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정상회담
감독 양우석
출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반도
★★★☆
전작보다 나은 속편이다. 이야기의 타깃이 좀 더 명확해졌다. 장르적 요소도 풍성한데, 기본적으로 정치 스릴러의 톤을 깔고 그 위에 블랙 코미디의 요소를 결합했으며, 밀리터리 액션의 스펙터클로 마무리한다. 복잡한 국제 정세를 두 시간짜리 장르 영화에 담아내다 보면 축약 과정에서 오해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강철비 2: 정상회담>은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쉽지 않은 소재에 접근하며, ‘한반도 상황에 대한 풍자적이면서도 압축적이고 현실적인 그림을 그려낸다. 부함장 역의 신정근이 인상적이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영리한 풍자와 확실한 볼거리
★★★
한반도에 얽힌 국제 정세와 주변국의 사정을 대담하게 드러내고 명확한 정치적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관객에게 전한다. 등장인물의 세세한 묘사가 한국과 북한은 물론, 미국과 일본, 중국에 대한 재치 있는 풍자로 읽힌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흔들림 없이 밀고 가는 양우석 감독의 의지가 제대로 반영됐다. 심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잠수함 액션의 긴박감이 관객을 압도하는데 신정근 배우의 활약이 눈부시다. 영화 후반부의 긴박감은 오직 그의 단단한 연기 덕분이다. 묵직한 소재가 주는 부담을 블랙코미디로 해소하려는 시도가 영화적 재미를 더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쓸모 적은 사족처럼 느껴진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도발적인 소재를 파고드는 뚝심
★★★☆
정치적 발언에 소극적인 한국 상업영화 안에서 감독의 세계관이 모의실험 형식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구현된 결과물. 양우석 감독은 자신이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명확히 알고 있으며, 다소 억지스럽다 할지라도 마음 먹은 것을 밀어붙이는 뚝심을 지녔다. 국제정세에 대한 깊은 식견과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들에서는 도발적인 소재를 단순한 소재주의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안긴다. 그러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는 초반부엔 자칫 수업 시간에 홀로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심정을 느낄 수 있으니 정신 단단히 차려야 한다. 선실에서 이뤄지는 남북미 세 정상의 유머 치사율은 그리 높지 않지만, 잠수함 영화로서의 장르적 쾌감을 기대 이상이다. (신정근, 멋지다!) 메시지를 직언하는 에필로그는 득만큼 실도 많은 선택이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
★★★☆
전편의 줄기들을 가져오되 판을 더 키웠다. 북한에서 쿠데타가 벌어진다는 설정, 강대국들의 이해타산에 맞물린 북핵 문제, 주연배우 정우성과 곽도원의 재 캐스팅까지 1편과 연결 고리를 만들어놓고 한미일 정상의 납치극, 핵잠수함 소재, 역할 바꾸기라는 강수를 둔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자칫 황당할 법한 납치 설정은 블랙 코미디로 풀어가고, 핵잠수함 액션 장면은 한국형을 붙이지 않아도 웰메이드 잠수함 영화들과 견줄 만하다. 전편과 다른 역할을 맡은 정우성과 곽도원의 의미 있는 격돌, 유연석과 앵거슨 맥페이든의 연기도 기대 이상이지만 신정근의 활약은 단연 수훈감이다. 블록버스터의 볼거리와 재미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의미심장한 질문으로 현실 감각을 일깨우는 영화.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박진감 넘치는 물밑 정치
★★★
<강철비2: 정상회담>의 목적은 전편보다 분명해졌다. 웹툰부터 이어진 양우석 감독의 ‘스틸레인’ 세계관은 현실 정치를 끌어들이면서도 가감하거나 재편하면서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실제 남과 북, 미 지도자들의 개성을 반영한 캐릭터와 국제 정세를 각색한 상황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통일에 대한 열망을 한층 더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박진감 넘치는 와중에 남과 북의 정서적인 통일 또한 놓치지 않는 잠수함 액션이 단연 돋보인다.

강철비2: 정상회담

감독 양우석

출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개봉 2020.07.29.

상세보기

세인트 주디
감독 숀 해니시
출연 미셸 모나한, 림 루바니, 커먼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마땅히 지켜야 할 것들을 위해 
★★★
‘이민자들의 대모’ 주디 우드의 실화를 담았다. 영화는 법정 드라마와 휴먼 드라마 사이를 오가며 주디라는 인물을 납작하지 않게 그려내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실존 인물들이 지닌 사연의 무게에 비해 다소 평이한 흐름으로 완성된 것은 사실. 다만 여성 역시 정치적 견해의 대상, 망명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한 변호사의 의로운 여정을 통해 오늘날 인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법은 죄를 심판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지켜야 할 가치를 수호하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세상을 바꾸는 여성
★★★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한 실화 바탕 법정 영화의 묘미를 고스란히 살리면서 여성 인권 영화에 무게감을 둔다. 정의로운 변호사가 의뢰인을 돕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다는 미담에 이슬람 국가 여성들의 인권 문제, 미국의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해져 곱씹을 만한 메시지를 적잖게 던진다. 주인공 주디 우드의 가정사와 재판 과정을 무리 없이 엮으면서 적절한 유머로 숨통을 틔우고, 예측 가능하다고 믿는 순간에 다른 패를 꺼내 드는 시나리오가 영리하다. 여기에 미셸 모나한의 조용하고도 강한 연기가 마음의 동요를 일으킨다.

세인트 주디

감독 숀 해니시

출연 미셸 모나한, 림 루바니, 커먼

개봉 2020.07.29.

상세보기

소년 아메드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이디르 벤 아디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혐오의 시대에서 희망을
★★★☆
다르덴 형제의 카메라는 언제나 윤리적 딜레마의 순간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시선은, 여전히 우리의 세계가 인간성을 덜 훼손당하도록 만들어주는 소중한 장치다. 그릇된 신념에 사로잡혀 추락하는 소년의 손을 잡아줄 것인가, 아니면 그를 두려워하는 마음에 내칠 것인가. 이 영화는 혐오의 시대 한가운데에서 먼저 선뜻 손을 내미는 다르덴 형제의 인사다.

소년 아메드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이디르 벤 아디

개봉 2020.07.30.

상세보기

1942: 언노운 배틀
감독 이고르 카피로브
출연 세르게이 자코브, 이반 바타레프, 알렉산드르 버카로프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잊힌 전투, 잊힌 영웅들의 이야기
★★★
2차 세계대전 중 독소전쟁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르제프 전투를 조명한 전쟁 영화. 시작부터 9분 가까이 설원 위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전투 장면을 연출해 시선을 붙든다. 이후부터는 소련군 병사들의 갈등 상황에 초점을 맞춰 전쟁의 참상과 소련 내부의 이념 대립을 조밀하게 그려나간다.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들지 모르는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캐릭터들을 아우르고 마지막 전투에 다다르는 이음새가 꼼꼼한 편이다. 전투 장면에 흐르는 서정적인 기타 선율은 전장의 풍경을 한층 서늘하게 만든다.

1942: 언노운 배틀

감독 이고르 카피로브

출연 세르게이 자코브, 이반 바타레프, 알렉산드르 버카로프, 표트르 로가체브, 이고르 그라부조프

개봉 2020.07.29.

상세보기

어게인
감독 조창열
출연 김예은, 예수정, 김소이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독특한 뮤지컬
★★☆
영화감독 데뷔를 준비하는 주인공 연주(김예은)는 우연히 마지막 기생이자 예술가였던 허산옥에 대한 프로젝트를 제안 받는다. 고민하는 연주. 이때 어머니(예수정)가 갑자기 쓰러진다. 영화 <어게인>은 한국영화에서 드물게 만나는 뮤지컬이다. 저예산 영화의 한계 때문에 조금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런 한계를 독특한 극적 구조로 돌파한다. 의미 있는 시도다.

어게인

감독 조창열

출연 김예은, 예수정, 김소이, 김홍표, 예인, 이유

개봉 2020.07.30.

상세보기

카오산 탱고
감독 김범삼
출연 홍완표, 현리, 오창경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음악영화 + 여행영화
 ★★
영화를 준비하는 한 남자가 취재차 태국의 카오산 로드를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국적 풍경 속에서 예상치 못했던 만남을 통해 로맨스가 이뤄지고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 것이 여행 영화의 수순이라면, <카오산 탱고>는 여기에 탱고 음악을 결합하고 실종과 죽음이라는 다소 어두운 소재를 결합하면서 새로움을 추구한다. 결론적으로 음악 부분은 영화를 살렸지만, 후자는 이야기의 진행을 더디게 만든다. 배우들 사이의 연기 톤이 튀는 것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의미 말고 사진이 남은 여행
★★
태국 올 로케이션으로 제작된 영화답게 현지 명소들이 아름답게 담겨 이국적 정취를 풍긴다. 코로나 시대 여행 갈증을 느끼는 관객들이 만족할 인상적인 장면들이 눈에 띈다. 황홀한 풍광에 비해 이야기를 전하는 방법은 조금 서툴다. 각자의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는 과정 속에 쌓여가는 감정과 의미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연출도 인물 감정도 거칠다
★★
연출 호흡이 대체적으로 낡고 거칠다. 인물들 감정은 툭툭 던져질 뿐 포착되지 않아 오리무중이고, 불쑥 끼어드는 흑백 회상 신은 연출 기법도 사연도 조악하다. 앙상한 대사/대화도 아쉬운데, 주인공들만(만드는 사람들만) 그걸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살짝 갸웃하게도 된다. 이 영화의 미덕이라면 음악. 태국의 이국적인 정취에 더 없이 어울린다.

카오산 탱고

감독 김범삼

출연 홍완표, 현리, 오창경

개봉 2020.07.30.

상세보기

루비
감독 박한진
출연 박지연, 손은지, 김동석, 최영열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반짝이고픈 청춘들의 흑백 자화상
★★☆
방송국에서 일하는 세 명의 인물을 통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청년 세대의 현실을 자조한다. 영화의 형식과 구성을 눈여겨볼 만한데 이들의 잿빛 현실을 흑백 화면에 담아 공감의 빛깔을 띠면서도 냉정한 시선을 유지한다. 방송국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주인공이 처한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구성은 형식적 실험에 가까우며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다. 다만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 가진 날 것의 에너지가 기교에 가려지지 않고 조금 더 도드라졌더라면 한국 독립 영화에서 발견한 보석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루비

감독 박한진

출연 박지연, 손은지, 김동석, 최영열

개봉 2020.07.30.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