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웃음과 폭력: 기타노 다케시 회고전>이 열립니다. <소나티네>, <키즈 리턴>, <하나비>, <그 남자, 흉폭하다> 등 그의 명작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네요. 조금 특별한 이유로 추천해드리고 싶은 몇 작품을 골라봤습니다.


키즈 리턴재회의 시간

<키즈 리턴>은 기타노 다케시의 대표적인 성장영화입니다. 평범한 인생을 사는 마사루와 신지. 우연한 기회로 마사루는 야쿠자가 되고 신지는 복싱에 매진합니다. 결국은 둘 다 각자의 길에서 성공하지 못하지요. 그렇지만 다음과 같은 마지막 대사로 오랫동안 기억되는 영화입니다. “우리 이제 끝난 건가?” “바보야, 아직 시작도 안 했잖아.”
 
두 청춘의 10년 후는 어떨까요. 바로 <키즈 리턴재회의 시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싱을 그만두고 프리타로 살고 있던 신지와 이제 막 출소한 마사루. 둘은 여전히 희망 없어 보이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은 여전히 젊습니다. 기타노 다케시의 조연출이었던 시미즈 히로유키가 연출한 작품입니다.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갑자기 더워져서 부쩍 바다가 그리운 요즘입니다.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정말 그 여름에 가장 조용한 바다였지요. 이 영화에는 이렇다 할 사건 같은 건 없어요. 그저 서핑에 빠진 청각장애인 청년 시게루와 여자친구의 하루하루를 보여줄 뿐이지요. 유독 멍때리는 장면이 많은 영화이기도 한데요. 기타노 다케시의 초기작 중 우리나라에도 제법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만, 큰 화면 가득히 쏟아지는 파도를 눈에 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


8인의 수상한 신사들
   
젊은 시절, 일대를 주름잡았던 야쿠자의 보스 류조’. 그러나 지금은 은퇴해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보이스 피싱에 속아 넘어갈 뻔한 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예전 야쿠자 동료들을 끌어모아 자신을 우롱한 사기범을 잡고자 합니다. 기타노 다케시는 여기에서 노년의 형사로 등장하는데요. 온몸을 던져 자신의 노년을 희화시키는 기타노 다케시랄까요.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엔터테이너입니다.


다케시즈
 
자기 반영 3부작이라 불리는 <다케시들>, <감독 만세!>, <아킬레스와 거북이>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일본 엔터테인먼트를 주름잡는 문화 거인 비트 다케시는 세상 무서울 게 없습니다. 그러나 같은 생김새의 배우 기타노는 이렇다 할 대표작 없이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 살아갈 뿐이지요. 어느 날 이 두 사람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구성으로 기타노 다케시라는 문화 원형 자체를 탐구한 영화입니다. 조금 다른 형식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여전히 실험을 멈추지 않고 있는 노감독의 행보에 박수를 보냅니다.


피와 뼈
 
자신이 연출하지 않은 영화에 등장하는 기타노 다케시에게선 왠지 모를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대표적인 예가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에 출연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양일 감독이 연출한 <피와 뼈>에서 보여준 기타노 다케시의 연기는 자신이 연출한 작품을 다 포함하고도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독도 화가도 개그맨도 아닌 순도 100%의 배우 다케시를 만나고 싶다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작품이지요.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오욕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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