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 왕의 남자
이준기가 만들어낸 '공길' 캐릭터는 하나의 센세이션이었습니다. 길고 갸름한 눈매에 새초롬한 표정까지, 어디서 저런 배우가 튀어나왔나 싶을 정도였죠. 당시 이준기는 70~80여 차례 오디션을 보며 수없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던 무명 배우였습니다. 어느 날 쌀국수를 먹으러 간 그! 옆 테이블에 있던 연예부 기자를 우연히 만나 <왕의 남자> 오디션을 알게 되고, 곧장 오디션장으로 찾아갑니다. 1차에선 태껸과 텀블링, 2차에선 장구, 3차에선 장님 놀이 등 공길이 할 만한 거의 모든 동작들을 만들어 보여줬다고 하네요. 물구나무를 서서 다리를 벌리는 신도 그때 탄생했다는 사실! 이준익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을 가졌고, 자신도 모르게 잠재된 끼를 발산하는" 그의 모습을 눈여겨봐 캐스팅했다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