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의 주연 배우 이민호가 개인화되고 고립화되는 현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출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민호는 17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멸망하는 세계에서 인간이 인간을 통해 힘을 받고 같이 역경을 헤쳐 나가는 감정선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하지 않나, 지금 시대 관객에게 울림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의 방향이 개인화되고 고립화돼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찰나에 대본을 보게 됐다"는 그의 발언은 작품이 담고 있는 사회적 메시지에 공감했음을 시사했다.
〈전독시〉는 연재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멸살법') 속 세계가 현실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액션 영화다. 소설의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을 비롯한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동명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흥행작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가 제작을, 〈더 테러 라이브〉 등을 연출한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약 300억원대로 추산되는 제작비를 투입한 〈전독시〉는 올여름 한국 영화계의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민호는 죽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회귀' 능력을 가진 소설 속 인물 유중혁 역을 맡았다. 그는 이 캐릭터에 대해 "수없이 많은 경험, (다른 사람들과) 나눴던 감정의 교류를 혼자만 간직한 채 다시 태어나면서 쓸쓸히 살아가는 인물"이라며 "우리는 살아가면서 각자의 인생 가치관과 짐을 이고 살아간다. 유중혁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안효섭은 평범한 소설 독자였던 김독자 역을 맡아 유중혁 혼자 살아가는 소설 속 결말을 현실에서 바꾸려는 인물을 연기했다. 이번 작품은 안효섭의 첫 영화 주연작으로, 영화 크레딧에서 그의 이름이 가장 먼저 등장한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어떻게 (영화로) 구현될지가 제일 궁금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스케일의 영화였다"고 밝혔다. 그는 "제일 중요한 건 영화가 가진 철학이었다.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닌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좋았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안효섭은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 같다. 많은 분의 사랑을 받는 원작이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런 부담감이 도움은 안 됐다"며 "최대한 열심히 독자라는 캐릭터를 만들어야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병우 감독은 "현실과 판타지를 어떤 비율로 적절하게 배분할지가 저를 포함한 모든 스태프가 가장 까다롭고 민감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세상이 멸망해간다는 내용의 소설이 있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상황인데 이게 저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라 닥친 문제라는 것을 관객들이 잊지 않도록 만드는 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방대한 원작을 영화 러닝타임에 맞게 압축하는 과정에서 일부 설정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김 감독은 밝혔다. 대표적인 예로 극 중 유중혁을 사부로 모시는 이지혜 캐릭터의 주 무기가 원작의 칼에서 영화에서는 총으로 변경된 점을 들었다.

"원작을 몹시 사랑하는 팬으로서 원작 작가님의 의도와 재미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지만, 영화에 맞게 수정과 각색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다"며 "원작을 사랑하는 팬들이 걱정 어린 말씀을 하시는 것도 알고 있다. 영화를 보시면 어떤 연유에서 그렇게 했는지 납득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에는 채수빈, 신승호, 나나, 블랙핑크의 지수 등도 출연해 극 중 주인공 김독자의 동료 역할을 맡았다.
〈전독시〉는 다음 달 2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