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의 음악앨범
[1994 point] 라디오
1994년 가수 유열이 라디오 DJ를 처음 진행하던 날 만난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 좋은 감정을 지니고 있었지만 뜻하지 않게 헤어진 두 사람은 이후 긴 시간 동안 우연과 필연을 반복하며, 몇 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겪는다. PC 통신, 삐삐, 폴더폰까지. 미수와 현우가 각자의 위치에서 현실에 맞서는 동안 발전하는 추억의 아이템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그들의 첫 만남을 함께한 라디오 프로그램 '유열의 음악앨범'은 러닝타임 내내 변함없이 제 자리를 지킨다. <유열의 음악앨범>이 지닌 여운이 다른 로맨스 영화보다 유독 짙은 건, 인물들의 애틋한 사연 위로 시대를 관통하는 음악이 흐르기 때문. 핑클의 '영원한 사랑', 루시드 폴의 '오, 사랑', 국내 영화 최초로 OST에 삽입된 콜드플레이의 'Fix You'까지, 미수와 현우의 상황에 꼭 들어맞는 음악들은 라디오 사연의 맞춤형 신청곡 같다. 결말의 미수와 현우를 만든 크고 작은 사연들을 함께 보고 듣다 보면, 잘 짜인 구성의 '보이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본 듯한 느낌이 들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