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황금연휴가 끝났지만 어느덧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는 이번 주다. 특히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한 다양한 기념일이 있어 그동안 바빠서 연락이 뜸했던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 보내기 좋은 날들의 연속이다. OTT에서도 괜찮은 신작들이 나와서 이런 순간을 더욱 뜻깊게 할 듯하다. 사제지간의 대결을 그린 바둑 드라마와 대만 레전드 로맨스의 리메이크, 여운 가득한 누아르 등이 구독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5월 둘째 주 OTT 신작을 살펴보자.
스트리밍: 넷플릭스
공개일: 5월 8일(목) /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4분
출연: 이병헌, 유아인,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 외
#한국영화 #실화 #인물 #드라마 #바둑 #스승과제자

스승을 이긴 제자, 제자를 이겨야 하는 스승. 양보할 수 없는 사제 대결을 그린 <승부>가 극장 개봉을 마치고 넷플릭스에 상륙한다. 바둑의 신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은 한국 바둑의 레전드 조훈현. 우연히 나이답지 않게 바둑을 두는 ‘신동’ 이창호를 만나고 그를 제자로 삼는다. 한 지붕 아래 같이 먹고 자며 가르친 지 수년. 모두가 스승의 뻔한 승리를 예상했던 첫 사제 대결에서 조훈현은 쓰라린 패배를 맞는다. 그 충격으로 조훈현은 슬럼프에 빠지지만 타고난 승부사의 기질을 되살리며, 승리를 향한 신의 한 수를 노린다.
<승부>는 영화관에서 개봉하기까지 다사다난한 세월을 보냈다. 한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될 뻔하다가 취소되고, 결국 극장에서 개봉했는데,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조훈현과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이병헌의 열연이 중요한 승부수였다. 의기양양하던 바둑 고수부터 제자에게 패배한 뒤 좌절하는 인간적인 모습까지 이병헌은 연기 고수다운 모습으로 작품이라는 바둑판을 지배한다. 바둑을 몰라도 그 분위기에 흠뻑 빠지게 하는 연출도 재미에 큰 힘을 보탠다. 여기에 바둑 대결 그 이상의 삶과 사람에 대한 의미 있는 성찰이 영화의 여운을 더욱 길게 느끼게 한다. 꽤 긴 시간이 지났지만 어쨌든 넷플릭스로 다시 돌아온(?) <승부>의 승부수를 안방에서 지켜보자.
스트리밍: 넷플릭스
공개일: 5월 14일 (수) /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9분
출연: 하정우, 김남길, 유다인, 정만식, 임성재
#한국영화 #느와르 #어두운 #미스터리

조폭 생활을 청산하고 조용히 살아가던 민태. 어느 날 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분노나 슬픔보다 오로지 동생을 죽인 살인범을 찾기 위해 지옥 끝까지 달려갈 기세였던 민태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동생의 아내 문영과 이 사건을 마치 예상한 듯 책을 적은 소설가 호령을 의심한다. 두 사람을 추격하면서 드러나는 진실의 조각들, 하지만 그 방향은 민태가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곳으로 가는데, 과연 동생을 죽인 진범은 누구일까?
하정우가 오랜만에 <황해> <추격자> 같은 누아르로 돌아와 반가움을 건넨다. 동생의 죽음, 거짓으로 둘러싼 진실 등 그의 멘탈을 괴롭히는 여러 과정이 이야기에 흐름 따라 차근차근히 쌓인다. 여기에 마치 마음의 한풀이 같았던 액션이 작품의 서글픈 분위기를 대변한다. 소설가 호령으로 출연한 김남길의 미스터리한 매력도 <브로큰>을 끝까지 지켜보게 한다. 무언가 큰 비밀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 속, 관람자의 시선을 대변하는 듯한 그의 모습은 여러모로 작품의 감칠맛을 더한다. <브로큰>이라는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진실을 알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쫓아갔지만 다 망가진, 이 사단을 만들게 한 이들에 대한 분노와 하정우의 서글픈 쇠파이프 질이 씁쓸한 여운을 빚어낸다.
스트리밍: 넷플릭스
공개일: 5월 12일 (월) /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부작
출연: 강하늘, 고민시, 김신록, 유수빈 외
#한국드라마 #요리 #로맨스 #코미디

<당신의 맛>은 재벌 상속남 한범우(강하늘)와 고집 센 셰프 모연주(고민시)의 티격태격 키친 로맨스를 담은 10부작 드라마다. 식품 대기업 후계 자리를 노리는 한범우는 쓰리스타 요리 인증을 받기 위해 전주의 작은 식당을 탐색하고, 레시피를 지키려는 모연주와의 대립 속에서 로맨스가 싹튼다.
강하늘과 고민시가 두 주인공 범우와 연주 역을 맡았다. 레시피를 훔치려는 남자와 지키려는 여자의 대립은 티격태격 케미를 빚어내며 웃음을 건넨다. 여기에 달달한 로맨스도 빠질 수 없다. 싸우면서 정들고 마음이 통하는 과정을 두 배우가 맛깔나는 연기로 재미를 책임진다.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음식들의 향연 또한 놓칠 수 없는 관전포인트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부터, 퓨전 요리의 독특한 멋과 맛까지, 시청자의 입맛과 호기심일 쉴 새 없이 자극한다. <당신의 맛>은 5월 12일 오후 10시 ENA에서 첫 방영되며, 본방 직후 KT지니와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된다.
스트리밍: 디즈니+
공개일: 5월 14일(수) /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3분
출연: 도경수, 원진아, 신예은, 배성우 외
#한국영화 #판타지 #리메이크 #대학생 #청춘 #로맨스

유학 중이던 피아니스트 유준은 팔목 치료를 위해 한국에 온다. 처음 간 학교에서 신비로운 선율로 피아노를 치던 정아를 만나고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연락처조차 가르쳐주지 않는 정아와의 만남이 계속 엇갈리고, 그런 모습이 계속되면서 유준도 점점 지치고 만다. 그러던 중 갑자기 사라진 정아의 행방을 찾던 유준은 뜻밖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대만 로맨스 영화 붐을 이끌었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한국영화로 리메이크 되었다. 도경수, 원진아가 원작의 주걸륜, 계륜미의 포지션을 맡았다. 제목처럼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지만, 둘만이 아는 비밀로 풋풋하고 가슴에 서리는 로맨스를 만들어간다. 원작의 캐릭터와 스토리의 큰 뼈대를 가져오는 동시에 한국만의 오리지널 요소도 추가했다. 고등학교 배경이 음대로 바뀌면서 두 주인공의 만남이 좀 더 자유롭고, 보다 두 캐릭터에 이야기를 집중한다. 캐릭터 역시 원작과 다른 재해석이 상대를 향한 마음을 더욱 섬세하게 표현했고, 여러 에피소드를 만들어간다. 마지막 많은 관객들을 울렸던 결정적인 장면 역시 더 드라마틱하게 구성되어 원작 못지않은 감동을 건넨다. 물론 이 작품의 시그니처인 피아노 배틀도 빼먹지 않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