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는데, 그렇게 보면 연예인 수입이 가장 쓸데없는 호기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쓸데없다고 궁금증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이런 마음은 세계 만국 공통인지, 유명 경제지 '포브스'도 매해 가장 많은 수익을 남긴 연예인들 리스트를 발표하고 있다. 2023년, 팬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영화계 복구에 나선 작년 가장 많은 수익을 남긴 배우는 누구일까. '포브스'가 발표한 리스트를 역순으로 나열했다.
10위 덴젤 워싱턴
2,400만 달러 (약 322억 원)

믿고 보는 배우의 힘일까. 덴젤 워싱턴은 2023년 <더 이퀄라이저 3> 단 한 편만 출연했는데,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배우에 이름을 올렸다.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는 전직 첩보요원 로버트 맥콜이 여러 사건이 휘말리게 돼 상대를 제압한다는 내용을 다룬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제작한 액션영화로, 시리즈 모두 초대박은 아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는 흥행에 성공했다. 덴젤 워싱턴은 로버트 맥콜 역과 제작으로 참여해 이 같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9위 벤 애플렉
3,800만 달러 (약 510억 원)

벤 애플렉이 9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힙노틱>, <에어>, <플래시> 세 편을 선보였지만 사실 세 편 모두 썩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그가 9위에 오른 것이 다소 의아하긴 한데, 세 편 중 나이키의 핵심 브랜드 '에어 조던'의 탄생기를 그린 <에어>에서 감독 겸 제작 겸 주연을 맡았기에 많은 수익을 거둔 것이 아닌가 싶다. '포브스'에 따르면 사실 벤 애플렉은 이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남겼는데, 슈퍼볼 시즌 CF 같은 것을 제외하고 영화/TV 부분에서의 수익만으로 해당 순위에 올랐다고 한다.
공동 7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이슨 스타뎀
4,100만 달러 (약 550억 원)
같은 금액, 다른 양상. 4,100만 달러 수익을 남겨 공동 7위에 오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이슨 스타뎀은 각각 1편, 4편의 신작을 2023년 선보였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마틴 스코세이지와 함께한 <플라워 킬링 문>에서 어니스트 버크하트 역과 제작을 맡았다. 본래 알려진 출연료는 3000만 달러인데, 영화 흥행에 따라 더 많은 금액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플라워 킬링 문>은 OTT 플랫폼 '애플tv+'의 오리지널 콘텐츠임에도 극장에서 1억 넘게 수익을 남겼다. 이 영화는 1920년대 오클라호마에서 벌어진 오세이지족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동명의 논픽션을 영화로 재구성했다.


제이슨 스타뎀은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메가로돈 2>, <스파이 코드명 포춘>, <익스펜더블 4>에 출연했다. 출연작만 보면 참 빵빵한데, <메가로돈 2>를 제외하면 다들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했고, 그나마 성공한 영화도 출연만 했을 뿐이었다. 그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는 <스파이 코드명 포춘>과 <익스펜더블 4>. 두 영화 모두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했으니 그나마 열일한 덕에 이만큼이라도 벌 수 있었던 듯하다.
6위 제니퍼 애니스톤
4,200만 달러 (약 564억 원)


잘 만든 시리즈, 열 영화 부럽지 않다. 6위에 오른 제니퍼 애니스톤은 <머더 미스터리 2>와 드라마 <더 모닝쇼>로 든든하게 주머니를 채웠다. 아침 뉴스 방송을 둘러싼 이면을 그린 <더 모닝쇼>는 2023년 시즌 3를 공개했다. 주연 콤비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과 제작을 겸한 시리즈인데, 승승장구하며 시즌 3까지 성공을 거뒀다. <머더 미스터리 2>는 2019년 <머더 미스터리>의 속편으로 휴가만 가면 이상하게 사건에 휘말리는 스피츠 부부 이야기를 그린다. 아담 샌들러와 제니퍼 애니스톤의 케미스트리가 인상적인 코미디 영화. 그러고보니 <머더 미스터리 2>는 넷플릭스, <더 모닝쇼>는 애플tv+이니 제니퍼 애니스톤도 OTT의 강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동 4위
라이언 고슬링
맷 데이먼
4,300만 달러 (약 578억 원)
2023년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를 고른 선구안을 가진 두 사람. <바비>의 라이언 고슬링과 <오펜하이머>의 맷 데이먼이다. 라이언 고슬링은 <바비>에서 바비와 함께 인간세계를 맛보고 완전 달라지는 켄 역을 맡았다. 그동안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 코믹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본래 보도에 따르면 그의 출연료는 1,250만 달러였는데 아마도 흥행에 따라 추가 급료를 받는 러닝개런티로 수익을 더 챙긴 모양이다.


맷 데이먼은 <오펜하이머>에서 맨하튼 프로젝트를 이끄는 레슬리 그로브스 역으로, 그리고 <에어>에서 마이클 조던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보고 에어 조던 브랜드를 제작하는 소니 바카로 역으로 관객을 만났다. 제작까지 참여한 영화는 <에어>뿐이지만, <오펜하이머>도 9억 달러 넘는 흥행작이기 때문에 그에 따라 적절한 러닝개런티를 받았을 것이다.
3위 톰 크루즈
4,500만 달러 (약 606억 원)

'톰형' 톰 크루즈가 3위다. 2022년을 <탑건: 매버릭> 하나로 알차게 보낸 그는 2023년도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하 <데드 레코닝>) 하나로 채웠다. 다만 걱정을 기우로 만들며 날아오른 <탑건: 매버릭>과 달리 <데드 레코닝>은 '믿고보는' 시리즈라는 명성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기간에 촬영 중 여러 차례 촬영 중지를 했던 작품이라 제작비가 만만치 않았고, 그 덕에 흥행 성적 대비 수익은 낮은 편. 그럼에도 톰 크루즈는 역시 아드레날린 뿜뿜하는 명스턴트를 보여주며 시리즈를 열심히 이끌고 있다.
2위 마고 로비
5,900만 달러 (약 794억 원)

이번 리스트를 '찢었다'. 하기야 그가 찢은 건 이 리스트만이 아니다. 마고 로비는 2023년 최고 흥행작 <바비>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할리우드를 완전히 찢어버렸다.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감정을 느낀 바비가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인간세계로 떠난다는 <바비>는 마고 로비가 제작과 주연을 맡았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는 전 세계 13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영화 개봉 전 보도에선 1,250만 달러를 받기로 한 마고 로비였으나, 영화의 대성공은 그가 2023년 가장 많은 돈을 번 배우 중 한 명으로 탈바꿈했다. 마고 로비는 최근 게임 '심즈' 영화화로 눈을 돌렸는데, <바비>에 이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1위 아담 샌들러
7,300만 달러 (약 983억 원)

엥? 의외의 이름이다. 이런 리스트를 자주 살펴보는 사람도 아담 샌들러가 1위일지는 생각 못 했을 것이다. 그동안 이 자리는 드웨인 존슨의 것이었는데 그의 최근 출연작 성적이 좋지 않은 탓인지 리스트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아담 샌들러는 <머더 미스터리 2>, <내 성인식에 절대 오지 마!>, 애니메이션 <레오>로 2023년을 보냈다. 흥행 소식을 들어본 적 없는 이 영화들로 아담 샌들러가 이만한 수익을 남긴 이유. 모두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고 제작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 작품 모두 아담 샌들러의 영화사 '해피 메디슨 프로덕션'(Happy Madison Productions)이 제작했다. 그리하여 아담 샌들러는 극장에서 고군분투한 동료 배우들보다 더 확실한 수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