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수영을 잘하나.
=물을 워낙 좋아한다. (웃음) 사실 제대로 수영을 배운 것은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놀이로 배운 수영밖에 못 한다. 폼 나고 멋있는 수영이 아니라 그냥 놀려고 하는 수영 말이다. (웃음) 물에서 노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수중 촬영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대신 고소 공포증이 있다고 들었다. 높은 다이빙대 위에서의 연기 어렵지 않았나.
=그건 정말 무서웠다. 다이빙대 높이만 생각하면 안 된다. 수영장 수심까지 더하면 약 15m 정도의 높이가 된다. 다이빙대 위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면 수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수면이 구분되지 않으니 실감하는 높이는 수영장 바닥까지가 되는 거다. 입수 면을 확인 할 수 있게 촬영을 도와주는 선수들이 수면에 물방울을 튕겨줬다. 처음에는 다이빙대로 올라가는 계단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었는데 조금씩 나아지더라. 아주 기초 단계부터 다이빙 훈련을 했다. 처음은 수면과 같은 높이에서 뛰어내렸다. 점점 높이가 높아질 때마다 ‘그래 물이니까’ 이렇게 생각하며 나에게 최면을 걸었던 것 같다. 솔직히 아주 편하지는 않았지만 (웃음) 나중에는 10m 다이빙대 위에서 수다도 떨고 그랬다. 실제로 물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선수처럼 정말 깨끗하게. (웃음)
-훈련하며 촬영하며 힘든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이영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잘하는 선수였으니 힘들 수밖에 없었다. 영화에서 보여드려야 할 다이빙 장면들이 너무 많았다. 전부 다 뛰어내릴 수는 없었는데 욕심은 자꾸 늘고. 그래서 다이빙 시작 동작과 뛰어내리는 장면, 입수, 이 정도는 완벽하게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다이빙 회전 동작은 와이어를 통해서 완성했다. 정말 모든 것이 쉽지 않았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꾸 나 자신을 괴롭히게 되고 주어진 시간은 정해져 있어 나를 힘들게 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바로 이영의 마음이니까 이걸 온전히 느끼자고 다짐하며 훈련했던 것 같다. (웃음)
-좀 더 대중적이고 평범한 역할에 욕심이 있다는 말을 했었는데.
=평범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생활 연기 같은 것에 갈증이 있던 시기가 있었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진짜 같은 정말 다큐멘터리 같은, 상황도 연출도 없을 것 같은 자연스러운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 물론 <디바>처럼 예민하고 특별한 감정선이 주어진 작품들은 배우가 어떻게 표현해서 캐릭터를 만드냐에 따라 작품이 완전히 달라지니까 그런 것도 여전히 매력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