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베이 감독이 돌아온다. <앰뷸런스>라는 제목의 액션 영화를 연출했다. 4월 6일 개봉 예정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과 어울리는 수식어를 생각해봤다. ‘역대급’이라는 말은 어떨까. 마이클 베이 감독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의 장인이기 때문이다. 그의 연출 스타일은 ‘베이헴’(Bayhem)이라는 고유명사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글로벌 흥행 순위 톱 5라는 대기록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보유한 액션 마스터라는 명성은 <나쁜 녀석들>(1995)부터 <더 록>(1996), <아마겟돈>(1998), <진주만>(2001), <아일랜드>(2005)를 거쳐 <트랜스포머> 시리즈(2007~2017)로 완성됐다. 꽤 많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펑펑 터지는 폭약이 등장하는 마이클 베이 스타일의 액션 영화에 야유를 보낼지도 모르겠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뒤로 갈수록 그런 경향이 더 심해지긴 했다. 한편, <13시간>(2016)에서 보여준 액션 장인의 솜씨는 보는 이에 따라 나쁘지 않았다. <앰뷸런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6 언더그라운드>(2019)의 형편없는 평가 이후 마이클 베이 감독이 절치부심하고 내놓은 작품이다. 예고편만으로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액션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나마 평단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13시간>에 가까워 보인다. <앰뷸런스>에서 주목해서 보면 좋을 ‘역대급’ 관람 포인트를 찾아보자.
역대급 캐스팅
<앰뷸런스>는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설계한 형 대니(제이크 질렌할)와 아내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범죄에 가담한 동생 윌(야히아 압둘 마틴 2세)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LA 도심에 있는 은행을 털고 구급 대원 캠(에이사 곤잘레스)과 부상당한 경찰이 타고 있는 앰뷸런스를 탈취해 도주 행각을 벌이게 된다. 대니와 윌을 연기한 두 배우의 이름이 눈길을 끈다. 제이크 질렌할과 야히아 압둘 마틴 2세는 분명 역대급 조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백인과 흑인 형제라는 점이 이색적이기도 하다. 제이크 질렌할보다 야히야 압둘 마틴 2세의 이름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가 연기한 <아쿠아맨>의 블랙 만타, <어스> 러셀 토마스/웨이랜드,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의 보비 실을 기억해보길 바란다. 이후 그는 리메이크 영화 <캔디맨>에서 주인공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앰뷸런스>의 브래들리 J. 피셔 프로듀서는 “<앰뷸런스>에 내재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다. 대규모의 스릴 넘치는 액션이 가득한 영화임에도, 여전히 3명의 캐릭터가 중심인, 무척 내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앰뷸런스라는 공간적 제한은 분명 배우들의 앙상블이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 브래들리 J. 피셔의 발언에서 ‘2명이 아니라 3명의 캐릭터가 중심’인 이유는 구급 대원 캠을 연기한 에이사 곤잘레스의 존재 때문이다. <베이비 드라이버>, <알리타: 배틀 엔젤>, <분노의 질주: 홉스&쇼>, <블러드 샷>, <퍼펙트 케어>, <고질라 VS. 콩>까지 에이사 곤잘레스의 필모그래피는 액션 영화의 흐름 속에 있다. <앰뷸런스>를 통해 마이클 베이 감독을 만났으니 제이크 질렌할과 야히아 압돌 마틴 2세와의 호흡을 기대할 수 있다.
역대급 액션 연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액션 연출은 역시나 역대급일까. 제이크 질렌할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통제한 도로에서 시속 약 128km로 (앰뷸런스 차량을 몰고) 달릴 수 있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매 장면마다 에너지를 불어넣는다는 점이다.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128km는 아주 엄청나게 빠른 속도 같지는 않다. 다만 그가 운전한 차량이 앰뷸런스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있겠다. 에이사 곤잘레스의 말도 들어보자. “엄청난 폭발을 보는 순간 역시 마이클 베이 감독 영화구나라고 느꼈다.” 에이사 곤잘레스의 말에서 엄청난 폭발은 CG 없는 특수효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LA 도심의 카체이싱, CG 없는 폭발. 여기에 드론이 추가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앰뷸런스> 촬영 현장에 FPV(First Person View) 드론을 접목시켜 새로운 카메라 앵글을 만들어냈다. 해당 드론은 실제로 최대 160km로 날 수 있고, 고층 빌딩에서 수직 낙하해 지상에서 약 30cm만을 남겨두고 정지하는 등의 조작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 촬영의 한계를 벗어나 극강의 카타르시스를 담아낸다고 한다. 또, <앰뷸런스>는 아이맥스 개봉을 확정했다. <앰뷸런스>에 참여한 배우들은 “마이클 베이 감독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촬영 방식을 사용해 색다른 스타일을 만들었다. <앰뷸런스>는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봐야 하는 영화다”라고 말했다. 솔직히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스케일에 비하면 <앰뷸런스>의 액션 규모는 작아 보인다.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닐 수도 있다. 역대급은 단지 큰 사이즈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앰뷸런스>의 액션 연출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초기작 <나쁜 녀석들>과 비교되지 않을까.
역대급 긴장감
세상의 모든 영화가 비슷하다. 특히 액션 영화라면 더 그렇다. 훌륭한 배우와 엄청난, 역대급 특수효과가 있어도 영화 속 내러티브의 긴장감이 없다면 극장을 찾은 관객은 스크린에서 시선을 돌려 시계를 보거나 폭발음을 자장가 삼아 스르르 잠에 빠질지도 모른다. <앰뷸런스>는 어떨까. 역대급 긴장감을 스토리에서 만들어냈을까. <앰뷸런스>는 형제가 세운, 치밀하다고 믿었던 계획이 틀어질 때마다 새로운 긴장을 만들어낸다. 이 긴장은 총격 액션, 카체이싱, 폭발 액션으로 연계된다. <앰뷸런스>의 각본을 맡은 크리스 페닥은 “<앰뷸런스>는 현실 속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규모의 스릴 넘치는 액션 속에서 캐릭터가 중심인 내밀한 스토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앰뷸런스>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미친 질주 속 각 캐릭터들의 상황, 고민, 선택이 매력적인 영화라는 것이다. 제이크 질렌할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간극에 놓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 대니에 완벽히 사로잡혔다”라는 말을 전했다. 야히아 압둘 마틴 2세는 “어느 평범한 날에 갑자기 문제에 휘말리게 된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면서 윌 캐릭터의 매력을 언급했다. 형제는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봉착한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앰뷸런스>가 단지 마이클 베이 스타일의 액션 영화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이 영화가 동명의 덴마크 영화의 리메이크라는 점을 언급해야 하겠다. 이미 검증된 이야기의 재미가 있다는 뜻이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