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시즌 3

넷플릭스 오리지널 하이틴 시리즈의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가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원제가 <섹스 에듀케이션>(Sex Education), 즉 성교육인 이 시리즈는 10대의 솔직한 성생활과 인종, 성적 지향의 다양성을 재치 있게 엮어 2019년 첫 시즌 공개 이래 넷플릭스 대표 인기 시리즈로 자리 잡았다.

오티스(에이사 버터필드)의 엄마 진 박사(질리언 앤더슨)는 성 상담사다. 그 덕에 오티스는 경험은 전무하지만 이론에는 빠삭하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동급생 메이브(엠마 맥키)는 오티스에게 상담소를 열자고 하고. 둘은 각각 수금과 상담을 맡아, 성과 관련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유료 비밀 상담소를 운영하기 시작한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는 남 일 같지 않은 무어데일 고등학교 학생들의 고민과 이들의 요란스러운 성장기를 그린다.

슈티 가트와, 에이사 버터필드

시즌 2의 끝에서 오티스는 드디어 메이브에게 음성 메시지로 사랑을 고백했지만. 이번엔 아이작(조지 로빈슨)이 메이브 몰래 메시지를 삭제해 다시 한번 둘을 어긋나게 했다. 애덤(코너 스윈들스)은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에릭(슈티 가트와)을 향한 솔직한 감정을 마침내 털어놓았고, 에릭은 그 마음을 받아들였다. 지난 6월 공개된 시즌 3의 첫 스틸 속, 회색빛 교복을 입고 있는 캐릭터들의 모습은 어떤 식으로든 기대를 더했다. 새 교장, 전학생, 새 교칙과 함께 돌아올 무어데일의 새 학기는 어떨까. 지난달, 오티스와 에릭을 연기한 에이사 버터필드, 슈티 가트와를 버추얼 인터뷰로 만나 새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친한 친구 둘의 수다에 참관하는 듯했던 이 날의 인터뷰는, 나중에는 두 배우의 셀프 인터뷰로 이어졌다. 트리비아가 넘치는 이들과의 대화를 독자에게 전한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시즌 3은 오는 9월 17일 넷플릭스에 공개된다.


세 번째 시즌이다. 그동안 팬들과 마주한 일이 많았을 텐데. 다짜고짜 “오, 섹스 에듀케이션!” 외치며 멈춰 세운 팬들도 꽤 있었다고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팬 모먼트가 있다면.

슈티 가트와 팬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한 일이지. 음… 팬분들도 두 시즌을 거치며 쇼의 타이틀과 이야기에 적응해온 것 같다.

에이사 버터필드 팬 모먼트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보안에 구멍이 생겨서 사람들이 세트에 나타난 적이 몇 번 있었다. 첫 번째 시즌의 수영장 신을 찍고 있을 때의 일이다. 남자 셋이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서 달려오더니 그대로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을 내보내기 위해 촬영을 20분 정도 중단해야 했다. 그분들이 우리가 어떤 쇼를 찍고 있는지 알았던 것 같지는 않다. 그저 개입하기를 바랐던 것 같다.

이번 시즌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건 무어데일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새 캐릭터가 몇 등장한다는 것 정도다. 시즌 3의 관전 포인트를 직접 짚어준다면.

버터필드 캐릭터들 모두 각자만의 여름 방학을 보내고 학교로 돌아왔다. 오티스는 콧수염을 달고 나타난다. 매력도 한 겹 더 얻었다. 데이트도 한다. 데이트 상대가 누군지 알면 모두 놀랄 거다. 그녀가 오티스에게 영향을 좀 주는데. 그게 겉으로 드러난다. 특히, 그녀만의 ‘밝은 색상’을 오티스에게 옮기지. 오티스는 이번 학기를 재밌게 보냈고 나도 올해도 즐겁게 촬영했다.

에릭은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캐릭터 중 가장 꾸밈없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다. 익살스러운 장면이 특히 많은데. 찍으면서 웃음을 터뜨렸던 적은 없나.

가트와 에이사와 함께한 모든 장면. 웃느라 힘들었다. 촬영하면서 우리가 직접 짠 대사를 종종 얹곤 했다.

버터필드 그리고 우리가 짠 대로 가게 되지 결국엔. (웃음)

가트와 맞아. 우리가 쓴 우리만의 대사대로 하게 된다. 그건 그렇고 웃음이 터졌던 적이라… 에이사랑 찍은 장면들 말고는 당장 생각이 안 난다. 사실 이외의 장면에서는 그렇게 많이 웃음을 터뜨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가 제일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에이사와 코너가 웃긴 상황을 더 못 견딘다.

버터필드 믿을 수 없군. (웃음)

가트와 에이. 맞잖아. (웃음)

버터필드 맞다. 우리는 촬영하면서 서로를 흉내 내곤 하는데. 그게 끔찍이 웃기다. 혹시 오후 6시 같이 늦은 시간에 그날 촬영을 시작하게 됐다? 행운을 빌 뿐이다.

가트와 (웃느라) 하루 안에 (촬영이) 안 끝날 거거든. 잘 해보라지.

NG 영상에서 가트와 당신이, 시즌 2의 명대사(?) “더러운 놈아!”(You detty pig!)를 발음하는 데 유독 애먹는 걸 봤다. 이번 시즌에도 의외로 표현하기 까다로웠던 디렉션이나 장면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버터필드 연기하기 까다로운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는데. 올해 감정적인 면에서 어려웠던 장면이 몇 있었다. 병원에서 찍은 장면이 그랬다. 안 웃고는 못 배겨서 힘들었던 장면도 있었다. 이번 시즌에 오티스 커플과 에릭 커플의 볼링장 더블데이트 장면이 있는데. 서로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터져서 손에 고개를 박고 마음을 다스렸던 기억이 있다.

가트와 조회 장면 찍는 게 힘들었다.

버터필드 동감한다.

가트와 조회 장면을 찍는 날이면 하루가 정~말 길다. 온 학교가, 전교생이 한 공간에 있고. 모든 이들의 모든 리액션을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아야 하니까. 그러고는 강단으로 카메라를 돌려야 하고, 다시 학생들 쪽으로 또 돌려야 하고… 하이 앵글로 위에서도 찍어야 하고 아래서도 찍어야 하고… 오 마이 갓. 종일 한 공간에 있어서 덥기도 덥다. 조회 날은 내 이름이 뭔지도 까먹을 정도로 어지러움을 느끼며 세트를 나서게 된다. 그래서 매 조회 신이 가장 까다로웠던 것 같다. 말 그대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촬영장에 간다. 캘린더를 확인하고, ‘좋아. 이번 주는 조회의 주군’ 마음을 다잡고 스트레칭을 한다.

버터필드 모두들 몸을 풀지.

가트와 몸을 풀며 워밍업한다. 모두 쉽지 않은 날이 되리란 걸 알거든. 물도 챙겨오고.

버터필드 담배도 챙겨오고.

가트와 담배 파티지.

그 볼링장 더블데이트 장면에서 알게 된 재밌는 사실이 있다. 겉보기에 축구 경기만 볼 것 같은 애덤이 <카다시안 패밀리>의 애청자라는 게 드러나는데. 혹시 당신들에게도 이런 쇼가 있나. 숨어 보는 길티 플레저 쇼.

버터필드 있어도 말 못 하지. (웃음)

가트와 있다. 있다. <러브 아일랜드> <투 핫!>.

버터필드 진짜? 맙소사. (웃음x10)

가트와 사실 더 있다. 또… 아, 말 안해야겠다. 라이벌 스트리밍 서비스 프로그램이라. (웃음)<러브아일랜드> <투핫!>, 끝. 해 버려야겠다. <밥스 버거스> <부통령이 필요해>도 좋아한다. 이 네 개가 내 최애다.

버터필드는.

버터필드 길티 플레저라. 최근에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1을 다 봤다. 너무 끔찍하면서도 너무 흥미진진하다. 터무니없다. 무슨 탈옥하는 데에만 20여 에피소드를 쓰나. 그리고 바로 시즌 2에서 다시 다른 감옥에 잡혀들어가고 또 탈출을 감행하지. 그렇게 다섯 시즌을 한다. (웃음)

가트와 (웃음x10)

버터필드 일단, 어떻게 그걸 써내지? 그 모든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는지, 신기하다. 격리 기간을 <프리즌브레이크>를보며 보냈다.

지난 시즌에서 오티스는 인터넷 검색으로 일명 시계 기법이라는 말도 안되는 핑거링법을 터득했다. 당신들이 구글이나 유튜브에 검색해본 것 중 가장 이상했던 키워드는.

버터필드 많았다. 최근 걸로 생각해보겠다. 직접 검색한 건 아닌데… 유튜브만 들어가면 이상한 옆길로 새게 된다.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영상들을 보다가 한 채널을 발견했다. 광산 탐험 채널인데. 영상에서 유튜버들이 웬 오래된 광산을 아주 신나게 돌아다닌다. 그렇게까지 들뜬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광산 선반 같은 데서 못해도 1900년대에 묻혔을 것 같은 티스푼을 발견하고 엄청 좋아한다. 보고 누가 “야 제이슨! 여기 와서 이것 좀 봐봐!” 소리치면 그 제이슨이란 사람이 광산을 가로질러 뛰어오고. 꽤 재밌더라. 말 그대로 잠깐 이상한 유튜브 광산 구덩이에 빠졌었지. (웃음)

가트와 나도 유튜브 알고리즘에 자주 엮인다. 어느새 내가 브리트니 스피어스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더라. 얼마 전엔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봤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속 10대들은 놀랍도록 현명하다. 마지막으로, 쇼를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가트와 이번 시즌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부끄러움과 관련있다. 10대가 그들의 부끄러움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대한 것이다. 이 점에서 릴리(타냐 레이놀즈)의 스토리 라인이 정말 멋있다. 릴리가 자기 회의를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의심받아야 했던 건 너무 가슴 아팠지만. 결국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자신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 서사가 아름답다. 릴리부터, 에릭, 쇼의 모든 캐릭터들은 다들 용감하다. 이들을 통해 ‘더 용감해져도 돼’라는 메시지를 얻었다. 에릭에게서는, 일이 잘 안 풀리는 날을 만나더라도 ‘그래, 안 풀리는 날도 있는 거지 뭐. 괜찮아’ 하고 받아들이는 마인드를 배우기도 했다.

버터필드 (♬♬♬)

가트와 에이사는 어땠나. 잠시만. 방금 허밍한 거야?

버터필드 맞다. 맞는데. 별거 아니다. (민망) (웃음x10)

가트와 포켓몬 노래 흥얼거린 건가. (웃음x10) (버터필드는 유명한 게임, 애니메이션 광이다.)

버터필드 아니야~ 포켓몬 노래가 아니다. 우쿨렐레로 배운 노래다. (웃음)

우쿨렐레?

버터필드 미안하다. (웃음) 좋아, 어떤곡을흥얼거렸던건지말해보겠다. 슈티답변을듣고있다가아주잠깐딴생각을해버렸다.

가트와 너 우쿨렐레 연주하는지 몰랐네? 언제 배웠나.

버터필드 형이 하나 갖고 있어서 가끔 쥐어 들고 코드 몇 개 배운 정도다. 꽤 쉽다. 그냥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는 가장 쉬운 악기 중 하나지. 흥얼거리던 곡은 ‘Somewhere Over The Rainbow’다. 왜냐면! 이 곡을 진짜 잘 소화한 사람이 있거든. 질문과는 관련 없는데… 찾아 들려주겠다. (휴대폰으로 찾아서 들려줬다.) (웃음) 이거다. 뮤지션 이름이 이스라엘 카마카위올레다. 이게 바로 내가 부르던 곡이다. 어쨌든, 잊어 달라. 이건 중요하지 않다. 질문이 뭐였더라.

쇼에 함께하며 무얼 배웠는지 물었지. (웃음)

버터필드 와우. 맞다. 배운 점. 우쿨렐레를 배웠다. (웃음) 농담이고. 일단 모두에게 감사하다. 일반적인 얘기긴 한데.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는 캐릭터들 각각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의문을 품고 자신의 정체성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여기서 세상 똑같은 사람은 없다는 걸 말하지. 다 제 갈 길이 있는 거다. 누군가는 돌림길을 타고, 누군 언덕을 오르고, 누군 산 비탈길을 미끄러져 내려가고…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이런 점을 배웠다. 이해하리라 믿는다. (웃음)


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사진 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