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일을 하고 나면, 저녁에 집에서 여유롭게 취미를 즐기고 싶단 생각이 절로 난다. 연예인이라고 다를쏘냐. 이번 포스트에선 SNS나 공식 석상에서 스스로 ‘덕후’임을 자처한 배우 및 연예인들을 소개한다. 찬찬히 살펴보라. 나와 같은 취미를 즐기고 있다면 갑자기 친한 친구처럼 느껴질지도 모르니까.


배우가 사랑하는 덕질은?
심형탁 → 도라에몽, 게임
심형탁은 8월 15일 개봉한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보물섬>의 홍보 영상도 출연했다.

배우 심형탁의 도라에몽 사랑이야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심적으로 힘들었던 학창시절을 도라에몽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그의 사랑이 일본 현지에도 알려지면서 심형탁은 도라에몽 극장판의 단역 더빙을 맡는 등 ‘성덕’(성공한 덕후)의 표본이 됐다.

(왼쪽부터) 커뮤니티에 올린 인증샷과 자신이 광고 모델인 모바일 게임 길드원들과 찍은 사진.

심형탁은 게임 덕후로도 유명한데, 인터넷 커뮤니티에 ‘치명타’라는 닉네임으로 인증샷을 올린 바 있다. 모바일 게임 광고를 맡았을 때도 인터뷰 중 만렙을 찍었다고 밝히면서 열성적인 덕후의 자세를 보여줬다. 가끔 SNS로 게임 구매 인증샷도 공개하고 있다.


이시언 → 게임, <스타워즈>
이시언이 SNS에 게재한 게임 <몬스터 헌터> PD들과의 인증샷
게임 콘솔 행사에 참석한 이시언(왼쪽), 심형탁.

이시언은 심형탁의 뒤를 이을 만한 덕후다. 아니, 사실 이미 궤를 같이하는 덕후 친구다. 그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게임에 대한 열정을 아낌없이 보여준 바 있다. 2017년 플레이엑스포에 참석해 게임 장터를 기웃거리는 모습이 기사화됐고, 이런 그의 열정이 알려지면서 비디오 게임 <몬스터 헌터> 신작 발표회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도 했다. 그가 덕질하는 또 하나의 작품은 <스타워즈>. SNS를 통해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의 한 솔로 옷을 재현한 한정판 파카를 샀다고 인증샷을 공개했다.

이시언이 수집하는 <스타워즈> 관련 상품

오연서 → <은혼>
오연서 SNS

덕질을 넘어 공개청혼(!)까지 한 배우도 있다. 오연서는 자신의 SNS로 만화 <은혼>의 사카타 긴토키가 그려진 베개를 안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게재했다. 캐릭터 자체도 아니고, 캐릭터가 그려진 다키마쿠라(베개형 침구)를 안고 있는 게 포인트. SNS에 <은혼> 애니메이션 장면을 올리고 “제 이상형입니다”, “역시 오빠는 더럽♥”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고 인터뷰 중에도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류준열 → 스폰지밥
스폰지밥 성우 목소리에 울컥하는 류준열

이 무뚝뚝해보이는 배우를 ‘입틀막’하게 한 건 다름 아닌 <네모바지 스폰지밥>. V라이브 생중계 도중 스폰지밥의 목소리(전태열 성우)가 나오자 “그분이 (이걸 직접) 하셨다고요?”라고 여러 번 물으며 눈물이 고이기도. 퀴즈를 풀어야 하는데, 감격한 나머지 넋 놓은 모습이 영락없는 열성 팬 그자체. 축구 덕후로도 유명한 류준열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류준열 SNS

김향기 → 짱구

천재 아역배우에서 <신과함께> 2부작으로 흥행 배우까지, 착실하게 배우로서 성장 중인 김향기도 짱구 앞에서는 영락없이 어린아이다. 짱구 덕후인 김향기는 자신이 구매한 짱구 관련 물품을 SNS로 공개하며 덕심을 드러내곤 했다. 심지어 <신과함께-죄와 벌> 천만 돌파 인증샷에서도 짱구 파자마를 입었으니 그 팬심을 헤아리기 힘들다.

애니메이션 속 짱구(왼쪽)와 비슷한 디자인의 짱구 파자마를 입은 김향기.

최태준, 강동원 → <원피스 >
방송에서 원피스의 명대사를 따라하는 최태준(맨 위)와 그가 따라한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장면(위).

만화 좀 본다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원피스>를 좋아하겠지만, 방송에서 명대사를 읊는 영광(?)을 누리긴 힘들 것이다. 최태준은 한 방송에서 일반인 출연자의 원피스 피규어를 보고 <원피스>의 대사인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다”를 읊었다. 심지어 함께 출연한 심형탁(역시!)과 한 점 부끄럼 없이 <원피스> 초창기 명장면을 재현하면서 덕심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참고로 알게 모르게 <원피스> 덕후로 소문난 배우는 강동원. SNS를 안하는 탓에 별도의 인증샷은 없으나, 몇 년 전 인터뷰 중 <원피스>를 어디까지 봤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원피스> 테마 카페의 직원이 강동원 목격담을 밝히면서 <원피스> 관련 상품을 조공하는 팬들도 생겼다.


심은경 → 레드벨벳

아역배우부터 시작해 벌써 배우 인생 10년이 넘은 베테랑 배우도 아이돌 그룹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덕질을 할 수밖에 없다. 심은경은 2015년 자신의 SNS에 그룹 레드벨벳의 뮤직비디오를 공유하며 ‘레드벨벳 여자 덕후 인증’이라고 남겼다. 심지어 레드벨벳 멤버들을 나이순으로 쓰고, 본명까지 전부 외우고 있어서 중증 ‘러비’(레드벨벳 팬덤 이름)임을 입증, 훗날 레드벨벳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성덕으로 등극했다.

심은경(왼쪽 세번째)이 공개한 레드벨벳과의 인증샷.

지진희 → 레고
레고를 컨셉으로 촬영한 지진희의 패션 화보

최근 예능프로그램 <거기가 어딘데??>로 사뭇 진지한 리더십을 보여준 지진희는 레고 덕후로 유명하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밀레니엄 팰콘 레고 버전을 2년에 걸쳐 끝내 완성했다는 일화가 방송을 타면서 화제를 모았다. 심지어 여러 기업에서 콜라보를 제안하면서 백화점 본사를 레고로 재현하고, 레고가 테마인 화보까지 촬영했다. 처음엔 아들과 어울리려고 시작했다는데, 지금은 “레고로 집을 짓고 싶다” 할 정도니, 키덜트란 말이 절로 생각난다.


영화를 사랑한 연예인의 덕질은?
러블리즈 서지수 → 마블 영화
러블리즈 공식 계정 속 서지수의 덕질 현장.

영화 덕질이라면, 이 가수를 빼놓을 수 없다. 그룹 러블리즈의 멤버 서지수는 영화, 특히 마블 영화의 덕후로 유명하다. 음원차트 1위 공약으로 마블 캐릭터 코스프레를 선언했고, 1위를 한 후 팬사인회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코스프레를 해 화제가 됐다. 한 팬은 그의 직캠에 고퀄리티 CG를 더해주기도.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을 좋아한다고 밝히면서 아이언맨 관련 상품을 선물로 많이 받았다고. V라이브 도중에도 도르마무를 언급하고, 팬이 준 인피니티 스톤 장갑을 보는 표정으로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유명해졌다.

가수X직캠러X팬이 만든 환상의 콜라보.

정용화 → <심슨 가족>

“다시 태어나면 그처럼 살아보고 싶다” 위인에게 바치는 헌사가 아니다. 가수 정용화가 <심슨 가족> 호머 심슨에게 바치는 말이다. 다만 이 세상은 아니고, 스프링필드(<심슨 가족>의 배경인 도시)에서 태어나길 바란단다. 그가 인증한 <심슨 가족> 관련 상품만 해도 스노보드, 인형, 피규어, 담요 등등.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심슨 캐릭터들과 함께 인증샷을 남긴 그는 <심슨 가족>이 테마인 의류 브랜드의 모델로 발탁돼 성덕의 꿈을 이뤘다.


태연 → <해리 포터>
(왼쪽부터) 2013년 호그와트 촬영장 인증샷 / 2015년 유니버설 스튜디오 방문 인증샷
2017년 런던 방문 인증샷

몇 년 동안 꾸준히 덕질을 공개한 가수는 태연. <해리 포터> 시리즈의 팬인 태연은 2013년 <해리 포터> 속 호그와트 촬영지에서 찍은 인증샷을, 2017년 버킷리스트라며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 역의 ‘9 3/4’ 플랫폼에서 찍은 인증샷을 공개했다. 얼마나 흠뻑 빠져들었는지 런던의 비둘기 사진에 ‘내 부엉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라며 <해리 포터> 속 애완올빼미·부엉이 드립을 덧붙였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