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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라스트 해커〉 나리타 료, 권은비, 오타니 료헤이

성찬얼기자

일본을 들었다 놨다 한 최악의 살인마, 우라노가 다시 돌아온다. 시가 아키라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시작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3편으로 천재 범죄자 우라노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2018년 1편을, 2019년 2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붙잡힌 살인귀->에 이어 제작한 3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라스트 해커>(이하 스마트폰 3>)는 우라노가 한국의 반정부세력의 의뢰를 받고 움직이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지난 7월 부천국제영화제에서 공개로 한차례 화제를 모은 <스마트폰 3>는 10월 18일 우라노 역 나리타 료, 수민 역 권은비, 김강훈 역 오타니 료헤이가 한국 관객들과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팬들을 만나는 VIP 시사가 시작되기 전, 씨네플레이는 세 배우를 만나 <스마트폰 3>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한국인 배우, 한국말을 하는 일본인, 통역이 필요한 일본인, 세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에서 이들의 끈끈한 동료애를 느낀 순간을 독자들과 함께 나눈다.


 

(왼쪽부터) 권은비, 나리타 료, 오타니 료헤이
(왼쪽부터) 권은비, 나리타 료, 오타니 료헤이


조금 있으면 한국의 관객들,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소감이 궁금하다.

권은비 한국에서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 작년 봄쯤에 다 같이 정말 열심히 촬영했는데, 이렇게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가장 기쁘다. 처음에는 일본에서만 개봉하는 줄 알고 작품에 들어갔는데, 이렇게 한국에서도 이벤트를 하고 내년에 개봉까지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런 기회가 흔치않은 건데 (저한테) 왔다는 게 너무 감사드리고 이 영화가 많은 분들께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

나리타 료(이하 나리타) 한국어 대사가 있기 때문에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은 좀 있지만 다들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오타니 료헤이(이하 오타니) 영화도 영화지만, 이 코엑스라는 공간을 참 자주 왔었는데, (이날 인터뷰 및 공식행사 모두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이렇게 영화로 이곳을 올 수 있게 돼 정말 신기하다.

먼저 나리타 료 배우에게 질문드리면, 이 작품으로 우라노 역을 세 번째 맡게 됐다. 다시 우라노로 복귀하게 됐을 때 어땠나.

나리타 일단 1편을 찍을 때 이 원작을 쓰신 소설가님이 “계속 쓰고 있으니까”라고 말씀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2편에도 불러주셨다. 그때도 작가님이 “난 계속 쓰고 있어”라길래 당시 촬영을 마쳤을 때도 진짜 끝났을까 하는 마음은 있었다. 1편 2편 3편으로 이어지면서 스토리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한국이 무대여서 이렇게 두 배우와 함께 촬영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렇게 영화를 잘 만들어서 (한국에) 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

이번에 합류한 권은비 배우와 오타니 료헤이 배우, 두 분은 어떻게 시리즈에 합류했는지 궁금하다. 또 전작들에 대한 기억이 있는지 같이 답해주면 좋겠다.

​권은비 회사를 통해 제안을 받았다. 이 작품을 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셔서 저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까 생각했다. 나도 이 작품을 알고 있었고, 정말 유명한 나카다 히데오 감독님이 작품을 만드셨으니까. 그래서 무조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합류하게 됐다. 전작들도 봤고,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것도 봤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이라는 포인트 자체가 우리가 일상에서 생활하면서 정말 많이 쓰는 것이기도 하고, 그래서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여서 재밌게 봤다. 이런 소재라면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해 시리즈에 합류하게 됐다.

 

오타니 료헤이
오타니 료헤이


오타니 저는 아마 한국어를 한다는 게 캐스팅에서 가장 컸던 것 같다. 전작은 당연히 봤다.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나긴 하지만 일본에서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다 안다 할 정도로 유명하다. 또 제가 어렸을 때 영화를 볼 기회가 아주 많지 않았는데, 영화관에서 본 것 중 하나가 <링>이었다. 당시에 정말 무서운 영화가 있다고 학교에 소문이 났었다. 그때 전 운동만 하느라 뭘 보러 갈 시간이 없었는데 <링>은 극장에서 봤다. 그 감독님(나카다 히데오)과 함께 할 수 있다니, 정말 좋았다.

이어서 질문드리면, 한국에서 활동하신 경력이 있다. 이번에 한국 배경 영화에 참여하는 것이 또 남다를 것 같은데.

​오타니 일본 작품이든 한국 작품이든 한국이랑 관련된 작품을 생각보다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은 했다. 작품이 들어오면 저는 참는 편이 아니다, (이것도) 인연이니까. 근데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한국인 캐릭터도 너무 오랜만이었다. 촬영이 작년이었는데 금방 오겠다고 생각했던 게 너무 안 왔으니까 드디어 왔구나 싶었다. 제가 한국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걸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생각했다. 한국인 캐릭터라고 특별히 신경 쓴 건 없다. 이 인물 자체가 강력하고 의미 있는 것이라서.

권은비 배우는 스크린 데뷔를 일본 작품으로 하게 되셨다. 거기서 오는 부담감은 없었나.

권은비 부담감이 어마어마했는데, 이미 나와 있던 시리즈에 합류를 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리메이크한 적이 있는 작품이라서 더 부담이 컸다. 아무래도 (연기에서) 언어가 제일 크다 보니까 이 부분을 내가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진짜 제대로 보여줘야겠다 이런 마음도 컸던 것 같다. 또 가수로서 일본에서도 활동을 했으니까 많은 분들이 또 기대를 해 주실 것 같으면서도, 이렇게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면 너무 좋아하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권은비
권은비

 

영화에서 대부분 경찰과 범죄자라서 인물들의 외면이 좀 비슷비슷하다. 그런 면에서 권은비 배우의 캐릭터 수민이 나오는 장면마다 패션이 눈에 띈다. 감독님이나 스태프들과 이런 부분에 대해 얘기했는지 궁금하다.

권은비 조금 차가운 이미지를 주려고 했던 것 같다. 수민이 자체가 강하고 또 차갑고 그렇게 말이 많은 성격이 아니다 보니까 조금 냉철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 뭔가 생머리라든가 아니면 의상도 조금 색깔이 다 빠진 그런 의상이었다던가. 그리고 힘이 있게 힐을 신고 다니고 이런 부분들을 조금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리타 료 배우는 우라노를 6년 동안 연기했다. 작품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본인이 보는 우라노도 달랐을 것 같다. 배우로서 다르게 표현하고 싶다 하는 부분도 있었는지.

나리타 1편을 찍을 당시에 거의 수십 분 정도밖에 잠을 자지 못하는 그런 환경이었다. 2편은 계속 거짓말을 해 나가는 그런 캐릭터여서 어떤 의미로 이제 표현하는 부분에서 비중을 두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내면을 드러내는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기존의 우라노와는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여기 계신 두 배우와 함께 커뮤니케이션을 해 나가는 부분들이 좀 많았던 것 같다.

3편에 걸쳐 우라노의 헤어도 정말 다양하게 변한다. 이 부분은 감독님과 함께 정한 건지.

나리타 보통 제가 정했다. 2편에서 백발은 감독님의 주문이었다. 스트레스로 머리가 하얗게 됐다는 것이었다. 감독님은 비주얼에 강한 애정을 가지고 계셔서 어느 정도는 그분께 맡기는 것도 있다.

오타니 배우, 나리타 배우는 현장에서 신인배우 권은비와 함께 했는데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궁금하다. 반대로 권은비 배우는 두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하면서 어떤 점을 배웠는지.

오타니 (은비씨가) 영화배우로는 데뷔라서 처음에 신인 배우라는 생각을 들었지만, 현장에선 그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만큼 도도했고 무엇보다 아무래도 해외에서 일본어로 대사하는 것이라서 아무래도 부담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연기나 역할에 대한 얘기보다 저는 그냥 뭐 요즘 케이팝이나 한국드라마 잘나가는 사람 누구예요? 이런 얘기를 하면서 편했으면 했다. 컨디션이 중요한 거니까. 긴장이 잘 풀리고 없어져야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나. 컨디션을 만드는 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근데 연기하시는 거 보면 정말 신인 배우 아니다.


나리타
은비씨가 일본이란 타국에서 일을 하는 거니까 굉장히 힘들 거라는 생각했다. 그런데 원래대로라면 제가 이 작품을 어느 정도 리드해 가는 그런 느낌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오히려 은비 씨한테 제가 리드를 당하곤 했다. 이렇게 잘 주도해주고 끌어준 것 같다. 연기 관련해서 제가 선배이긴 하지만 은비 씨가 현장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권은비 일단 베테랑 배우님들과 너무 영광이었고 (일동 웃음) 진짜 많이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다. 나리타 씨는 몰입도, 집중력이 굉장히 좋으신 분이어서 함께하는 장면마다 저도 몰입하면서 연기했다. 저를 이끌어주시는 그런 힘들이 굉장히 강했던 것 같아서 (영화가) 처음이었지만 잘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우님의 몰입도 덕분이었다. 그리고 또 오타니 선생님은…

오타니 (웃음) 선생님 절대 아니다.

권은비 (웃음) 압도적인 아우라가 있으신 분이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강한 아우라가 있기 때문에, 연기도 너무 잘하시지만 저는 그 압도하는 분위기를 갖고 계신다는 게 좀 많이 부러웠다. 뭔가 정말 잘 느껴지는 그런 현장이었던 것 같다.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약간 느낌이 있다고 해야 될까?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진짜 배우고 싶다 생각했다.

 

나리타 료
나리타 료


그럼 각자 촬영장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

오타니 저는 너무 짧았다. 3일 일했다. (일동 웃음) 한국어로 대사 친다는 것에 약간 부담을 가져야 되는데 부담이 없었다. 쉽게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한국어 대사는) 주로 은비 씨와 주고받고 하는데, 무거운 악역 역할이다보니 이걸 강렬하게 표현해야겠다 싶었다. 대사를 주고받다 보니 ‘맞아맞아 이거다’ 이런 생각을 리허설 때부터 했다. 한국어 대사로 찍고, 이렇게 대사가 통하다보니까 ‘이런 게 되게 그리웠구나’ 싶어서 ‘너무 적다, 더 많이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장면마다 했던 것 같다.

혹시 권은비 배우와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난다면.

​오타니 아마 이번 작품에서 제가 한 번 때렸었는데. (웃음)

권은비 맞다. (다음엔) 제가 때려야겠다. (웃음)

오타니 일본에서는 한 번 같이 촬영하고 또 만날 경우가 많다. 한국 배우분들은 다시 만나기가 정말 어렵다. 그래서 (다시 보면) 너무 반갑다. 계속하다 보면 또 인연이 생긴다. 그래서 다음에 다시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권은비 저는 영화에서 일본어를 쓰는 장면도 있고, 한국어 대사 하는 장면도 있다. '맛있다'라는 단어를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한국말을 하니까 그냥 행복하더라.(웃음) 되게 짧은 단어인데도 이 단어가 뭔가 새로운 감정을 들게 했던 것 같다. ‘이 단어가 왜 어색하지’ 하면서도 내가 정말 집중을 많이 하고 있었구나라는 게 느껴질 정도로 그 대사를 외치면서 행복감을 많이 느꼈다. 진짜 찐 행복이었다.
 

나리타 지금 떠오른 건데, 은비 씨가 저랑 스태프들에게 은비 씨의 스티커를 다 붙이시고 다녔다.

오타니 나는?(일동 웃음)

권은비 제가 촬영장 서포트를 한번 준비한 적이 있는데 서포트랑 스티커를 같이 준비했다. 그 스티커를 나리타씨 대본에도 붙여놓고 전부 다 선물을 드렸다.

 

(왼쪽부터) 권은비, 나리타 료, 오타니 료헤이
(왼쪽부터) 권은비, 나리타 료, 오타니 료헤이


료헤이 배우에겐 오늘 하나 붙여드려야 될 것 같다.(웃음) 아직 현장에는 못 오셨지만 감독님 얘기를 해봐야 될 것 같다. 감독님은 호러영화 장인으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다. 현장에서 같이 작업할 때 감독님만의 특별한 스타일이나 받았던 디렉션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나리타 감독님은 본 촬영 들어가기 전에 타월을 이렇게 (이마에 묶는 시늉을 하며) 꽉 묶는데요. 그 묶는 소리가 딱!하고 들릴 정도다. 기세를 팍 넣으시는 거다. 1, 2, 3편 모두 그렇게 하셨는데 2편을 할 때 그 소리가 들리니까 그가 돌아왔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타니 아까 말했던 <링>으로 감독님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낯가림 있으시셨다. 약간이 아니고 많이. 표정 변화도 별로 없으시고 이것저것 지시를 많이 하지 않고, 가끔씩 와서 이렇게 해주세요 하신다. 저는 3일 촬영하면서 지시를 하신 게 한 번밖에 (없었다). 알아서 해주세요, 그런 스타일이다. 무표정하신데 가끔 정말 기분이 좋으시면 본인도 모르게 웃으시는데 참다 참다 약간 나오는 그 표정이 귀여우시다.(웃음) 은비씨한테는 (그 표정을) 많이 보여줬을 것 같다.

권은비 저도 <스마트폰> 시리즈랑 <링>으로 유명하신 감독님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스릴러를 만드시는 감독님이시니 굉장히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봐도 그렇고….

오타니 무섭게 생기셨다.(웃음)

권은비 실제로 직접 일본에 가서 미팅하는데 너무 따뜻하시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귀여우신 이미지셨다. 약간 반전 매력이 있으셨던 것 같고. 연기하면서는 진짜 냉철하시고 디테일한 거 하나하나까지 다 알려주셨다. 제가 느꼈을 때는 무섭기보다는 굉장히 디테일하신 분이다 느꼈다. 저의 발음이나 감정 하나까지 다 가르쳐 주셨다. 제 첫 연기를 감독님을 만나서 하게 돼 정말 다행이다 생각도 들었다. 틀에 갇히지 않게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걸 자유롭게 또 하게 두면서 또 잡아야 될 부분을 확실히 잡아주시는 모습에 다행이고 정말 좋았다.

 

권은비
권은비


감독님이 이 자리에 같이 계셨으면 참 좋았겠구나 싶다. 영화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우라노와 수민의 감정 교류 장면이 많다. 수민이 위험한 인물인 우라노에게 빠지는 것이 어떻게 보면 관객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어떻게 장면을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권은비 1편, 2편만 봤을 때는 우라노가 살인도 하니까 굉장히 무섭고 두려운 존재다. 다만 수민이 자체가 강한 조직에서 자라기도 했고 스스로도 강해지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우라노를 엄청 무섭다고 느끼지 않았던 것 같았다. 넌 내 손안에 있고 내가 컨트롤할 수 있고 난 네 머리 위에 있어, 이런 마음으로 상대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만나니까 그게 아니었던 거다. 수민이보다 한수 위였던 사람인 거다. 제일 공감대를 느끼고 마음을 조금 열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학대를 당했다는, 같이 아픔을 공유했던 사이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수민과 우라노의 깊은 서사를 모르시는 분들은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런 학대나 집착, 이런 고통스러움에서 느꼈던 것들이 서로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그런 키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리타 료
나리타 료


나리타 1편, 2편 때 보면 충분히 표현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어떻게 보면 여백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이 우라노라는 인물의 그 여백 속에 은비, 수민 역할이 확 들어온다. 그래서 그 마음속에 여백 부분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빈 곳 속에 그녀의 애정이, 어떤 사랑이 싹 들어오면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기를 했던 것 같다.

나리타 배우는 아까 잠깐 원작 작가님 얘기도 했었는데, 작가님은 나리타 배우의 우라노를 어떻게 얘기했나?

나리타 좋아한다고 했다. (일동 웃음) 특히 이 최종편의 마지막 장면은 원작자님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셨던 것 같다. 원작과 완전히 다르다. 이 우라노라는 인간의 결말이 이렇구나라는 부분에서 원작자는 굉장히 기쁨을 느끼셨다고 했다.

오타니 료헤이
오타니 료헤이


영화 안에서 수민과 우라노의 매개체로 김밥이 중요하게 그려진다. 세 배우 각자 그런 기억에 남는 음식이 소개한다면.

나리타 당고. 우리 셋이 공통으로 먹은 건 아마 당고인 것 같다.

권은비 나리타 씨가 당고를 엄청 많이 사주셔서 다 같이 먹었다.

오타니 저도 먹었다.

나리타 우리 셋이 함께 현장에서 있었던 게 딱 한 번 정도였는데, 그게 크랭크인 날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날 한국어를 엄청나게 말했다. 아주 무시무시한 장면인데, 3명이 함께했던 기억이 난다. 그 전 주까지는 대만에서 영화를 찍고 와서 제 머릿속이 어지럽혀져 있었다.

오타니 전 한국에 오면 놓친 적이 없는 음식이 있다. 해장국. 항상 술 취하거나 다음 날 힘들 때는 아침으로 먹고 그냥 술 한잔하고. 항상 가는 단골집도 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못 먹었다.

권은비 저는 아무래도 일본을 떠올리면 저번에 말씀드렸다시피 라면이다.(부천영화제 GV 때 밝히길 라면 먹고 부어서 나카다 히데오 감독에게 라면 금지령을 받은 바 있다) 저는 라면을 그때 이후로 말 안 듣고 싶을 때마다 먹는다. 약간 청개구리가 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인데 원래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지 않나. 그래서 먹으면 안 되는 날, 중요한 날에는 먹는 것 같고.(웃음) 한국에서 활동할 때는 무대 의상 자체가 얇다 보니까 다이어트를 많이 했었는데 그때 멤버들과 진짜 즐겨 먹었던 야식이 물회였다. 물회랑 그냥 회. 다음 날 얼굴이 부어도 안 되고 최대한 살이 안 쪄야 되니까 저희가 찾은 게 회였다. 그래서 활동하는 기간 동안 회를 진짜 많이 먹었다.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촬영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권은비 분장을 하긴 했지만 진짜 (나리타 료를 가리키며) 이분이다. 저도 같이 하면서 정말 놀랐던 게 이 눈동자도 연기를 하시니까 와 진짜 인형 같다 너무 신기하다 생각했다. 인형처럼 연기를 잘해 주셔서 진짜 몰입됐던 순간이었고, 그리고 장면이 좀 무섭다. 섬뜩하게 끝나는데 진짜 공을 많이 들인 엔딩이 아닌가 싶다.

나리타 은비 씨가 그때 엄청 웃었다.(일동 웃음) 그때는 심장을 멈춰놨었다. (웃음)

이번 일정이 무척 빠듯하실 것 같다. 일본에서 오신 두 배우분은 이번 일정에 하고 싶으신 게 있으신지, 권은비 배우는 두 분께 추천해 주고 싶으신 게 있으실지.

나리타 어제 하고 싶은 걸 아주 꽉꽉 채워서 했다. 닭 한마리를 먹었고, 피부과를 갔고, 쇼핑도 했다. 해산물도 먹었고, 샤브샤브도 먹었다. (한국말로) 삼겹살 삼겹살. 참이슬 참이슬. (일동 웃음)

오타니 저는 어디 가고 싶다 이런 건 없고, 어젯밤에 친한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한꺼번에 모였다. 스케줄이 있지만 너무 반가워서 달렸다.

 

그래서 아까 해장국집이 생각 나신 것 같다. (웃음)

오타니 그게 행복이지 않나.(웃음)

권은비 저도 최근에 익선동에 다녀왔는데 너무 예쁜 카페들이 많다. 해외 내한 오시는 다른 분들도 익선동 자주 가시는 것 같다. 워낙 예쁘고 한옥 카페들도 많으니까. 그렇지만 두 분은 그냥 안 가실 감성일 것 같아서. (일동 웃음) 그런 이런 아기자기한 것은 찾아서 가실 것 같진 않다.

오타니 맞는 것 같다. 예쁜 카페? 관심 없어~ (일동 웃음)

권은비 아무래도 한옥 스타일이 많으니까 익선동을 소개해 드리고 싶다. 데려가지 않으면 (가지 않을 테니) 끌고 가고 싶다. (웃음)

영화 개봉이 2025년 1월경으로 잡혀있다.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보면 좋을지 소개로 마무리 인사 부탁한다.

나리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마지막 편을 한국에 무사히 가져올 수 있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만의 리메이크 버전도 있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일본판의 결말을 기대해 주시고 한 번 봐주시면 좋겠다. 한국 리메이크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았기에 그것과 별도의 일본 작품을 즐겨보시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권은비 새롭게 합류한 저희와 우라노의 케미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인 만큼 마지막 장면이 굉장히 특별하다. 다양한 상상을 많이 하시면서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영화의 포인트 자체가 스마트폰이다 보니까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조금씩 녹여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주목해서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오타니 저희도 있지만 (한국에) 못 오시는 분들의 캐릭터도 많다. 일본 경찰 같은. 그쪽과의 대결 이런 것도 너무 재밌다. 제 출연 장면을 제외하고 그냥 관객으로서 봤는데 진짜 긴장감이 계속 끊기지가 않는다. 한 캐릭터 한 캐릭터의 결말이 이어지면서 두 사람의 결말까지 이어지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