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왓챠, 티빙,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쿠팡플레이 … 많아도 너무 많다. 아무리 다들 OTT 플랫폼을 한두 개씩은 구독하고 있는 요즘이라지만, 내가 구독하고 있는 플랫폼에 보고 싶은 영화가 없을 때면, 참으로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영화 한 편을 더 보기 위해 다른 플랫폼을 구독할 수도 없는 노릇. 플랫폼 몇 개에 매달 따박 따박 결제하는 구독료도 아까운데, 그렇다고 다른 영화 한 편을 개별 구매하기 위해 또 추가로 돈을 쓰기에는 왠지 아까운 느낌이 드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분명 구독료 만 얼마는 매번 내면서, 영화 한 편에 몇천 원 내기는 왜 이리 어려운지.

사진=네이버 시리즈온 '무료 영화' 페이지 캡처(2023년 10월 20일 기준)

그럴 땐,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제공하는 무료 영화를 확인해 보자. 시리즈온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무료 영화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시리즈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베스트 영화부터 거장 감독의 유명한 고전 영화 등, 다채로운 영화들을 일정 기간 동안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마치 극장에서의 개봉일을 기다리듯, 무료 영화가 새로 올라오는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재미는 덤.

10월 20일 금요일 기준으로, 현재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제공하는 무료 영화 12개 중 5개를 소개한다.


과연 눈앞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일까?

<미혹>(2022)

<미혹> 스틸컷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이 소설의 저자는 김진영으로, 그는 한국예술종합원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현재 영화감독으로 활동 중인 인물이다. 평소 공포와 스릴러 장르에 관심을 두던 김진영은 「마당이 있는 집」을 당초 시나리오로 구상했는데, 콘텐츠진흥원의 스토리 창작 과정에 선정이 되며 소설로 내게 되었다고 한다.

미스터리 공포 영화, <미혹>은 김진영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영화는 아이를 잃은 슬픔에 빠진 가족이 새로운 아이를 입양하게 되면서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는 드라마 <행복배틀> 등에서 열연한 배우 박효주와 최근 영화 <거미집>과 <범죄도시3> 등에서 활약한 배우 김민재, <응답하라 1994>의 ‘빙그레’로 인생 캐릭터를 만난 차선우 등이 출연한다.


제목과는 상반된 장르, 폭력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크리스마스 캐럴>(2022)

<크리스마스 캐럴> 스틸컷

제목만 보면 따뜻하고 훈훈한 연말 로맨틱 코미디일 것 같지만, 영화는 사실 뼛속까지 서늘해지는 복수극이다. 크리스마스이브날 동생의 의문의 죽음, 그리고 가해자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소년원으로 들어간 형.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의 ‘유바비’로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진영은 ‘바비’와는 180도 다른 처절한 액션과 진한 감정선으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크리스마스 캐럴>의 김성수 감독은 드라마 <구해줘>, 영화 <야수> 등의 연출을 맡은 인물로, 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도 김 감독의 장기는 여과 없이 발현되는데, 날것처럼 파격적인 액션 신과 캐릭터들의 복잡한 심리 묘사가 얽혀 비극적인 서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일본 영화 특유의 먹먹함과 아련함이 고스란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스틸컷

일본 청춘 로맨스의 대표격인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이 영화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특유의 아련하고 먹먹한 정서가 진한 여운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한편, 올 11월 국내에서 개봉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을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복습해 보는 것도 좋을 터다. 그 이유는, <괴물>로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일본의 인기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집필했기 때문이다.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너무나 히트한 나머지 동명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는데, 영화와 드라마를 비교해가며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


아름답고 기이한 한국형 공포의 서막

<기담>(2007)

<기담> 스틸컷

‘1942 경성 공포극’이라는 포스터의 문구, 왠지 흥미가 생기지 않는가. 한국형 공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영화 <기담>은 공포 마니아라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 사촌지간인 정식, 정범식 감독의 데뷔작 <기담>은 ‘숨겨진 수작’이라고도 불리는데, 당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는 신인감독상을, 청룡영화상에서는 촬영상과 미술상을 수상했다. 정범식 감독은 이후 <곤지암>(2018) 등을 연출하고, 올해 11월 <뉴 노멀>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고전영화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미장센과 일제강점기라는 독특한 시대적 배경이 결합해 매력적이고 특색 있는 공포영화로 자리매김했다. <기담> 속 ‘경성’은 당시의 시대적 풍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캐릭터들의 의상과 헤어 역시 또 다른 볼거리다.


대배우 최민식의 인생 작품, 인생 연기

<파이란>(2001)

<파이란> 스틸컷

한국 남성과 중국 여성의 사랑 이야기, <헤어질 결심>(2022) 이전에 <만추>(2011)가, 그리고 <파이란>(2001)이 있었다. 최민식에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안긴 <파이란>은 최민식의 최고 연기가 담긴 작품이라는 평이 자자한 작품이다. 최민식 본인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기도 했다. 심지어는 개봉 당시에 ‘파사모(파이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팬카페가 만들어지기도 할 만큼, <파이란>은 많은 마니아를 양산해낸 영화이기도 하다.

<파이란>에서 최민식은 삼류 건당 ‘강재’ 역을, 홍콩 영화 스타 장백지는 그를 사랑하게 되는 ‘파이란’이라는 중국 여인을 연기해 절절하고도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펼쳐냈다.


소개한 영화 이외에도 현재 네이버 시리즈온에서는 <친구>(2001), <송어>(1999), <공포 택시>(2000),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2005), <왓 위민 원트>(2000),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4), <허니와 클로버>(2006)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각 작품마다 무료로 제공하는 기한이 상이하니, 시리즈온 페이지에서 확인한 후 놓치지 말자.


씨네플레이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