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때문에 불면의 밤이 무척 깁니다. 자다가도 벌떡 깹니다.
낮에는 더워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릅니다. 힘도 빠지고요.
스트레스를 풀고, 기운을 충전시키기 위해 바캉스가 절실한 때입니다.
아직 바캉스를 가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영화제들을 추천해드릴까 합니다.
더위도 식히고, 영화도 보고.
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일시/8월 5일 금요일~8월 7일 일요일(2박 3일)
장소/강원도 정동진 정동초등학교
홈페이지/ http://www.jiff.kr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낭만이 있습니다.
별이 지면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야외 스크린에서 영화가 상영됩니다.
에디터가 가본 적이 있는데, 바닷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 정도였어요.
정동진독립영화제 스탭들이 좌석 근처에 쑥불을 피워놓아 모기에 뜯길 염려도 없답니다. 쑥불 향기는 웬만한 디퓨저는 저리 가라입니다.
올해 영화제는 8월 5일 금요일부터 8월 7일 일요일까지 2박 3일 동안 열립니다.
8월 5일 저녁 7시 반에 진행되는 개막 공연은 9와 숫자들이 책임집니다.
변영주, 이해영, 영혼의 콤비가 진행하는 개막식도 빼놓을 수 없을 거예요.
일단 눈에 띄는 상영작은 <필름 판소리, 춘향>입니다.
1961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성춘향>을 상영하면서 김태용 감독, 소리꾼 이소연, 음악감독 손성제가 함께 만든 공연(8월 5일 저녁 8시 반, 강릉 정동초등학교)이 열립니다.
이 밖에도 강석필 감독의 <소년, 달리다>, 김태용 감독(탕웨이의 그분이 맞습니다)의 <그녀의 전설>, 형슬우 감독의 <병구>, 문소리 감독의 <최고의 감독>, 민용근 감독의 <고양이춤> 등 23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 정동진 독립영화제를 즐기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낮에는 정동진 앞 바다에서 수영을 하세요.
물놀이로 허기진 배는 근처 중국집의 자장면으로 채우시면 됩니다. 영화제를 즐기셨다면 정동진독립영화제를 후원할 수 있는 방법(여기 클릭)도 있습니다.
자세한 상영작 정보와 시간표는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제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일시/8월 11일 목요일~8월 16일 화요일
장소/제천시 일원
홈페이지/http://jimff.org
영화와 음악 모두 좋아하는 관객들을 위한 영화제가 있습니다.
8월 11일부터 16일까지 6일 동안 열리는 제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입니다.
개막작 <바이올린 티처>(감독 세르지오 마차두)를 포함해
105편의 음악영화들이 청풍호반을 수놓을 예정입니다.
주말인 8월 13일 토요일 밤 8시 청풍호반무대에서 시네마 콘서트가 열립니다.
에픽하이, 루드페이퍼, 밀릭, 오프온오프, 펀치넬로의 공연도 있네요.
8월 14일 밤 8시 같은 장소에서 십센치, 정기고, 치즈의 무대도 기다리고 있고요.
이만하면 '락페'(락 페스티벌) 부럽지 않지요.
음악도, 영화도 좋지만, 제천에 있는 송계계곡도 들러보시길.
해발 1094m의 월악산 국립공원 자락에 있는 이 계곡은 풍치가 아름답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발이 얼얼할 겁니다.
백숙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한잔하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영화제 상영작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영화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면 됩니다.
2016 시네바캉스 서울 2016
일시/ 7월 28일 목요일~8월 28일 일요일
장소/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 http://www.cinematheque.seoul.kr
서울 밖으로 나가기 귀찮은 사람이 있을 거예요.
무덥지만, 시네필이라면 서울아트하우스의 시네바캉스 서울은 절대 놓칠 수가 없을 거예요.
시네바캉스 서울은 존 카펜터 특별전, 시네필의 바캉스, 야쿠티아에서 온 영화, 구로사와 기요시 특별전, 작가를 만나다 다섯 개 섹션을 야심 차게 준비했어요.
좀 길어질 것 같은데, 면면이 화려하니 좀 열거해보도록 할게요.
일단, 할리우드 B급 영화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보여줬던 존 카펜터 감독의 대표작 여섯 편은
<할로윈>, <크리스틴>, <안개>, <뉴욕 탈출>, <매드니스>, <화성의 유령들>입니다.
시네필의 바캉스는 마르셀 레르비에의 무성 영화 <비인간>,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차가운 물>, 자크 베케르의 <7월의 랑데뷰>, 로버트 알드리치의 공포영화 <허쉬 허쉬 스윗 샬롯>, 니콜라스 레이의 서부극 <자니 기타> 등 12편의 영화들이 포진해있어요.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입니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최신 영화 세 편도 있어요. 국내 개봉 예정인 <크리피>, 2015년작 <해안가로의 여행>, TV 드라마로 방영했던 작품을 다시 극장용으로 편집한 <속죄>를 상영합니다.
마지막 섹션은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문제를 제기했던 작품들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확장판, 정지우 감독의 <4등>,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 조성희 감독의 <탐정 홍길동> 그리고 정지우 감독의 2005년작 <사랑니>까지 총 다섯 편입니다.
상영이 끝난 뒤 감독과의 대화가 진행되니 예매 경쟁률이 치열하겠군요(아, <아가씨> 관객과의 대화는 두 번 진행됩니다. 8월 21일 5시 반 상영이 끝난 뒤에는 박찬욱 감독과 변영주 감독이, 8월 27일 6시 상영이 끝난 뒤에는 박찬욱 감독과 배우 김태리가 참석합니다).
자세한 시간표는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시네바캉스 서울 2016 기간에는 아예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출퇴근하셔야겠군요.
2016 한강이불영화제
일시/8월12일~8월14일
장소/한강 여의도공원
홈페이지/http://blog.naver.com/ebulmovie
이불 영화제의 '이불'이 잠 잘 때 덮는 이불인줄 몰랐네요.
이불영화제 홈페이지에 들어가 쭉 둘러보니
한강 여의도 공원 이벤트 광장(멀티플라자)에 마련된 멀티관과
여의도 한강 공원 민속놀이마당에 준비된 커플관에서
파자마 차림으로 이불을 덮고 누워서 영화를 보는 영화제네요.
영화제에 따르면, 누드는 곤란하다고 합니다. 쿨럭.
상영작은 배급사와 논의하고 있고,
상영작이 결정되는대로 영화제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와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공지한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엔 상영작이 크게 중요할 것 같진 않을 것 같아요.
주말에 집안에 있기보다는
가족, 커플과 함께 한강에 나와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수다도 떨고, 맥주도 한잔 하고, 영화도 보면
열대야를 물리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매 방법은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으니 참고하시길.
올여름 씨네바캉스와 함께 여름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펩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