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 가면 연일 새로운 영화가 넘쳐나는데도, 어쩐지 마음이 허전할 때가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좋아하는 감독의 신작이 도통 보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아봤습니다! 그 감독님, 어디서 뭐 하시나 싶어서 찾아본 신작 소식들, 한번 들어보실래요?
거장들의 차기작!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이 백배 상승하는 감독들이 있죠. 요즘 가장 뜨거웠던 뉴스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소식일 겁니다. 그의 (은퇴 직전인) 9번째 작품의 윤곽이 드러났으니까요.
타란티노 감독은 그동안 10번째 연출작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 그가 9번째 영화로 선택한 건 살인마 찰스 맨슨이었죠. 자신의 패밀리를 이끌고 무단 침입해 로만 폴란스키의 아내이자 임신 8개월이었던 샤론 테이트를 비롯, 5명를 살해한 '그' 사람이요.
제아무리 타란티노라지만, 같은 영화계 인사에게 있었던 비극을 영화화한다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엔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가 주연으로 거론되는 등 벌써부터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거장이고 원로지만 여느 감독 못지않게 정열적으로 일하는 두 감독이 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와 스티븐 스필버그입니다. 마틴 스콜세지는 현재 로버트 드 니로, 알파치노, 조 페시, 하비 케이틀이 출연하는 <아이리쉬맨>을 촬영 중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에 벌써 차차기작을 공개했습니다.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은 석유가 발견된 인디언의 땅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룹니다. 페르소나 로버트 드 니로와는 <아이리쉬맨>을 하더니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은 2대 페르소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합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 제작총괄만으로도 바쁠 텐데, 스티븐 스필버그는 현재 <더 포스트>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한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의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톰 행크스와 메릴 스트립이 출연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미 촬영을 끝내고 후반 작업 중인 SF 영화도 있더군요! <레디 플레이어 원>은 가상현실 세계인 오아시스에서 개발자의 보물을 찾기 위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북미 기준 2018년 1월 12일 <더 포스트> 개봉 후 3월 18일 <레디 플레이어 원>이 개봉합니다. (아저씨 인디아나 존스 신작은 언제 찍나요)
정말 의외의 선택을 한 감독도 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에 이어 <더 15:17 투 파리>를 연출합니다. 파리로 향하는 열차에서 테레리스트의 공격을 막아낸 미국인 세 사람의 이야기죠.
실화 영화가 한 두 개가 아닌데 뭘 놀라냐고요? 이스트우드 감독은 이 영화에서 실화의 세 사람(앤서니 새들러, 스펜서 스톤, 앨릭스 스칼라토스)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했습니다. 실제 인물이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기묘한 연출이 과연 성공할지, 작품의 완성도가 궁금해집니다.
믿고 보는 감독-배우 크로스
믿고 보는 감독에 믿고 보는 배우를 끼얹는다면? 당연히 1순위 기대작 아니겠습니까?
<보이후드>와 <비포> 시리즈, <버니>와 <에브리바디 원츠 썸!!> 등 자신만의 세계가 확실한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차기작으로 <베르나데트, 당신 어디로 갔니>(Where'd You Go,Bernadette)를 촬영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 영화,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합니다. <러덜리스>, <스포트라이트>, <재키> 등에서 호연을 펼친 빌리 크루덥도 나옵니다. 세 사람만 봐도 기대감이 쭉쭉 오르지 않나요? 참, 내용은 갑작스럽게 사라진 엄마 베르나데트 폭스를 찾기 위한 남편과 딸 비(Bee)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어느샌가 한국 극장에서 만나기 힘든 감독이 된 (ㅠㅠ)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 이번에는 한국 개봉도 꿈꿔볼 만합니다! 왜냐구요? '맨중맨' 울 버린 휴 잭맨이 주연을 맡았으니까요!
<더 프론트 러너>에서 휴 잭맨은 1988년 민주당 경선 당시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개리 하트 의원을 연기합니다. 제이슨 라이트먼의 최근 연출작 <영 어덜트>, <레이버 데이>, <멘, 우먼 & 칠드런> 모두 개봉이 무산됐는데 휴 잭맨이니 이번엔 제발 국내 개봉 플리즈(ㅠㅠ)
<더 레슬러>와 <블랙 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이번에 <마더>라는 작품을 준비 중입니다. <노아>에서 주춤했던 걸 떠올리면 '과연?' 하겠지만, 출연진을 들으면 달라집니다.
도널 글리슨(!), 제니퍼 로렌스(!), 하비에르 바르뎀(!!), 미셸 파이퍼(!!!), 거기에 에드 해리스까지! 이 작품으로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제니퍼 로렌스의 사랑도 얻었으니 작품만 잘나오면 됩니다!
정확한 시놉시스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등장으로 관계가 흔들리는 커플의 얘기라고 하네요. 참고로 <마더>의 후반 작업 중에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차기작에 착수했는데요, 인공지능에 관련된 법정 드라마라고 합니다.
이번에 과연 재기 가능?
이렇게 말해야 할까요? '한때' 거장이었던 감독들도 천천히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데뷔작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지만 이후 행보는 참 묘한 스티븐 소더버그, <로건 럭키>에 이어 <언세인>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로건 럭키>가 채닝 테이텀, 라일리 코프, 다니엘 크레이그, 아담 드라이버가 나오는 범죄영화로 그의 오락적인 작품이라면, <언세인>은 스토리도 미공개에 아이폰으로 촬영하는 독특한 영화가 될 예정입니다. 주연은 클레어 포이와 주노 템플이라는데 도대체 어떤 영화가 될지 궁금합니다.
이 감독은 '올해 최악의 영화' 중 한 편을 연출했습니다. 이름부터 찬란한 <그레이트 월>은 중국 영화 역대 제작비로 '중뽕영화'라는 비판을 받았죠. 그래서 장이머우 감독은 다시 <그림자(影)>란 본격 무협영화를 연출합니다.
영화의 배경은 삼국시대의 형주 탈환기라고 합니다. 현재 공개된 배역으로는 덩차오가 주유, 정개가 손권을 맡는다고 하는데요, 특히 공리가 <5일의 마중> 이후 오랜만에 장이머우 감독과 함께한다고 하네요!
'재기'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긴 공백기를 깨고 돌아오는 감독이 있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는 <님포매니악> 2부작 이후 몇 년 만에 신작 촬영을 마쳤습니다. <더 하우스 댓 잭 빌트>는 12년간 연쇄 살인을 저질렀던 잭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입니다. 국내에는 유지태가 카메오 출연한 영화로 뉴스에 나오기도 했죠.
오랜 시간이 걸려 준비한 신작이지만,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은퇴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이 영화가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될 거라고 발언했다는군요. 맷 딜런, 브루노 강쯔, 라일리 코프, 우마 서먼이 출연하는 이 영화는 2018년에 개봉합니다.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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