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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보다 무거운 과거의 영광,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등 2월 둘째 주 전문가 별점

씨네플레이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감독 줄리어스 오나

출연 안소니 마키, 해리슨 포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돌아온 캡틴

★★★

마블 유니버스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중 네 번째 영화. 샘 윌슨(안소니 마키)이 캡틴 아메리카로 등장한다. 마블 시리즈 중 정치적 색채가 강한 편인데, 그 현실성이나 개연성을 크게 설득력을 지니진 못한다. 두 번의 인상적인 액션 신이 있는데, 컨셉의 새로움이나 스펙터클의 규모에서 꽤 즐길 만하다. 예전만 못하긴 하지만 그래도 ‘마블 무비’의 자존심을 어느 정도는 지킨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방패보다 무거운 과거의 영광

★★★

첩보 스릴러 성격을 띠는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특유의 침착한 원형과 윙 슈트를 입고 날아오르는 ‘뉴 캡틴’의 새로운 액션의 조화는 나쁘지 않은 편. 다만 샘의 심적 고뇌가 너무 강조된 나머지 그것이 배우 안소니 미키를 향한 의문으로까지 의도치 않게 번지는 순간들이 있다. 캡틴을 향한 격려들은 숱한 대사로 제시될 게 아니라 관객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발휘되는 감흥이어야 했다. 샘 윌슨은 물론이고 주변 캐릭터의 독자적 개성과 인간적 매력이 희미한 사이, ‘레드 헐크’의 등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이후 미국의 현재를 대입하게 만드는 어쩔 수 없는 배경이다. 공교롭게도 미국이 공격적인 자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는 시국에 서로의 선의와 공존을 강요하는 영화의 메시지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다 좋은데 무난하기만 한

★★☆

샘 윌슨(안소니 마키)은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히어로다. 그는 슈퍼 솔져 혈청을 맞지 않아 초인적인 힘도 없고, 스스로 캡틴 아메리카로서 부족하다고 느낀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로부터 방패를 물려받았지만 드라마 <팔콘과 윈터 솔져>에서 이를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기증했을 정도로 컸던 고민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스티브 로저스 옆을 지키며 위기를 극복했듯 이번에는 그와 함께 하는 이들이 캡틴 아메리카로 성장해나가는 윌슨에게 힘이 되어준다. 캡틴 아메리카와 대립하는 로스 대통령(해리슨 포드)이 전쟁도 불사하는 호전성에 미국 우선주의의 레드 헐크로 분노를 토해내는 모습은 영화 바깥의 현실과 겹쳐지면서 뜻밖의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무난하다. 무난해서 다행이라 여겨지는 게 문제지만

★★★

MCU가 한창 잘나가던 시절의 총기(聰氣)는 사라졌지만, 최근 죽을 쒀온 여타의 마블 작품들과 비교하면 이야기 구조도 액션도 상대적으로 무난하게/나쁘지 않게 짜인 결과물이다.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에게 캡틴 자리를 물려받은 샘 윌슨(안소니 마키)이 마주한 거대한 책임감과 자기 의심을 중심으로, 미국 대통령이 된 로스(해리슨 포드)의 인생사를 정치 첩보 형식으로 잘 풀어냈다. 다만, 캐릭터 무비로서의 재미는 옅다.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안소니 마키의 매력이 크리스 에반스의 존재감을 따라잡는 건 힘에 부쳐 보인다. 사실 이것은 캡틴 아메리카뿐 아니라, 세대교체 중인 마블이 당면한 난이도 높은 숙제. 그 숙제에서 A학점 이상을 받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증명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새로움 없는 마블

★★☆

네 번째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이자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 샘 윌슨의 첫 솔로 무비.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마블 드라마 <팔콘과 윈터 솔져>(2021)와 이어지는 내용으로 캡틴의 자리를 받아들인 샘 윌슨과 2대 팔콘 그리고 레드 헐크가 등장한다. 영화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의 신고식을 차근히 보여주지만, 마블 영화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기엔 역부족이다. 시리즈 정체성도 이어야 하고, 기존 마블 영화와 앞으로 나올 작품을 챙기면서 새로움까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과 부담을 떨치지 못한다. 과제 해결에 급급한 연출이 마블의 간판이었던 캡틴 아메리카 캐릭터와 시리즈를 어정쩡하게 만들어 버렸다.


브루탈리스트

감독 브래디 코베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펠리시티 존스, 가이 피어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아름답고 처연하다

★★★★

이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비스타 비전 필름으로, 브루탈리즘이 의인화된 한 인물의 30년 역사를, 숏폼 시대를 역행하는 215분 길이에 담아낸 야심과 야망의 영화. 라즐로(애드리언 브로디)로 상징되는 예술과 해리슨(가이 피어스)으로 은유되는 자본주의의 대립. 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음을 건축으로 복원하려는 이와 예술에 대한 열등감을 돈으로 짓누르려는 자의 충돌. 아메리칸드림이라는 거창한 구호 아래 숨은 모순까지도 치밀한 계획하에 촘촘하게 쌓아 올려졌다. 아름답고 처연하다. 중요한 건 과정이 아니라, 목적지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마음까지도.

 


정돌이

감독 김대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소년이 보았다

★★★☆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해당 역사를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을 작품으로 끌어들일 만한 ‘후킹’ 요소가 필요하다. 이 다큐는 1987년 고려대 정경대 마스코트였던 소년 ‘정돌이’의 눈으로 6월 민주항쟁과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기록한다. 정돌이로 불린 송귀철의 개인사와 고려대 학생운동사는 민주화운동 세대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시대 기록에 의미가 큰 다큐지만,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자란 가출 소년이 꿈을 찾고 꿋꿋하게 어른으로 성장한 모습이 특별한 감동을 준다.

 


두 사람

감독 반박지은

출연 이수현, 김인선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해피 투게더

★★★☆

1970년대에 독일에 와 40여 년 동안 함께하고 있는 두 여성, 아니 두 사람인 이수현과 김인선이 주인공인 다큐멘터리다. 레즈비언 커플이 주인공인 ‘퀴어 다큐’이면서, 긴 세월 동안 서로의 반려자로 살아온 두 사람이 있는 풍경을 평범하면서도 살갑게 담아낸다. 첫눈에 가까워진, 한 사람에 대한 한 사람의 순애보. 삶에 대해 용기 있게 결정하고 후회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담담하면서도 뭉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