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스 젠더’ 캐스팅은 누구의 아이디어였나.
= 제작자인 조엘 B. 마이클스와 리메이크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논의하던 중 나온 의견이었다. <애프터 웨딩>은 두 명의 남성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마이클스는 두 명의 여성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가는 게 훨씬 더 좋을 것이라 판단했고, 나 역시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여성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역할엔 한계가 있다. 그들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다행히도 현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크로스 젠더로 리메이크된다면 <애프터 더 웨딩>도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그렇다면 반대로, 리메이크 작품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고 싶었던, 원작의 결을 살려내고자 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 원작 속 날 것 그대로의 감성과 멜로드라마 플롯에서 우러나오는 거대한 울림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몇 가지 설정 변화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탐구하면서, 원작의 감정선에 충실하고 싶었다. 주인공들의 성별을 바꾸기로 결정했을 때 그것이 이야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생각한다.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결말을 얼마나 진실되게 전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