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비트윈>

넷플릭스가 '콘텐츠 공장장'이 되고 난 후 배우들에게 붙는 신조어가 하나 생겼다. 바로 넷플릭스 공무원. 유독 넷플릭스 출연작이 많은 배우들에게 이런 말을 하곤 하는데, 조이 킹 또한 이 별명을 수여하기 아깝지 않다. 지난 4월 공개한 <인 비트윈>으로 3년 연속 넷플릭스 영화로 돌아왔으니까. 2023년에도 넷플릭스 신작을 하나 점 찍어둔 조이 킹을 알아보자.


3년 연속 넷플릭스 출근

(왼쪽부터) 넷플릭스로 공개한 <키싱 부스 2>, <키싱 부스 3>, <인 비트윈>

조이 킹이 넷플릭스 공무원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키싱 부스>의 공이 크다. 베스 리클스 작가의 하이틴 소설을 원작인 이 영화는 '키스'로 모금액을 모으는 키싱 부스에서 절친의 오빠와 키스를 하게 된 엘의 이야기를 그린다. 엘(조이 킹)과 리(조엘 코트니)는 아주 어릴 적부터 가깝게 지낸 소꿉친구인데, 두 사람은 서로의 가족이나 친척과는 연애하지 않는다는 절친 규칙을 만든다. 하지만 키싱 부스에서의 사건으로 리의 형 노아(제이콥 엘로디)와 연애를 시작한 엘, 리에겐 이 연애를 비밀로 지키려 한다.

키싱 부스라는 다소 낯선 문화, 그리고 우정과 사랑 둘 다 잡으려는 리의 고군분투는 다소 '고구마'스럽지만 훈훈한 배우들과 직관적이고 풋풋한 내용은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결과 <키싱 부스>는 삼부작으로 이어지고, 2020년에 <키싱 부스 2>, 2021년에 <키싱 부스 3>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렇게 2연속 신작 공개 이후 2022년 <인 비트윈>을 공개하며 3년 연속 넷플릭스 로맨스의 한 축을 맡게 된 것.


2019년은?

<디 액트>

이렇게 넷플릭스 작품 연도를 보면 2019년을 채워 넣고 싶어진다. 2019년은 어쩌다가 빠지게 된 걸까. 그때 조이 킹은 드라마 <디 액트>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일명 '블랜차드 모녀 사건'을 드라마로 옮긴 <디 액트>는 자신을 환자로 위장시키며 학대한 어머니를 살해한 집시로즈 블랜차드를 주인공으로 한다. 조이 킹이 집시로즈 역을 맡아 실제 인물처럼 머리를 삭발하는 투혼을 보이며 해당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 작품에서 열연은 생애 첫 에미상 여우주연상(미니시리즈 부문) 노미네이트로 이어졌다. 넷플릭스 신작 4년 연속 출연에 비하면 이쪽이 훨씬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셈. <디 액트>를 찍고 머리가 자라기 전 <키싱 부스 2> 촬영이 시작돼 가발을 쓰고 연기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이제는 열애설 말고 약혼자

조이 킹이 SNS에 약혼을 발표하며 공개한 사진

연기도, 인기도 모두 잡은 젊은 배우라서 그런지 최근 몇 년 동안 열애설이 무척 많았다. 그리고 지난 3월, 마침내 그 열애설의 마침표를 찍었다. 영화감독 스티븐 피엣(Steven Piet)과의 약혼을 공식 발표했기 때문. 영화 <엉클 존>과 드라마 <채널 제로> 시즌 2를 연출한 스티븐 피엣은 <디 액트>의 제작 총괄 겸 연출(5화와 8화)로 참여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아마 이때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참고로 스티븐 피엣은 91년생, 조이 킹은 99년생으로 영화계 감독-배우 커플 중 무척 젊은 편이다.

<키싱 부스>에서 함께 출연한 제이콥 엘로디

조이 킹에겐 몇몇 흥미로운 연애사가 있는데, 제이콥 엘로디와의 열애가 특히 유명하다. <키싱 부스>에서 엘과 노아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는데, <키싱 부스 2> 촬영 전 결별했다. 하지만 속편 제작은 이미 계약이 돼있었으니 두 사람은 철저히 '프로'의 마음으로 3편까지 촬영을 모두 마쳤다. <키싱 부스 2>는 노아가 대학에 가면서 장거리 연애를 하는 과정이 같이 출연한 분량이 적었다지만… 내막(?)을 아는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기묘한 기류를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2021년엔 마르코 역의 테일러 자카르 페레즈와 여행한 사진을 SNS에 올려 '혹시 또?'라는 기우를 샀지만 이후 스티븐 피엣과 진지한 만남을 하고 있는 것이 밝혀져 해프닝으로 지나갔다.


하이틴 퀸 겸 호러 퀸

<쿼런틴> 촬영 현장(왼쪽), <컨저링>

OTT 작품으로 조이 킹에게 입덕했다면 '하이틴 퀸'으로 단정 짓기 쉽지만, 6살 때부터 배우 활동을 한 그의 인생(!)을 돌아보면 '호러 퀸'에 가깝다. 딸 부잣집 페론 가족이 새로 이사한 집에서 온갖 초자연적 현상을 겪는 영화 <컨저링>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그전에도 <알.이.씨>를 리메이크한 <쿼런틴>에서 무척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2017년에 <위시 어폰>, 2018년에 <슬렌더 맨> 주연을 맡아 연이어 호러 영화를 선보였는데, 이 2018년에 <판타스틱 썸머>와 <키싱 부스>가 공개되면서 지금의 조이 킹 하면 떠오르는 하이틴 퀸으로의 활로가 열렸다고 보면 되겠다.


경력은 벌써 중견배우

4살에 출연한 시리얼 광고(왼쪽), <다크 나이트 라이즈>

그의 배우 인생이라고 농담 삼아 언급했지만, 실제로 조이 킹의 경력은 15년을 훌쩍 넘어가고 있다. 그의 공식적인 영화 출연은 6살이지만, 이미 4살 때 광고에 출연했던 '경력자'였다. 이 시기에 <라모너앤 비저스> <월드 인베이젼>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등에 출연했는데 가장 유명한 역할은 어린 탈리아 알 굴일 것이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베인(톰 하디)의 과거와 관련된 인물인데, 역할이 인상적인 것은 물론이고 영화가 흥행하면서 조이 킹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아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작품 속 깨발랄 성격 그대로

1초 후가 궁금하다면 조이 킹의 SNS로 가자

<키싱 부스>의 엘처럼 조이 킹은 무척 깨발랄한 성격이다. 특히 장난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키싱 부스>를 준비하면서 DDR를 연습하는 조엘 코트니의 바지를 내리는 장난을 직접 SNS에 박제하기도 했다. 만우절에는 언니 헌터 킹의 데오드란트에 장난을 친 적도 있다고. 데오드란트를 비우고 그 통 안에 크림 치즈를 넣어 언니를 당혹게 했다. 심지어 진짜 데오드란트처럼 느껴지게 냉동실에 넣어 얼리기까지 했다고. SNS에도 이런 일상 속 깨발랄한 모습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올해와 내년의 차기작

올해 2022년 공개할 <더 프린세스>(위), <불릿 트레인>

조이 킹이 <인 비트윈> 다음으로 출연하는 작품은 <더 프린세스>다. OTT 서비스 훌루로 공개할 이 작품은 정략결혼을 거부해 탑에 갇힌 공주가 왕좌를 탈환하려는 이들을 막는다는 판타지 액션 영화. 조이 킹이 주인공 공주 역을 맡았다. 그 다음 차기작은 고속 열차에 타고 있는 킬러들의 싸움을 보여줄 <불릿 트레인>이다. 조이 킹이 맡은 역은 프린스인데 브래드 피트, 산드라 블록, 재지 비츠, 애런 존슨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는 <불릿 트레인>에서 얼마나 빛날 수 있을까. 그리고 2023년은 또 넷플릭스로 돌아온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어글리>는 16세가 되면 극단적인 수술을 받아 아름다워져야만 하는 SF 디스토피아가 배경이다. 조이 킹은 '어글리'로 분류된 탈리 영블러드를 맡아 이 시대에 맞서는 아이콘을 연기할 예정이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