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비주얼 판타지
★★☆
SF와 판타지와 스릴러 요소가 뒤섞여 있지만, 관건은 이야기보다는 비주얼이다. 막판 반전 한 방이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파라다이스 힐스>의 승부처는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히 챙긴 시각적 이미지. 이 부분에 매혹된다면 꽤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지만, 이야기 중심의 장르 영화를 원했다면 다소 힘이 빠질 수 있다. 여성주의적 메시지도 품고 있지만 그다지 부각되지 않고, 모든 것은 비주얼로 수렴된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보이는 아름다움만
★★☆
아름다움에 관한 판타지 미스터리. 저마다의 사연으로 낯선 섬에 모인 소녀들이 그곳에 숨겨진 음모와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렸다. 시작부터 몽환적인 분위기와 강렬한 미장센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데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다. 오프닝 장면의 낯설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잘 살려나갔으면 독특한 우화가 완성될 수 있었을 텐데 전개 단계에서 긴장을 놓치면서 평범해지고 만다. 세트, 소품, 의상, 분장에 각별히 힘을 쏟아 아름다움을 부각하지만 정작 영화의 주제가 수단이 되면서 공들인 미술이 공허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