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라이어티’에 의하면 루카스필름 CEO 캐슬린 케네디가 월트 디즈니 컴퍼니 CEO 밥 아이거의 명예 오스카상 수상을 위해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직접 설득해온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케네디는 최근 아카데미 이사회 일부 인사들에게 아이거를 올해 명예 오스카상 후보로 추천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해왔다고 한다. 이는 이 사안에 정통한 4명의 내부 관계자가 '버라이어티'에 제보한 것이다.
밥 아이거는 디즈니의 대규모 IP 인수(마블 스튜디오, 픽사, 루카스필름 등)와 막대한 흥행 수익 창출로 업계 내 영향력이 크지만, AMPAS 내부에서는 이번 로비가 '이해상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디즈니는 오스카 시상식의 오랜 방송 파트너인 ABC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아카데미와 ABC는 2028년 이후 중계권 연장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이사회 인사들은 케네디의 행동이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아카데미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명예 오스카상 후보를 두고 회원 간 로비가 이뤄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번 케네디의 행보는 평소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노골적이었다는 평가다. 한편, 아이거 본인은 케네디의 로비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직접 요청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케네디와 아이거 양측 모두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케네디의 이번 움직임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순수한 동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최근 루카스필름 내에서 케네디의 거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케네디는 2025년 계약 만료 후 프로듀서로 복귀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조기 퇴진설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명예 오스카상은 매년 11월 거버너스 어워즈에서 시상되며, 영화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과거 수상자로는 장 뤽 고다르, 로렌 바콜, 데이비드 린치, 멜 브룩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