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엔 최근 스크린에 돋보였던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출연자들의 이름 가운데 오랜만에 보이는 배우 조여정이 눈에 띄었다. 이번 영화가 무려 4년 만에 스크린 복귀라는 그녀! <기생충>으로 칸에 입성한 조여정의 이모저모를 모았다.

기생충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개봉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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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여정 졸업사진, <뽀뽀뽀> 출연 당시 모습
시트콤 <나 어때> 촬영 당시 (왼쪽부터) 조여정, 송은이, 송혜교.

# 잡지 모델 # 최연소 뽀미 언니 #시트콤
조여정이 처음 연예계에 발을 들인 건 고등학생 때였다. 1997년 고2 때 10대들에게 있기 있던 패션 잡지 <쎄씨>(Ceci) 모델로 데뷔했다. 방송 데뷔는 신인 아나운서, 배우들의 등용문 역할을 했던 <뽀뽀뽀>의 뽀미 언니였다. 당시 조여정은 고등학생으로 최연소 뽀미 언니에 등극했다. 이후 연극영화과에 진학, 본격적인 연기 생활에 돌입한다. 시트콤 <나 어때>, <남자 셋 여자 셋>을 통해 데뷔 초 연기력을 다졌다. 잡지 모델, 시트콤 등 1990년대 신인 배우들의 성장 루트를 착실히 밟아왔다.


<방자전>
<후궁: 제왕의 첩>

# 사극
데뷔 후 영화와 드라마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주연배우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10년작 <방자전>부터였다. <방자전>은 정절을 강조하던 고전소설 <춘향전>의 춘향 캐릭터를 사랑과 신분 상승의 욕망을 가진 캐릭터로 완전히 비틀어 해석해 좋은 평을 받았다. 개봉 당시 과감한 노출 수위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방자전>은 조여정에게 주연 배우로서 존재감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지만 이후 노출 연기가 더 이슈가 돼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방자전> 이후 출연한 <후궁: 제왕의 첩> 같은 예가 대표적이다. 조여정은 자그마한 체구, 동글동글한 이목구비 때문인지 한복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

방자전

감독 김대우

출연 김주혁, 류승범, 조여정

개봉 201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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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 : 제왕의 첩

감독 김대승

출연 조여정, 김동욱, 김민준

개봉 201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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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필요해>

# 로맨틱 코미디
지금은 tvN 드라마가 지상파 드라마보다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10년 전쯤엔 그저 보는 사람만 보는 케이블 채널 가운데 하나였다. 조여정은 tvN에서 최초로 제작한 월화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주연을 맡았다.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를 표방한 <로맨스가 필요해>는 30대 초반 세 여성의 일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 인기에 힘입어 시즌 3까지 제작됐다. 정유미, 이진욱이 출연한 시즌 2가 가장 유명하다. 시즌 2에서 정유미가 러블리하게 그려졌던 것처럼 시즌 1의 조여정 캐릭터도 러블리하게 그려졌다. 통통 튀는 조여정의 매력이 잘 발휘된 작품이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1

연출 이창한

출연 조여정, 최여진, 최송현, 김정훈, 최진혁

방송 2011,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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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독>

# 여우조연상
<방자전>의 김대우 감독과 다시 만나 작업한 영화 <인간중독>. 조여정은 장교 김진평(송승헌)의 아내로, 남편의 지위를 올리려는 권력욕 가득한 인물을 연기했다. 그동안 노출 이슈에 그녀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다소 묻히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재조명 받았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조여정은 노출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 자체가 수위 높은 정사신으로만 유명해지고 좋은 평을 받지 못한 채 극장에서 내려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인간중독

감독 김대우

출연 송승헌, 임지연, 조여정, 온주완

개봉 201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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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 인스타그램

# 동안
조여정은 1981년생으로 올해 39세다. 20대엔 성숙한 외모로 28세 무렵 두 아이의 엄마 역을 맡기도 했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시계가 멈춘 것만 같다. 여전히 러블리한 동안 페이스를 자랑 중이다. 칸 효과일까. 요즘 그녀의 인스타그램 속 모습이 유독 생기 가득해 보인다.


(왼쪽부터) <조여정's 힐링뷰티> 표지, 조여정이 디자인 한 애플 쿠션

# 책 출간 # 애플 쿠션
조여정은 2013년 자신의 뷰티 노하우가 담긴 책 <조여정's 힐링뷰티>를 출간했다. 요가와 건강한 요리 레시피, 피부관리 꿀팁은 물론 도예, 플라워 클래스 등 내면을 가꾸는 라이프스타일 꿀팁도 담겼다. 제품 디자인에 참여한 적도 있다. 기능성 쿠션 ‘애플 쿠션’ 제품 디자인 과정에 참여했으며 제품 모델로도 활동했다.


<아름다운 세상>

# 드라마 복귀
2019년 <기생충>과 <아름다운 세상> 두 작품이 조여정의 연기 인생에 분기점이 되어줄 듯싶다. 2015년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을 끝으로 장편 드라마에서 얼굴을 볼 수 없다가 올해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으로 오랜만에 복귀했다. 겉으로는 완벽한 사모님이지만 내면엔 어릴 적부터 축적된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을 갖고 있는 인물로 아들의 죄를 덮으려는 비뚤어진 모성 연기를 펼쳤다. 캐릭터가 갖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배우 조여정을 재발견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아름다운 세상

연출 박찬홍

출연 박희순, 추자현, 오만석, 조여정, 남다름, 김환희, 서동현, 서영주, 이재인, 이청아

방송 2019,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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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영화 <기생충> 제72회 칸영화제 현장

# 4년의 공백, <기생충> 그리고 칸
조여정의 스크린 복귀는 <워킹걸> 이후 근 4년 만이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을 통해 그간의 공백기를 단숨에 메꿨다. 조여정은 개성 강한 배우들 사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부자니까 가능할 법한 티없는 순수함을 갖고 있는, 그래서 사람도 잘 믿는 캐릭터다. 아내, 엄마로서의 열정도 충만하다. 인물 설명만 보면 보통의 부잣집 사모님 캐릭터 같지만 말투, 표정, 비언어적 표현 연기가 캐릭터의 매력을 더한다. <기생충>은 작품성과 연기적 측면에서 조여정 필모그래피에 제일 첫 줄에 새겨질 작품이 될 것이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