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F1 더 무비〉 속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6%2F19092_208101_2552.jpg&w=2560&q=75)
허름한 밴에서 유랑 생활을 이어가는 중년 남성 소니(브래드 피트)는 과거 포뮬러 원(F1)의 최고 유망주로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던 인물이다.
1990년대 레이싱 잡지 표지를 장식하며 당대 유명 선수들과 경쟁했던 소니는 차세대 챔피언 후보로 주목받았으나, 경기 중 발생한 치명적 사고로 그의 커리어와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F1을 떠난 후 그는 택시 운전과 도박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다. 간헐적으로 용병 레이서로 대회에 참가해 '질주 본능'을 발산하지만,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방랑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여느 때처럼 고용주를 위해 우승컵을 따내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던 중, 소니는 우연히 옛 동료 루벤(하비에르 바르뎀)과 재회하게 된다. 이 만남은 그에게 F1 트랙으로 복귀할 기회를 제공한다. 루벤이 이끄는 APXGP 팀의 레이서로 F1 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F1 더 무비〉는 30여 년 만에 F1 레이싱카 핸들을 다시 잡게 된 60대 베테랑 레이서 소니의 도전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소니가 자신의 아들뻘인 신예 드라이버 조슈아(댐슨 이드리스)와 호흡을 맞추며 성적을 향상시켜 나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영화 〈F1 더 무비〉 속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6%2F19092_208102_2610.jpg&w=2560&q=75)
"꼰대"와 "애송이"라는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던 인물들이 점차 하나의 팀으로 결속되어가는 과정은 스포츠 영화의 전형적인 관계 구도를 따르고 있다.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진 과거의 스타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 신화를 이루는 언더독 서사 역시 새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니와 APXGP의 기술 감독 케이트(케리 콘던) 사이에 형성되는 로맨스 라인 또한 예측 가능한 전개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 구조는 영화의 부수적 요소에 불과하다. 120분이 넘는 상영 시간 동안 관객의 시선을 스크린에 고정시키는 진정한 힘은 긴장감 넘치는 레이싱 시퀀스에서 비롯된다. 〈탑건: 매버릭〉(2022)에서 숨 가쁜 전투기 비행 장면을 선보였던 코신스키 감독은 이번에는 지상에서 자신의 연출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경주용 차량들이 배기구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시속 300km로 서킷을 질주하는 장면들은 관객에게 짜릿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제작진은 운전석, 관중석, 상공 등 다양한 위치에 카메라를 배치해 드라이버의 시점, 관객의 시점, 중계진의 시점 등 여러 각도에서 레이싱을 감상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블랙핑크 로제, 에드 시런, 도자 캣, 존 메이어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빠른 비트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은 영화의 엔진 역할을 담당하며 전체적인 몰입감을 높인다.
![영화 〈F1 더 무비〉 속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6%2F19092_208103_2625.jpg&w=2560&q=75)
브래드 피트(62)가 스턴트맨 없이 직접 레이싱카를 운전하며 영화 속 리얼리티를 극대화했다. 모터스포츠 열혈 팬으로 알려진 피트는 제작진에게 레이싱 장면을 본인이 직접 소화하는 조건으로 출연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뮬러 투(F2) 챔피언 출신 루치아노 바케타의 지도 아래 5개월간 집중 훈련을 받은 피트는 최고 시속 290km까지 차량을 주행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브래드 피트는 "실제로 레이싱카에 탑승해보면 지금까지 경험했던 어떤 짜릿함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전율을 느낄 수 있다"며 "이러한 감각을 관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직접 차량에 탑승해 촬영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7차례 F1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한 루이스 해밀턴은 이번 작품의 공동제작자이자 '리얼리티 코치'로 참여해 레이싱 관련 장면 전반을 총괄했다. 선수와 코치진 간의 무선 통신, 긴박한 타이어 교체 장면, 치밀한 레이스 전략 등 모터스포츠의 세부적인 요소들이 사실적으로 구현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영화 〈F1 더 무비〉 속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6%2F19092_208104_2643.jpg&w=2560&q=75)
영화는 영국, 헝가리,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멕시코, 벨기에,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 실제 F1 경기장을 배경으로 촬영돼 현장감을 높였다. 제작진은 F1 주최 측의 협조를 얻어 실제 경기가 진행 중인 서킷의 포디움과 지휘 본부인 피트 월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현역 F1 스타들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막스 베르스타펜, 샤를 르클레르, 카를로스 사인츠 등 정상급 드라이버들과 F1의 최고경영자(CEO)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크리스천 호너와 토토 볼프 같은 유명 팀 감독들이 짧지만 카메오로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