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연말을 코 앞에 둔 시점, <타임>이 2018년 최고의 영화 열 편을 추렸다. 북미 개봉된 작품 기준이기 때문에 국내 관객들에게서도 반응이 좋았던 작품이 있는 반면,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못한 작품들도 있다. 개봉 소식이 요원한 작품들은 훗날 관람할 VOD 리스트에 적어두고 곧 개봉을 앞둔 영화들은 고대해보자. (원문 링크)


10위
<패딩턴 2>
Paddington 2

사랑스러운 말썽 곰 <패딩턴>의 속편 <패딩턴 2>가 당당히 10위권에 올랐다. 페루에서 새 가족을 찾아 영국으로 왔던 전편의 패딩턴은 두 번째 시리즈에서 런던 3년 차 알바 마스터로 거듭났다. 루시 숙모의 100번 째 생일선물로 비밀의 팝업북을 사려던 패딩턴은 억울한 도둑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고 마는데. 급기야 탈옥을 감행한 말썽쟁이 곰 패딩턴의 진범을 찾기 위한 추격이 시작된다.

<TIME>억울하게 감옥을 간 패딩턴은 이 곳에서 놀라운 마멀레이드 샌드위치 요리법으로 수감자들을 기쁘게 한다. 무서운 요리사 너클스 마저 인정한 실력! <패딩턴 2>는 분명히 전편보다 훨씬 더 즐거워졌다. 이 영화만의 활기찬 매력이 충만한 행복으로 곧장 이끌어 줄 것이다.

Release2018. 02. 08 개봉

패딩턴 2

감독 폴 킹

출연 벤 위쇼, 휴 그랜트, 샐리 호킨스, 휴 보네빌, 사무엘 조슬린, 매들린 해리스, 줄리 월터스

개봉 20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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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절찬리에 상영중인 <보헤미안 랩소디>의 열기는 연말까지 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설적인 밴드 퀸(QUEEN)의 일대기가 극영화로 탄생했다. 정확히는 퀸의 상징적 존재이자 리드 싱어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을 한 편의 영화에 담았다. 퀸의 대표곡에서 이름을 딴 <보헤미안 랩소디>는 프레디의 음악 열정을 비롯해 그의 성정체성과 사랑, 불화와 죽음까지 다채롭게 담아냈다.
 
<TIME>본지가 선정한 올해의 연기 10’에서도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은 6위에 올랐다. 모두가 오래도록 기다린 <보헤미안 랩소디>는 감독의 해고와 교체 사건으로 잡음을 빚어 우려를 샀지만, 결국 라미 말렉의 연기는 그간의 기다림을 씻어줬다. 그의 음악과 사랑을 아우르며 삶의 의미를 다채롭게 담아낸 <보헤미안 랩소디>는 하나의 메시지에 집중한 영화와는 다른 풍요로운 에너지를 가졌다.

Release2018. 10. 31 개봉

보헤미안 랩소디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루시 보인턴, 귈림 리, 벤 하디, 조셉 마젤로

개봉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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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If Beale Street Could Talk

지난해 사상 초유의 오스카 작품상 번복사태를 기억하는가. 잠시 동안 영예를 만끽했던 <라라랜드>팀이 넘겨준 작품상의 주인. 바로 <문라이트>의 감독 베리 젠킨스가 발표한 신작이 8위를 차지했다.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는 할렘가를 배경으로 뱃속의 아이를 돌보며 인종차별에 맞서 남편의 결백을 증명하고자 하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유난히 극중 인물들의 아련한 눈빛이 인상적이던 베리 젠킨스의 장기가 이번 신작에도 유감없이 담겨있다.
 
<TIME>제임스 볼드윈의 소설을 훌륭히 각색한 베리 젠킨스의 영화는 부모가 될 준비를 하는 젊은 연인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들은 억울한 혐의를 입고 떨어져 지내게 된다. 영화는 여러 가지 측면을 담고 있는데 하나는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 다른 하나는 범죄와 정의의 어긋난 시스템을 고발하는 영화라는 점이다. 이들 삶의 명과 암을 통해 부부의 헌신이 드러난다.

Release미개봉. 개봉 예감.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감독 배리 젠킨스

출연 데이브 프랭코, 핀 위트록, 레지나 킹, 스테판 제임스, 디에고 루나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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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스타 이즈 본>
A Star Is Born

놀라운 재능을 가졌지만 외모에 자신이 없는 무명가수 앨리(레이디 가가). 그녀는 우연히 톱스타 잭슨(브래들리 쿠퍼)의 눈에 띄어 최고의 스타로 거듭난다. 앨리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승승장구할 때, 되려 잭슨은 어린 시절의 상처와 예술가적 고뇌로 무너져간다. <스타 이즈 본>은 브래들리 쿠퍼에게는 연출가로서 합격점을, 레이디 가가에게는 배우로서 합격점을 선사한 작품이 됐다. 극적인 드라마는 라이브로 펼쳐지는 두 사람의 노래를 만나 더욱 에너지를 얻는다.
 
<TIME>이미 여러 번 리메이크된 영화의 가장 최근 버전. 쿠퍼 감독은 어쩌면 현 시대를 위해 낡은 이야기를 가져와 다시 상상했는지도 모른다. 그 결과는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신선함을 겸비한 멜로 드라마의 희열을 가져왔다.

Release2018. 10. 09 개봉.

스타 이즈 본

감독 브래들리 쿠퍼

출연 브래들리 쿠퍼, 레이디 가가

개봉 20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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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캔 유 에버 포기브 미?>
Can You Ever Forgive Me?

코믹연기의 여왕 멜리사 맥카시가 <캔 유 에버 포기브 미?>로 돌아왔다. 전도유망한 감독 마리엘 헬러가 연출한 이 영화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리 이스라엘의 코미디 전기 영화다. 리 이스라엘은 유명 인사의 전기를 써서 이름을 알렸지만, 점차 생계유지가 힘들어졌다. 그녀가 선택한 생존법은 세상을 떠난 유명인의 편지를 위조해 파는 것. 이 실존인물은 이와 같은 범죄 사실을 고백한 회고록으로도 수익을 창출했다. 아쉽게도 국내 개봉은 쉽지 않아 보인다.
 
<TIME>멜리사 맥카시도 이 작품으로 올해의 연기 10’에서 무려 5위에 등극했다. 마리엘 헬러는 외로움, 껄끄러운 우정, 작가의 위기 등의 소재를 아우른 훌륭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 영화는 예상을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위기에 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한다.

Release미개봉.

캔 유 에버 포기브 미?

감독 마리엘 헬러

출연 멜리사 맥카시, 리차드 E. 그랜트, 줄리 앤 엠메리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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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더 페이버릿>
The Favourite

<더 랍스터>, <킬링 디어>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신작으로 찾아온다. 이번 영화에 엠마 스톤이 참여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배경은 18세기 초 프랑스와 전쟁 중인 영국, 허약한 여왕 앤(올리비아 콜먼)과 그녀의 절친 사라(레이첼 와이즈)가 있다. 앤 여왕의 건강 문제와 변덕스러운 기질 때문에 통치는 거의 사라가 하고 있다. 새로 온 하인 아비가일(엠마 스톤)이 사라의 예쁨을 독차지하게 되고, 그녀는 신분 상승을 꿈꾼다.
 
<TIME>앤 여왕을 연기한 올리비아 콜먼은 올해의 연기 7위에 꼽혔다. 영국 앤 여왕의 인생에 대한 란티모스의 재해석은 때때로 코미디가 되고, 다채로운 드라마가 되기도 한다. 이 블랙코미디 영화엔 거짓된 충성심이 부서졌다가 다시 재조립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 영화는 시큼함과, 부드러움과, 달콤함의 어디쯤에 도달하는 감동을 안겨준다.

Release2019년 개봉 예정.

더 페이버릿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레이첼 와이즈, 엠마 스톤, 올리비아 콜맨, 니콜라스 홀트, 마크 게티스

개봉 20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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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에이스 그레이드>
Eighth Grade

최근 <빅 식>으로 스크린을 찾은 배우 보 번햄이 <에이스 그레이드>를 연출했다. <문라이트>,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을 배출한 독립영화사 A24의 작품이다. 영화는 10대 소녀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겪는 서투름, 분노, 자기 혐오 등의 감정을 조명한다. SNS상에선 화려하게 자신을 포장하려 애쓰면서 정작 어두운 면과의 괴리를 겪는다. <에이스 그레이드>는 바로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해낸다.
 
<TIME>엘시 피셔는 주인공 소녀로 등장해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다. 이 연약한 나이의 그녀에게 어떤 끔찍한 일이, 정신적 충격이 있을까? 하지만 8학년의 나이에 겪는 재난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이 사랑스러운 여성은 인생에서 가장 자기 파괴적인 단계 중 하나를 겪고 있을 뿐이다. 번햄의 연출 데뷔작 <에이스 그레이드>는 통찰력 넘치는 동시에 애정 어린 시선이 담겼지만 감상적인 접근은 없는, 균형 잡힌 영화다.

Release미개봉.

에이스 그레이드

감독 보 번햄

출연 엘시 피셔, 조쉬 해밀턴, 에밀리 로빈슨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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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퍼스트 리폼드>
First Reformed

<성난 황소> <택시 드라이버>의 각본가 폴 슈레이더 감독의 신작. 뉴욕의 한 교회목사 톨러(에단 호크)는 신도들의 고민들 매일 듣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지 못해 일기를 쓴다. 어느 날 젊은 신도 메리(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급진 환경주의자인 남편 마이클과 만나 주길 청하고, 마이클은 더 이상 지구에 아이를 태어나게 해선 안 된다 말한다.
 
<TIME>때때로 영화는 거울에 찍힌 지문처럼 성가신 이야기도 한다. 폴 슈레이더의 <퍼스트 리폼드>에서 에단 호크는 술독에 빠져 길을 잃고 방황하는 목사 역할로 올해 기록할만한 연기를 펼쳤다(올해의 연기 2). 정치, 종교, 지구온난화 등 우리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주로 논하기를 꺼리는 주제들이 슈레이더의 감식안에 깔려 있다. <퍼스트 리폼드>는 많은 고민이 엿보이는, 결과적으로 강력한 올해의 영화 중 한 편이다.

Release미개봉.

퍼스트 리폼드

감독 폴 슈레이더

출연 아만다 사이프리드, 에단 호크, 마이클 가스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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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원트 유 비 마이 네이버?>
Won't You Be My Neighbor?

<원트 유 비 마이 네이버?>는 로튼토마토 99%를 달성하며 입소문을 타 개봉관을 미국 전역으로 대폭 늘렸다. 30여 년간 미국에 방영된 어린이 프로그램 <미스터 로저스의 네이버후드>의 진행자 프레드 로저스의 다큐멘터리. 과거 이 방송을 보고 자란 어른들이 당시엔 몰랐던 뒷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열광했다.
 
<TIME>과거 TV 슈퍼스타에 관한 다큐멘터리인 <원트 유 비 마이 네이버?>는 친절과 포용이 앞으로 우리 세대에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 주장한 로저스의 주장을 들려준다.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무엇이 이 사랑스러운 남자를 감화시켰는지를 돌아본다. 2003년 이후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다는 건 슬프지만, 그가 우리 곁에 있었던 것은 분명한 행운이었다.

Release미개봉.

원트 유 비 마이 네이버?

감독 모건 네빌

출연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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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마>
Roma

<그래비티>, <칠드런 오브 맨>을 만든 알폰소 쿠아론의 신작 <로마>는 국내 개봉을 앞뒀다. 할리우드로 진출한 이후 다시 고향인 멕시코로 돌아와 자전적인 이야기를 펼쳤고, 이 영화는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 중산층 가족의 젊은 가정부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의 시선을 따라 흘러간다. 쿠아론을 키워낸 여성을 향한 깊은 애정과 함께, 1970년대 멕시코의 격랑 속에 주인공들이 겪는 가정 내 불화와 사회적인 억압을 재현한다.
 
<TIME>올해의 연기 1위의 주인공이 여기에 있다. <로마>의 가정부 역할을 한 얄리차 아파리시오. 알폰소 쿠아론은 아름다운 영화들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로마>는 그의 가장 매혹적이고도 감동적인 영화다. 열정과 온기로 그를 키워온 한 여성에 대해 바치는 쿠아론의 헌사나 마찬가지다. 매우 사적인 영화인 동시에 가장 보편적인 감정을 보듬는다. 그는 우리 스스로 라는 사람을 이룬 수많은 씨실과 날실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속삭임처럼 내밀하고, 포효하는 바다처럼 생명력 넘치는, 기억의 힘에 부치는 한 편의 시가 <로마>에 담겨 있다.

Release2018. 12. 12 개봉 예정.

로마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마리나 데 타비라, 얄리차 아파리시오

개봉 201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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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심미성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