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감독 루소 형제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조쉬 브롤린, 크리스 헴스워스 

송경원 <씨네21> 기자
액션, 캐릭터, 스펙터클의 무한 연쇄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어떤 정점.
★★★★
새삼스럽지만 이번에도 해낸다. 사실 MCU의 우주는 매우 좁다. 빌런의 욕망과 상상력은 매우 지구적인 규모에 국한되고 우연과 행운이 남발되는 전개는 상당히 단순하다. 그럼에도 이 우주가 좁게 느껴지지 않는 건 충분히 학습된 캐릭터, 다채로운 액션, 매 시퀀스가 하이라이트라 해도 좋을 스펙터클의 연쇄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타노스라는 실로 형형색색의 캐릭터를 꿴 값비싼 목걸이는 서로의 빛을 깎아내지 않고 조화롭게 빛난다. 오늘의 마블을 만든 힘은 그 탁월한 조율과 균형감각에 있다. 기대를 완벽히 배신하는 결말 덕분에 <인피니티 워>는 온전히 타노스의 영화, 다크 히어로물이 된다. 모든 게 과잉인데 그게 또 미덕인 (자본)집약의 정수.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마블러스!
★★★★
마블 영화 피로감에 대한 이야기는 몇 해 전부터 있었으니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진짜 새삼스러운 건 그런 위기론 속에서도 마블이 매번 다음 영화에 대한 기대에 불을 지펴왔다는 사실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마블의 성공신화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임을 호방하게 과시하는 선언문 같다. 호감 가는 캐릭터가 떼로 나오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영웅이 많아서 (볼거리가) 이득인 영화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분량 배분이) 오히려 문제인 난이도 상급의 미션이다. 이 불가능에 가까운 보이는 미션을 루소 형제는 균형 잡힌 앙상블 지휘 능력과, 타율 높은 위트와, 볼거리와 비장미를 두루 끌어안은 화려한 액션 등으로 하나씩 클리어 해 나간다. 늘 아쉬움으로 지적되던 악당의 존재감문제는 타노스라는, 무지막지한데 의외로 정()이 있는 사연 두터운 캐릭터를 통해 막아냈다. 여러모로 마블러스(marvelous)하다. 마블이 잘 던지는 떡밥은 이번엔 그 크기가 비대하다. 후반부 이야기가 아주, 대단히, 매우 충격적인데 이에 대한 해석을 1년이나 기다려야 볼 수 있다니. 또 낚였... ‘타임 스톤이 있다면 1년 후로 갔다 오고 싶을지도.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MCU 10년 사 노하우의 집대성
★★★★
차곡차곡 개별 시리즈를 탄생시키고 또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10년간 펼쳐왔던 MCU 세계관 그리고 노하우의 집대성. 스무 명이 넘는 히어로의 기량이 가장 매력적인 방식으로 드러나는 동시에 그들의 합을 그려나가는 계산이 탁월하다. 아이언맨과 스타로드 같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영웅들의 조합도 신선한 재미. 기실 완벽한 실패의 서사인 이번 영화는 기존 MCU 작품들과는 차원이 다른 마블의 초강수이자 신선한 모험이다. 동시에 이번 편은 <어벤져스 4>를 향한 거대한 포석이자 가교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했다는 인상이 강하며, 그런 목적에는 충분히 도달한다. 히어로 중 누군가가 죽는다는 것은 개봉 전부터 알려진 사실. 이 영화를 접한 뒤 누가 사느냐로 질문을 바꿔보면 이후의 MCU를 상상하는 것이 더욱 흥미로워질 것이다. MCU는 여전히 끝도 없이 놀라운 세계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총출동
★★★☆
2008<아이언맨>부터 축적된 마블의 캐릭터들이 거의 대부분 출동해 타노스에 맞선다. 각 캐릭터 집단과 공간에 따라 이뤄지는 액션 스펙터클은 관객을 정신 없이 이리저리 이끈다. 물리적 힘도 막강하지만, 타노스라는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감정의 울림도 상당하다. 독과점과 번역 논란이 있긴 하지만, 영화 전체가 다음 편을 위한 떡밥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지만,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면도 있지만, 어쨌든 거부하기 힘든 영화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독한 이별 예행연습
★★☆
이쯤 되면 독한 이별 예행연습이다. 애초에 가장 큰 관심사였던 히어로 중 누가 떠날 것인가는 무의미하게 만든 충격요법은 어벤져스의 세대교체와 히어로 연기에 대한 피로를 호소하던 배우들의 거취까지 해결하고자 한다. 이 같은 전략에 경악하든 만족하든, 어쨌든 마블이 또 한 번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게 만든 것은 틀림없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브래들리 쿠퍼, 빈 디젤, 조슈 브롤린, 엘리자베스 올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레미 레너, 스칼렛 요한슨, 톰 홀랜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크리스 에반스, 폴 러드, 마크 러팔로, 안소니 마키, 톰 히들스턴, 기네스 팰트로, 폴 베타니, 돈 치들, 카렌 길런, 채드윅 보스만, 폼 클레멘티에프, 데이브 바티스타, 세바스찬 스탠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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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소설

감독 김진묵
출연 지현우, 오만석, 이은우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알면서 속는 블랙 코미디
★★★
부정한 남자와 의문의 남자가 만난다. 거짓말에 거짓말이 이어진다. 어느 순간 관객마저 속는다. 거짓말의 속성을 잘 꿰어 웃음과 풍자, 반전까지 갖췄다. 힘의 구도가 수시로 바뀌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오만석의 파렴치한 연기와 지현우의 의뭉스러운 연기뿐 아니라 김학철, 조은지 등 조연들의 기여도가 크다. 스릴러보다는 블랙코미디에 가깝고 신랄함은 조금 무딘 편이다.

살인소설

감독 김진묵

출연 지현우, 오만석, 이은우, 김학철, 조은지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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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갈

감독 니테쉬 티와리
출연 아미르 칸, 파티마 사나 셰이크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재미도 감동도 알뜰살뜰 다 챙겼다
★★★☆
편견을 딛고 인도 최초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 여성 레슬러 자매와 그들을 챔피언으로 키워낸 아버지 이야기로 압축되는 이야기 구조는 심심할 정도로 익숙하다. 그러나 캐릭터들 개성이 명확하고 이들 사이의 관계가 촘촘하며 경기 장면도 박진감 넘치게 묘사돼, 지루할 틈 없는 극적 재미를 선사한다. 중독성 강한 후크송이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가운데, 여성 인권에 대한 메시지까지 알뜰살뜰하게 챙겼다. 161분에 달하는 상영 시간이지만, 체감시간은 훨씬 짧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춤과 노래를 대신하는 레슬링 경기. 눈에 익으면 마음으로 열리는 법.
★★★☆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인도 최초의 여성 레슬러 자매 기타 포갓과 바비타 포갓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영화. 여성의 시점에서 접근하는 대신 여성 레슬러를 키워낸 아버지와 딸의 관계로 풀어나간다. 뮤지컬 장면이 없는 맛살라 무비. 역동적인 레슬링 장면 재현이 춤과 노래를 대신한다. 덕분에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다. 보편타당한 부성애를 기반으로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아미르 칸 특유의 착하면서도 날카롭고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드라마.

당갈

감독 니테쉬 티와리

출연 아미르 칸, 파티마 사나 셰이크, 산야 말호트라

개봉 2016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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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더 선샤인 인

감독 클레어 드니
출연 줄리엣 비노쉬, 제라르 드빠르디유

송경원 <씨네21> 기자
사랑 그대로의 사랑, 사람 그대로의 사람
★★★★
50대 여성 아티스트는 이혼 후 충만한 사랑을 갈구하며 다양한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그럴수록 관계는 비틀리고 점점 공허와 소외감에 목이 말라 간다. 롤랑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각색했는데 원작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무엇보다 애착과 고통을 더듬되 유머와 존중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 사랑스럽다. 로맨틱 코미디를 기반으로 하지만 관습과 틀에 따르지 않고 인물에 집중한 점도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수많은 상황과 말과 사람을 지나 도달하는 어떤 곳. 지금 모습 그대로의 사랑, 사람, 감정을 직시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관계의 미련함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
★★★☆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은 가능한가. 어쩌면 연속된 실패, 고통스럽게 진창을 뒹구는 행위야말로 사랑의 본질이 아닌가. 그럼에도 다시금 생겨나는 이 희망은 무엇에서 기인하는가. 결코 로맨틱하지 않은 사랑과 관계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클레어 데니의 경쾌한 로맨스 코미디.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각색한 시나리오는 환희보다는 피로의 경험에 가까운 연애의 언어들을 쏟아내는데, 그 씁쓸한 맛을 즐기는 재미가 적지 않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사랑의 빛과 그림자
★★★
중년 여성의 새로운 사랑 찾기. 하지만 내 님을 찾고 행복하게 끝나는 평범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누군가를 만나서 진정한 사랑이기를 기대하고 좌절하고 다시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주인공의 행동은 외로운 몸부림이라기보다는 투쟁에 가깝다. 줄리엣 비노쉬는 사랑을 쟁취하려는 여성의 심리와 행동을 위화감 없이 연기한다. 영화 마지막 줄리엣 비노쉬와 제라르 드빠르디유가 나누는 16분간의 대화는 사랑에 관한 진중한 담론이면서, 대 배우들의 연기력과 감독의 과감한 연출이 빚어낸 영화적 체험의 빛나는 순간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그래도, 사랑
★★★☆
사랑하는 이의 말 한마디에 지옥과 천국을 삽시간에 오가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영화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랑을 갈구하는 자가 응당 마주하게 되는, 기대와 설렘 좌절과 공허함 등의 감정이 상승과 추락을 반복되며 사랑의 명과 암을 섬세하게 기록한다. 매번 상처받지만, 매번 다시 일어나 사랑을 향해 돌진하는 주인공 이자벨은 줄리엣 비노쉬의 육체를 통해 더욱 복잡다단하고 풍부한 감성을 입었다. 롤랑 바르트의 그 유명한 <사랑의 단상>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렛 더 선샤인 인

감독 클레어 드니

출연 줄리엣 비노쉬

개봉 2017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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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의 카메라

감독 홍상수
출연 이자벨 위페르, 김민희, 장미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폴라로이드 사용법
★★★★
감독과 배우의 사생활과 무관하게, 아니면 차라리 그것의 반영으로서, 여전히 흥미로운 홍상수 영화. 클레어(이자벨 위페르)가 찍는 몇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주름은 단순하면서도 교묘하다. 영화에서 시간이라는 것이 지닌, 말로 설명하기 힘든 비밀스러운 느낌을 네 명의 배우들이 매력적인 연기로 드러낸다.

클레어의 카메라

감독 홍상수

출연 이자벨 위페르, 김민희, 장미희, 정진영

개봉 2016 프랑스,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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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어게인

감독 로버트 에드워즈
출연 크리스토퍼 월켄, 엠버 허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인생을 돌아보는 음악영화
★★★
원제는 ‘One More Time’. ‘한 번 더찾아온 삶의 기회에 대한 영화인데, 아마도 한국 제목은 <비긴 어게인>을 염두에 둔 듯하다. 그런 만큼 <리브 어게인>은 음악영화로서 꽤 괜찮은 즐거움을 주는데, 이것은 부녀 사이로 출연하는 크리스토퍼 워큰과 앰버 허드의 뛰어난 음악적 퍼포먼스 덕이다. 전체적으로 조금 우울한 톤이 있긴 하지만, 차분하게 진행되며 드라마를 쌓아간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가족을 위한 발라드
★★★
왕년의 스타였던 발라드 가수 아버지와 좌충우돌하는 가수지망생 딸의 이야기. 음악을 매개로 하지만 불화와 문제를 듣기 좋은 노래 한 곡쯤으로 봉합하지 않고 다른 방식을 택한다. 바로 대사다. 주인공 아버지와 딸을 비롯해 주변 인물들이 나누는 직썰은 서로에게 비수처럼 꽂히지만 보는 이에게는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크리스토퍼 월켄과 엠버 허드의 부녀 조합도 무난한 편. 모두에게 한 번 더를 외치는 산뜻한 가족 영화.

리브 어게인

감독 로버트 에드워즈

출연 크리스토퍼 월켄, 엠버 허드

개봉 201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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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

감독 이창동
출연 설경구, 문소리, 김여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삶은 아름답다
★★★★☆
역순으로 진행되는 시간대 속에서 조금씩 접근해가는 주인공의 과거를 통해, 한 인간뿐만 아니라 우리 현대사의 모순과 부조리와 아픔을 드러낸다. 끝까지 후벼 파듯 끌고 가서 기어코 어떤 장면과 감정을 만들어내는, 이창동 감독의 집요한 시선이 관객의 심장을 두드린다. 그리고 이 만만치 않은 정서의 깊이를 표현하는 설경구의 눈빛은 영원히 기억될 듯하다. 이젠 돌아갈 수 없는, 한국영화의 좋았던 시절을 대표하는 작품.

박하사탕

감독 이창동

출연 설경구, 문소리, 김여진

개봉 199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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