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자>

11월 24일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영화 <유체이탈자>. 불의의 사고를 당한 국가정보요원 강이안(윤계상)이 12시간마다 몸이 바뀐다는 독특한 소재와 극한으로 끌어올린 액션 감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소재부터 액션까지, 만들기 쉽지 않았을 영화 <유체이탈자>의 배우, 감독이 인터뷰에서 전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정리했다.

유체이탈자

감독 윤재근

출연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개봉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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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이었어야 하는 이유

강이안 역의 윤계상

<유체이탈자>에서 주인공 강이안은 영화의 전체적인 톤을 정하는 기둥 같은 존재이다. 다른 사람이 되는 상황 속 심리적 혼란과 그 와중에도 문제를 해결해 가는 행동력, 적들을 제압하는 액션까지 모두 소화해야 하기 때문. 강이안으로 발탁된 윤계상은 이번 작품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윤재근 감독은 윤계상을 '잘생긴 어른 남자 기본형'으로 생각해서 어떤 역할이나 감정이나 잘 달라붙는다고 판단, 그를 캐스팅했다. 윤계상을 캐스팅하는 데는 거의 1년이 걸렸다는데, <유체이탈자>를 봤다면 윤재근 감독의 안목은 정확했단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박용우와 임지연, 박실장과 문진아로

박실장 역의 박용우
문진아 역의 임지연

그럼 윤재근 감독은 강지안만큼 영화의 큰 축을 맡는 박실장 역의 박용우와 문진아 역의 임지연에게 어떤 면을 보았을까. 윤재근 감독은 박용우가 오랜 활동에도 이렇게 본격적인 악역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 이번 배역을 제안했다. 박용우가 스스로 확신이 들어야 결정하는 성격이라서 그를 끊임없이 설득했어야 했다고. 문진아 역은 단순히 강한 여성 캐릭터가 아니라 사랑스러움과 강인함이 공존해야 했기에 눈빛만으로 모든 연기를 다 할 수 있는 임지연을 캐스팅했다. 실제로 함께 작업해 보니 다른 여배우들과는 결이 좀 다른 배우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임지연은 이번 영화를 위해 긴 머리를 자르고 숏컷에 도전했다.


10년의 공백 끝, 리메이크까지

<유체이탈자>

윤재근 감독의 전작은 2011년 <심장이 뛴다>이다. <유체이탈자>는 무려 10년 만의 신작인데,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는 '자고 일어났을 때 다른 사람이 돼있으면 어떨까?'라는 발상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결과다. 윤재근 감독은 이 소재를 멜로나 휴먼 드라마로도 썼었는데 스스로 흥미가 떨어지는 걸 느끼고 지금의 액션 스릴러 장르로 선회했다. 그의 노력 덕분인지 <유체이탈자>는 미국에서 리메이크 판권이 팔리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 속 액션의 비하인드

<유체이탈자>

<유체이탈자>를 얘기할 때 빼놓으면 안 되는 부분. 배우들이 직접 스턴트 액션을 소화했다는 것이다. 윤재근 감독은 "액션의 퀄리티만큼 캐릭터의 감정 표현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배우들에게 직접 액션을 소화할 것을 제안했고, 배우들도 이에 동의해 촬영 두어 달 전부터 연습에 들어갔다. 임지연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나도 몸을 쓸 줄 아는 배우구나"라고 처음 느꼈으며, 박영식 무술감독의 말에 따르면 백상사 역의 서현우는 몸을 전혀 쓰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체육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몸 쓰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영화 속 카체이싱 장면은 스턴트맨이 위에 탑승해 운전하는 특수 스턴트 카를 실제로 찍었다. 차량을 직접 컨트롤할 수 없는 배우 입장에선 무서울 수밖에 없는데, 배우들이 연기를 위해 재차 다시 도전하면서 지금의 연기와 액션이 모두 담은 장면으로 거듭났다. 


'회의형 영화'

'몸이 바뀐다'는 설정으로 두 가지 버전으로 촬영한 <유체이탈자>.

<유체이탈자>는 배우들에게도 신선한 도전이었는데 윤계상의 경우 1인 7역을, 다른 배우들도 1인 2역을 소화해야 했다. 같은 장면이라도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간 강이안'(윤계상), '강이안이 들어간 다른 사람'(박용우, 유현목 등)으로 두 가지 버전을 찍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배우들은 촬영 돌입 전 연습실에 모여 함께 강이안의 감정이나 심리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래서 윤계상!

<유체이탈자>

윤계상은 작품 안팎으로 활약했다. 앞서 말한 부분처럼 그는 강이안의 감정, 심리 등을 꼼꼼하게 공유해 배우들과 함께 강이안을 만들어갔다. 분량이 많아 부담이 됐을 촬영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며 촬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박용우는 “윤계상이 만들어놓은 분위기에 의해서 굉장히 치열하고 따뜻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윤재근 감독은 “윤계상 배우가 다른 배우들을 잘 리드하기도 했고 계속 모여서 연습하고 준비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하며 그의 노고를 언급했다. 치열한 액션 연기도 윤계상의 결과물 중 하나. 걱정될 정도로 열심히 액션을 펼친 윤계상을 보고 윤재근 감독이 먼저 스턴트를 제안했었지만 본인이 다 소화하겠다며 거절했다고. 윤계상이 이번 작품에 가진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는 이 일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적에서 동료로, 윤계상X박지환 재회

<범죄도시>(왼쪽)에 이어 다시 만난 윤계상, 박지환
노숙자 행려 역의 박지환

윤계상과 박지환은 <범죄도시>에 이어 호흡을 맞췄다. 다만 장첸과 이수파의 두목, 장이수로 대립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엔 강이안과 노숙자 행려로 협력하는 관계. 윤계상은 박지환이 모든 회의에서 함께해 준 성실한 배우라고 말하며 서로 신뢰하는 사이라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지환은 이번 캐릭터를 위해 서울역에서 이틀 동안 노숙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박용우의 빌런 예찬

<유체이탈자>

박실장을 맡아 호연을 펼친 박용우는 박실장 캐릭터를 "피해의식 많은 사람인데 그걸 감추고 싶어 하지만 실패한" 사람으로 설정했다. 그는 이 설정을 가지고 현장에서 여러 애드리브를 선보였는데, 자신의 대사 대부분을 없애고 긴 침묵을 지키다 한 마디 하는 최후반부 장면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또 극도로 증량한 후 간헐적 단식으로 체지방을 없애는 방법으로 체격을 키워 박실장의 위압감을 외면으로 드러냈다. 박용우는 "빌런은 인간의 연약함을 표현할 수 있는 특화된 캐릭터고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