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여름!>은 <7월 이야기>(2017), <보물섬>(2018) 등 극영화/다큐멘터리를 두루 작업해오면서 당대 가장 출중한 프랑스 감독으로 성장한 기욤 브락(Guillaume Brac)의 최신작이다. 파리에 사는 흑인 청년 펠릭스(에릭 난추앙)가 행복한 하룻밤을 보내고 헤어진 알마(아스마 메사우덴)를 만나기 위해 친구 셰리프(살리프 시세), 카풀을 통해 만난 에두아르(에두아르 쉴피스)와 함께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며칠을 그린다.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들이 한 프레임 안에 자리하고, 몸과 마음이 멀어지고 다시 가까워지는 과정을 이렇다 할 사건이나 현란한 화면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담아내는 귀하디귀한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다함께 여름!>의 개봉을 맞아 한국을 찾아 서울과 부산에서 관객들을 대면하는 시간을 보낸 기욤 브락 감독을 만났다.

**** 영화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으니

<다함께 여름!>을 본 후에 읽어주시길!!!


기욤 브락 감독

요즘 시국에 어렵게 한국에 방문해 여러 GV 스케줄을 소화하며 많은 관객들과 만났다. 구태여 한국까지 찾아와 관객과 만나는 태도가 사람들의 만남을 중시하는 당신의 영화와 똑 닮았다. 한국 관객들을 만난 이야기를 들려달라.

GV에서 질문받았을 때 한국 관객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는 걸 느꼈다. 프랑스에선 씨네필이 보통 나이대가 좀 높은데 한국은 이런 영화에 관심을 갖는 관객 연령이 낮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싸인을 받았던 어떤 관객이 영화를 보고 떠오른 음악을 담았다며 USB와 팬레터를 주셔서 큰 감동을 받기도 했다. <다함께 여름!>이 개봉한 작년에 GV도 줌을 통해서만 해야 하고, 실제로 마주하는 만남을 갖지 못해서 매우 안타까웠다. 이렇게 한국까지 와서 영화를 소개하고 관객을 만나는 건 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다. 마스크 때문에 관객들의 얼굴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GV 현장

서울과 부산에서 받은 인상은?

장소를 찍을 때 그곳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공간 자체를 내 안에 흡수하는데, 한국에 도착해 격리기간을 거쳐야 해서 실질적으로 공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차를 타고 이동해 여유롭게 거리를 거닐 수가 없어 두 도시에 대한 인상을 말씀드리기 어렵다. 부산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오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 바다에서 수영을 해서 바다에서 바라보는 부산의 느낌이 강렬히 남아 있다. 어제 수영할 때만 해도 여름 날씨였는데, 오늘(10월 16일) 갑자기 추워져서 “어제가 한국의 마지막 여름이었구나” 생각하니 수영한 기억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다함께 여름!> 포스터

<다함께 여름!>은 어떻게 착수하게 되었나?

프랑스 국립고등 연극학교 측에서 연기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출연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한 기수에 30명 정도가 있는데 그들을 하나하나 만나 그중 10명 정도를 추려 <다함께 여름!>에 캐스팅했다. 배우들에게 나를 처음 만나고 싶은 장소를 직접 고르라고 해 거기서 몇 시간 동안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알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첫 영화 출연이긴 해도 워낙 들어가기 힘든 학교의 학생들이라 재능이 출중했다. 그들의 데뷔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에두아르, 펠릭스, 셰리프

줄거리 정도의 틀만 정해둔 채 그때그때 배우들과의 대화나 촬영현장 상황에 따라 살을 붙여나간다고 언급한 걸 봤다. 현장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은 가운데, 절대 타협하지 않은 방침 같은 게 있다면.

셰리프와 펠릭스가 함께 모험을 떠난다, 카풀을 통해 만나는 친구는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여름에 진행된다, 가볍고 코미디적인 요소가 있다,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더라도 무겁지 않게 한다, 정도의 기본적인 원칙을 뒀다. 학생들이 성격도 감수성도 사회적 출신도 저마다 다른 게 흥미로워서 그들이 만났을 때 생기는 갈등과 그걸 극복하는 걸 그려보자는 목표가 있었다.

<필로>와의 인터뷰에서 “배우들에게 즉흥연기를 허락할 때에도 단어 선택만큼은 집요하게 요구한다. 한 단어를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신이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함께 여름!>을 촬영할 당시의 사례로 설명해달라.

나도 청소년기에 수줍음이 많고 표현에 서툴러서 감정 자체가 강렬할 때 적절한 단어를 찾기가 힘들었다. 자주 비교 받는 에릭 로메르에 비해 내 영화의 대사가 조금 더 즉흥적이긴 해도, 어떤 단어는 일상의 평범한 것인데 배우가 툭 던졌을 때 내가 머릿속에 의도한 그림과 굉장히 다를 때가 있다. 2년 전에 촬영한 작품이라 구체적인 예를 들 수 없지만, 걸리는 단어가 있으면 내가 의도했던 느낌을 주는 단어로 고쳤다. <다함께 여름!>에서는 느끼는 것과 말하는 것 간의 오해가 빚어지고, 그 오해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 단어 선택이 보다 중요했다. 프로 배우들과 작업하다 보면 그들이 완벽에 가깝게 언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그들의 성격을 파악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난 어리숙한 표현이나, 자기가 느끼는 것에 대해 적절한 단어를 못 찾아낸 채로 표현하는 방식을 보면서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편이다. 그래서 너무 쉽게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과는 오히려 일하기가 어렵다.

드롬 디의 풍경

프랑스 남부 드롬(Drôme)의 디(Die) 마을에서 촬영했다. 구글 맵으로 검색해보니 파리 기준 차로 7시간 걸리는 지방이더라. 로케이션을 찾다가 발견한 건가, 이미 알고 있던 곳을 택한 것인가.

실제로 그만큼 떨어져 있다. 그 시간 정도의 거리가 필요했다. 파리의 펠릭스가 드롬의 알마를 찾아 떠나는 건 과감한 결심이고 그 자체로 로맨틱한 제스처다. 하지만 펠릭스가 알마에게 거절당한 후 파리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데라면 내가 착각했구나 하고 돌아올 수 있는데, 7시간 거리라 당장 돌아가기 힘드니 우선 머물러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난 특별한 일을 겪었거나 특별한 관계를 맺었던 경험이 있어야만 영화에서 그 장소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다. <다함께 여름!> 찍기 1년 전 여름휴가 때, 디 바로 옆 마을에 사는 친한 친구들에게 초대받았다. 그곳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던 중 내가 아빠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강가에서 영화를 찍는다면 이 지역에서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디 마을은 영화를 찍다가 발견했는데 강, 캠핑장, 레스토랑, 수영장 등 모든 것들이 <다함께 여름!>에 사용하기에 적절하게 구성돼 있어서 선택했다. 아, 영화에 나오는 아기 니나가 바로 내 딸이다. 진짜 이름은 이리나!

펠릭스와 니나

<다함께 여름!>을 처음 볼 땐 여느 바캉스 영화처럼 가볍고 즐겁게만 관람했다. 그런데 다시 보면서는 상당한 피로를 느꼈다. 일단 알마의 마을에 도착하면 거의 모든 신이 거듭될 때마다 인물들의 관계가 변하는데, 그걸 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영화를 두 번 보면서 전혀 다른 인상을 받았다는 말, 아주 반갑다. 코미디고, 햇볕이 예쁘고, 휴가철에 펼쳐지는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 흔히 “착한 영화”라고 말하는데, 사실 그게 칭찬으로만 들리진 않는다. 인물들이 서로 마음을 열기까지의 긴장이나 갈등, 상처를 주는 말들로 인한 오해가 있다. 펠릭스는 사랑을 찾아 떠났지만 결국 외로움을 느끼고, 셰리프는 수줍고 여자와 거리를 두는 사춘기 소년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고, 어린 아이를 키우는 헬레나는 남편과의 관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모든 인물들이 상처를 보듬고 이해하기 전까지의 과정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단순히 태양이 찬란한 휴가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쓸쓸하고 고통스러운 청년들의 모습이 있다. 모든 좋은 코미디 영화가 그렇듯, 표면적으론 밝지만 그 이면을 걷어내면 어둡고 쓸쓸한 이야기들이 녹아 있다. 한편 <다함께 여름!>에 약간 멜랑콜리한 면이 있어도, 관객들에게 무겁게만 이야기를 들려주면 예의가 아니라는 의무감이 있어 즐겁고 기쁜 분위기 속에서 어둠을 간직한 사람들을 그려내려고 애썼다.

펠릭스와 알마

하룻밤을 보낸 알마가 사는 동네에 불쑥 찾아가고, 정체를 속인 채 카풀을 해놓고 에두아르를 제멋대로 부리는 것 같은 펠릭스의 태도가 불편했다. 펠릭스로 인한 부정적인 기운을 씻어내는 건 셰리프의 무해함이다.

펠릭스와 셰리프 간의 대비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재미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한다. 셰리프는 다정하고 부드러운 데 반해, 거친 태도의 펠릭스는 딱 봐선 마음에 들지 않는 캐릭터다. 한번은 펠릭스를 연기한 에릭이 펠릭스가 너무 비호감 캐릭터라 관객들이 다 셰리프만 좋아할 것 같다며 꺼려하길래, “축구를 보면 거친 역할의 미드필더가 잘해줘야 공격수가 골을 넣는다, 너희는 같은 팀이다” 하면서 설득했다. 그런 대비감이 없다면 영화가 균형점을 못 찾았을 것 같다. 자신감이 넘치고 오만한 친구를 보면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다. 펠릭스가 알마를 쉽게 꼬셔 하룻밤을 보내고 그 여자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착각에 빠져서 무턱대고 그 먼 데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비호감이라고 생각하다가도, 결국 다 오해였고 계획을 하나씩 망쳐가는 인간적인 모습의 펠릭스를 보면서 오히려 관객은 이 루저에게 마음을 열 수 있는 게 자연의 법칙 같다. 펠릭스도 결국 마음을 여는 따스한 인물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셰리프는 영화에서 유일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인물이고, 패션도 외국 문화를 레퍼런스 삼은 것들이다. 그게 그의 무해한 성격과 닿아 있다고 봐도 될까.

그렇게 구체적으로 의도한 건 아니다. 셰리프 역의 살리프는 농구도 좋아하고, 스탠드업 코미디도 좋아하고, 미국드라마도 좋아하고, 특히 뉴욕을 아주 좋아해서 몇 달간 여행도 다닐 정도라 영어를 잘 구사했다. 촬영 전 대화 중에 알게 된 그런 요소를 녹여 셰리프를 구상했다. 반면 에릭은 미국에 한 번도 안 가봤다.

배우 이름과 캐릭터 이름이 일치하기도, 다르기도 하다. 세 주인공만 보자면, 에두아르만 실제 자기 이름을 쓰고 있다. 셋 중 에두아르에게만 즉흥연기를 덜 허용했다는 언급을 봤는데, 하필 본명을 쓴 에두아르의 연기만 특히 통제했다는 게 단순 우연 같지만은 않다.

리허설과 시나리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실제 학생들의 이름을 썼다. 다큐멘터리와 픽션 간의 경계가 모호한 상태인데, 그게 배우들 입장에선 혼란스러웠던 모양이다. 촬영 직전에 실제 이름으로 연기하는 게 껄끄러워서 이름을 바꾸고 싶다고 얘기했다. 시나리오 쓰고 촬영 준비하는 내내 그들의 본명을 썼기 때문에 꽤나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원하는 친구들은 이름을 바꾸되, 다만 발음이 비슷한 것으로 제안해달라고 했다. 에두아르는 제 캐릭터가 정말 에두아르처럼 느껴져서 이름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촬영 몇 주 전에 리허설을 하는데, 에두아르는 연기를 마음먹고 하거나 각 잡고 웃기려고 할 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에두아르가 에두아르일 때가 가장 재미있었다. 배우 또한 스스로 즉흥연기가 편하지 않다는 걸 인정해 시나리오에 쓰여 있는 그대로 연기하는 방향으로 갔다. 반면 셰리프와 펠릭스는 평소 말하고 재미있는 걸 찾아내는 게 굉장히 편한 친구들이라 즉흥연기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광대 공연을 보는 세 남자

세 남자가 디 마을을 기웃대다가 여자 광대가 공연 하는 걸 바라보는 신이 있다. 모두가 즐겁게 감상하는 걸 멀리서 찍긴 했지만, 펠릭스만이 사랑에 빠진 채로 바라보고 있다는 게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광대와 관련한 이야기는 더 이어지지 않아서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 마지막에 세이렌처럼 그녀가 나타날 때 전율이 일었다.

펠릭스가 첫 번째 사랑에서 실망하고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쏠랑 다른 여자를 꼬시러 가면 그야말로 정말 비호감이 되니 그를 무슨 사냥꾼마냥 그리지는 말자고 공동 작가와 상의했다. 남녀관계에 단순히 유혹만 있는 게 아니기에, 펠릭스가 다른 여자를 유혹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않는 변화를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그 광대배우 캐릭터에게 설레는 마음만 가진 채 더 이상 다가가게 하지 않았다. 세 청년 중에 펠릭스의 눈에서만 사랑이 감도는 걸 캐치해줘서 기쁘다. 사실 그 장면을 찍을 때, 펠릭스가 알마에게 너 보기 싫다는 전화를 받고 침울한 상태인데 길거리에서 어린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면서 연극을 보는 걸 관객이 직접 발견하길 원해서, 펠릭스가 이런 감정을 느끼니 당신이 보아라 라는 식으로 줌이나 컷을 일부러 쓰지 않았다.

엔딩 크레딧을 장식하는 노래 'Harlem River'. 영화 속에선 광대 배우가 물가에서 이 노래를 혼자 부른다.

계급에 대한 의식이 꾸준히 드러난다. 영화 초반 흑인인 펠릭스와 셰리프가 일하는 모습을 비추고, 에두아르가 집안이 부유하다는 게 은연 중에 드러날 때 <다함께 여름!>은 계급이라는 화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결말도 의미심장하다. 펠릭스와 셰리프가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만, 에두아르는 혼자서(영화 속 거의 모든 장면에 둘 이상의 인물이 등장한다) 거울을 닦고 있다.

제대로 봤다. 두 흑인 청년 셰리프와 펠릭스는 영화 초반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멀리 휴가를 떠날 만한 형편도 되지 않는데 그저 사랑에 눈이 멀어서 갑자기 여행을 떠나게 된다. 반면에 에두아르는 그들보다 부유층이라 경제적인 문제로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공동작가 카트린 파예와 이야기할 때도 에두아르한테 사랑의 만남이 필요한 걸까 싶었지만, 인물들의 사랑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와 지나치기도 하고, 에두아르에게 닫혀 있는 세계와 숨 막히게 과보호하는 어머니로부터 벗어나는 게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일을 하고 용돈을 스스로 벌면서 자존감을 지켜나가는 숏을 넣었다. 그래서 혼자서 창을 닦는 모습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 셰리프와 펠릭스에 비해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셰리프와 헬레나가 같이 누워 있는 마지막 신은 사랑의 기쁨은커녕 건조해 보이기까지 하다. 꾸준히 클로즈업을 배제해온 영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물의 얼굴을 가깝게, 번갈아 보여주는 신임에도 불구하고, 신에 감도는 정서가 무엇인지 직감하기 어렵다.

“건조하다”기보다 “수줍다” “심각성을 인지했다”로 보고 싶다. 전날 밤 서로에게 이끌려서 사랑을 나누긴 했지만, 다음날 다시 타인인 걸 깨닫는다. 특히 셰리프는 그런 경험이 전혀 없다 보니까 충격을 받은 상태다. 그는 영화에서 한번도 옷을 벗지 않아서 처음으로 맨몸을 드러내고 있어 그 수줍음이 더 크다. 게다가 옆방엔 아기가 있다. 아기가 있다는 건 보이지 않지만 아이 아빠가 있다는 거고, 결국 이들의 관계가 불륜이라는 거다. 그런 상황의 심각성,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멜랑콜리, 서로에 대한 배려 같은 것들이 묻어난다.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조차 금기시되는 요즘이라 <다함께 여름!> 속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청춘들의 모습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개인의 '거리'가 앞으로 당신 영화에 영향을 미치게 될까?

코로나 시기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나에겐 너무나 큰 장애다. 굳이 이런 상황에 영향받아서 영화에 반영시키고 싶지 않다. 내가 영화에서 사람들 간의 만남과 우연을 추구한다면, 코로나 시대의 거리두기는 그 반대를 실천해야 하는 것이니까. 실제로 코로나 시기에 한 고등학생의 마지막 학기 마지막 한 주와 바캉스 첫 주를 찍은 다큐멘터리 일부가 다다. 이제야 다음 작품 구상에 조금 들어간 상태인데 코로나에 영향받지 않고 본래 내가 추구하던 우연과 자유를 그려나가는 걸 계속하고 싶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