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래서 <랑종>은 <곡성>의 속편이 맞는 것인가?
그렇다면 <랑종>은 <곡성>의 속편인가. 우선 관객의 입장에서 <랑종>은 <곡성>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임엔 분명하다. 영화를 관람한 동료 기자의 말을 빌리자면, <랑종>은 <곡성>의 태국 버전이다.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은 당연하게도 <곡성>을 소환했다. 무당을 불러들이는 의식, 신내림의 운명을 거부하는 순간부터 얽히게 되는 비극 등 영화 곳곳이 <곡성>과 닮아있다. 특히나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이와 관련해, <랑종>은 <곡성>의 전사로 봐도 무방하며, 특히나 무당, 님(싸와니 우툼마)을 일광의 과거 모습이라 생각한다면 영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볼 수 있을 거라 덧붙였다. 이런 의견에 반해, 나홍진 감독은 <랑종>을 준비하면서 가장 경계했던 작품이 <곡성>이라 밝히기도 했다. <곡성>과 궤를 이루는 작품은 맞지만, <곡성>이 담아낸 그림들과 유사하게 보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 특히나 무속을 행하는, 의식을 치르는 장면들을 만들어갈 때면 <곡성>과 어떻게 차별화를 둘 것인지에 중점을 뒀다고. 그러니까 <랑종>은 소재와 서사, 캐릭터 간 관계의 유사성을 따진다면 <곡성>의 속편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대놓고' <곡성>의 속편을 표방한 작품은 아니라는 설명이 적절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