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 운동장. 체육시간에 아이들이 피구를 하면서 편 나누기가 한창입니다. 편을 나누는 방식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반 아이들 중 한 명을 호명해서 데려가는 것이죠. 친구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한 소녀의 표정이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남은 사람이 거의 없는데 자신의 이름만 불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결국 소녀는 혼자 남게 됩니다.

소녀의 이름은 선(최수인).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반에서 왕따인 소녀입니다. 친구들의 따돌림으로 늘 혼자인 선은 방학식이 있던 날, 우연히 처음 전학 온 학생 지아(설혜인) 만나게 됩니다. 서로에 대해 아무런 편견 없이 만나게 된 선과 지아는 방학 내내 둘도 없이 가까운 사이가 되어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냅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개학을 하자 지아의 태도가 돌변합니다. 달라진 거라곤 지아가 다니는 학원에 평소 선을 따돌리던 보라(이서연)가 다닌다는 사실뿐인데요. 혹시 보라가 지아에게 선에 대한 안 좋은 얘기를 한 걸까요? 이유를 알지 못하는 선은 지아 주위를 맴돌고, 지아는 그런 선을 부담스러워하며 외면하기 시작합니다. 둘도 없는 친구였던 두 사람은 점점 불편한 사이가 되어 멀어져 갑니다.

영화 <우리들>은 우리가 한 번쯤 학교에서 겪었을만한 감정들을 그려냅니다. 이유 없이 따돌림을 받던 친구를 지켜보던 기억, 혹은 아무런 이유 없이 내가 따돌림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졌던 기억.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감정들 때문에 영화 속 지아는 선을 멀리했는지 모릅니다. 지아야말로 그런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던 소녀였으니까요. 서로를 믿기 때문에 가장 내밀한 이야기까지 나눴던 소녀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내는 행동을 서슴지 않습니다. 약자가 약자에게 주는 상처는 더없이 쓰고 아프기만 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현명한 답을 갖고 있는 사람은 선의 어린 동생 윤입니다. 매일 친구와 싸우고 상처를 입고 들어오는 동생의 모습을 보는 게 속상한 선은 얘기합니다. 맞지만 말고 너도 때리라고. 한 대 맞으면 한 대 때리고, 두 대 맞으면 두 대 때리라고 말이죠. 그런데 동생은 친구에게 맞으면서도 매일 그 친구와 재밌게 놀다 들어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선은 묻습니다. "너 바보야? 놀면 어떡해? 다시 때렸어야지!" 동생은 말합니다. "그럼 언제 놀아?"

영화는 <우리들>은 관계 맺기에 서툰 아이들을 통해 관계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비단 이 문제는 아이들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어른이 되어도 우린 비슷한 어려움을 갖고 여전히 서로에게 서툴기 때문이죠.

우리들

감독 윤가은

출연 최수인, 설혜인, 이서연, 강민준

개봉 2015 대한민국

상세보기

영화 속 메뉴 따라 하기

지아가 김밥이 먹고 싶다고 하자 선은 엄마한테 김밥을 싸달라고 조릅니다. 온갖 애교로 엄마를 녹이면서요.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지아는 괜히 부럽고 샘이 납니다. 지아의 부모님은 지아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이혼하신 터라 엄마와 다정한 시간을 보낸 기억이 별로 없거든요. 결국 심술이 난 지아는 선의 엄마가 만들어 주신 김밥을 먹지 않습니다. 심지어 현장학습을 가서 둘이 싸우다가 김밥이 바닥에 쏟아지는 일까지 벌어지죠.

요즘은 김밥 전문점이 흔해져서 자주 먹는 음식이 됐지만, 여전히 김밥은 소풍날 엄마가 싸주신 김밥이 제일 맛있는 김밥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영화 속 두 소녀는 김밥을 두고 다투는 일이 많았지만, 언젠가 두 사람도 맛있게 김밥을 나눠 먹길 바라며!


참치 김밥

재료
김밥용 김 6, 3공기, 당근 1, 오이 1, 맛살 3, 우엉 6, 참치 캔 1, 마요네즈 2 큰 술, 설탕 1 작은 술, 단무지 6, 깻잎 12장 참기름, 소금, 통깨

만드는 법
1. 당근은 껍질을 벗긴 뒤 채 썬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약간 두른 뒤, 소금을 뿌려 굽는다.
2. 오이는 돌려 깎기 한 뒤 채 썰어 준비하고, 맛살은 길게 찢어 준비한다.
3. 참치 캔은 뚜껑을 딴 뒤 체에 밭쳐 기름을 빼고, 마요네즈와 설탕을 섞어 준비한다.
4. 밥에 따뜻할 때 소금을 섞어서 간한 뒤, 김밥용 김을 펴고 밥을 펴서 깐다. (이때 끝을 2cm 정도 남겨놓고 밥을 펼쳐야 김밥을 말 때 재료가 밀리지 않는다.)
5. 밥 위에 깻잎 2장을 얹고 3의 참치를 얹은 뒤, 다른 재료들을 길게 얹어서 꼭꼭 눌러가며 돌돌 만다.
6. 김밥 겉면에 참기름을 바르고 통깨를 뿌려 완성한다.


파란달 / 요리 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