인터뷰에서 다른 배우들을 ‘앞담화’했던 과거가 다시 끄집어내졌기 때문. 그는 당시 자신과 비슷한 위치에 있던 스타들(셀마 헤이엑, 카메론 디아즈, 위노나 라이더, 마돈나 ) 솔직하게 평가했는데, 당사자들이 들으면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는 발언들이었다. 예를 들면 셀마 헤이엑을 섹시한 밤쉘(금발미녀), 위노나 라이더를 주변엔 팬이라는 사람이 명도 없는, 카메론 디아즈를 수많은 기회를 얻은 좋은 모델이라고 평가했으니까.

물론 훗날 제니퍼 로페즈도 이런 인터뷰를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고, 몇몇 배우들과는 관계를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덮어두는 이야기가 됐는데, 본인이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해버리니 대중들의 반응은 ‘선빵(?) 본인이 쳤으면서’라는 식으로 이어지게 .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으련만, 슈퍼스타다운 자존심이 조금은 아쉬울 따름.

<메리 미>

그래도 <허슬러> 이어 제작, 주연으로 참여한 <메리 > 대박은 아니지만 흥행 안타를 터뜨리며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브랜드화에 능한 배우답게 이번 영화에서 슈퍼스타로서의 아우라를 다시 한번 뽐냈으니 한동안 입지를 위협받는 일은 없을 듯하다. 오랜 침체기에 마침표를 찍은 제니퍼 로페즈, 그동안의 실수(?) 디딤돌 삼아 이번에는 명배우로 확실하게 도장 찍는 날이 오지 않을까…?


나우무비 에디터 비트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