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볼 때 때때로 '저 캐릭터 이름의 뜻은 뭘까?'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무심코 지나친 영화 속 캐릭터의 이름에도 소소한 비하인드가 숨겨져있다는 사실! 오늘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할(지 안 신비할지 모를) 잡학 지식으론 '영화 속 배역명 비하인드 스토리'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친구의 이름을 따왔다!?
누군가의 이름을 딴 배역명

<아가씨>
▶ 히데코, 숙희

많은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아가씨> 속 히데코-숙희 커플! 박찬욱 감독은 영화 개봉 당시 그들의 이름 뒤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힌 적 있죠. '숙희'는 원작 <핑거스미스>(2005) 속 하녀 역할이었던 '수'에게서 따온 이름입니다. 원작 속 수의 애칭은 '수키'였고, 자연스레 '숙희'가 탄생했죠. '히데코'의 이름은 박찬욱 감독이 좋아하는 일본 배우 '타카미네 히데코'에게서 따왔습니다. 그간 영화 속에서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를 자주 연기해온 배우죠.


<추격자>
지영민, 엄중호

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이름 '지영민', 집념의 대명사로 보이는 이름 '엄중호'! <추격자> 속 두 이름은 나홍진 감독 지인의 이름입니다. '지영민'은 친구 이름이고, '엄중호'는 대학 동창의 이름이라고 하네요. 지영민씨는 매번 나홍진 감독에게 전화를 해서 욕을 퍼부었다는 후문이....(ㅋㅋㅋㅋㅋㅠㅠ)


<토이스토리>
시드 필립스

<토이스토리>에서 유일하게 소름 끼쳤던 인물 한 명! 바로 악동 '시드 필립스'죠. 그의 이름은 실제 픽사에 근무했던 직원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습니다. 이 직원은 실제로 장난감을 분해해 기괴한 물건을 만들기로 유명했다고 하네요!


<설국열차>
-
에드가

<설국열차>에서 제이미 벨이 연기했던 캐릭터 '에드가'! 얼마 전 <베이비 드라이버> 홍보 차 내한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설국열차> 속 '에드가'의 이름은 본인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과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서로 짱팬놀이 하는 절친 사이로 유명하죠!


<주토피아>
-
울터, 제시

<주토피아>의 후반부 약물을 제조하던 양들을 기억하시나요? 그들의 이름은 '울터', '제시'였는데요. 미드 짱팬이시라면 이 캐릭터들을 보고 바로 <브레이킹 배드>를 떠올리셨을 겁니다. 고등학교 화학 교사인 '월터'가 제자 '제시'와 함께 마약을 제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죠. 복장도 비슷한데다, 약물도 파란색인 것! 사랑스러운 패러디네요.


<굿와이프>
-
김혜경

전도연은 '김혜경'이란 이름을 지닌 캐릭터를 두 번 연기했습니다. 영화 <무뢰한>과 드라마 <굿와이프>에서였죠. <굿와이프>의 이정효 감독은 "작가님이 전도연 배우가 출연한 모든 작품을 보다가 <무뢰한> 속 김혜경이 <굿와이프> 극 중 인물과 어울리는 이름 같아" 이름을 '김혜경'으로 지었다 밝혔습니다.


저마다 독특한 사연이 담긴 배역명

<도둑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캐릭터 이름들! 최동훈 감독은 넘사벽 작명 센스를 지닌 감독 중 하나인데요. 독특한 별명으로 불리던 <도둑들> 속 10인의 도둑들! 모두 개성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닌 별명들이었습니다. 하나씩 알아볼까요?

마카오박, 팹시, 뽀빠이

미묘한 삼각관계를 이루던 이들! 김윤석이 연기한 '마카오박'의 이름은 1989년 드라마 <왕룽 일가> 속 최주봉이 연기한 '쿠웨이트 박'에게서 따왔습니다. 김혜수가 연기한 '팹시'의 탄생 비화는 무척 독특하죠. "혜수씨"를 부르던 게 '헤스씨→헵씨→팹시'가 되었다는(ㅋㅋㅋㅋ) 이야기! 이정재가 연기한 '뽀빠이'는 최동훈 감독이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이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강하고 세게 보이고 싶은 캐릭터의 욕망을 반영한 이름이라고 하네요.

예니콜, 잠파노

모 브랜드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들던 이름 '예니콜'!(ㅋㅋㅋ) 전지현이 연기한 이 도둑의 이름의 뜻은 범죄가 부르면 언제든 '예~'하고 달려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녀를 사랑하던 순정파 막내 도둑 '잠파노'! 새싹 시절 김수현이 그려낸 그의 이름은 1954년 영화 <길> 속 안소니 퀸이 맡았던 캐릭터의 이름을 따와 만든 것이죠.


<암살>
염석진, 안옥윤, 하와이 피스톨

최동훈 감독의 또 다른 천만 영화 <암살>도 캐릭터들의 독특한 이름으로 주목을 받았죠. 이정재가 연기한 '염석진'의 이름은 소설 <태백산맥>의 악역 '염상구'에게서 따왔다고 합니다. 전지현이 연기한 '안옥윤'의 이름은 원래 '안윤옥'이었죠. 두 이름을 발음해보다가 더 어렵고 강단 있는 발음인 '안옥윤'으로 채택! 그녀의 성을 안씨로 정한 이유는 안창호, 안중근 등 독립운동가들 중 안씨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ㅋㅋㅋ). 하정우가 연기한 마성의 캐릭터 '하와이 피스톨'의 이름은 원래 '쿠바 리볼버'였습니다. 문득 쿠바보단 하와이에 더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한 최동훈 감독. 바로 이름을 '하와이 피스톨'로 바꾸었죠!


<인셉션>
도미닉 코브, 로버트 피셔, 임스
아서, 맬러리 코브, 사이토

<인셉션>의 인물들 이름 또한 흥미롭죠. 도미닉 코브, 로버트 피셔, 임스, 아서(혹은 아리아드네), 맬, 사이토 등 주요 인물들 이름의 첫 글자를 따면 'DREAMS'가 됩니다. 꿈을 훔쳐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는 이들의 이야기! 영화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작명 센스가 돋보이네요.


감독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이름이 있다?!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오래된 정원>, <돈의 맛>

영작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오래된 정원>, <돈의 맛>

임상수 감독의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오래된 정원>, <돈의 맛>엔 모두 '주영작'이란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각각 조재현, 황정민, 윤희석, 김강우가 연기했죠. 임상수 감독이 즐겨 쓰는 이들 이름의 정체! 바로 임상수 감독의 데뷔 전 필명이라고 합니다. '주영작'이란 이름에 어떤 연관성이 있냐는 <씨네21>의 질문에 임상수 감독은 그저 "작명하기 귀찮아서 그렇다(웃음)"고 밝히기도 했죠!


<아는 여자>, <거룩한 계보>,
<로맨틱 헤븐>

동치성

<아는 여자>, <거룩한 계보>
<로맨틱 헤븐>

장진 감독의 단골 배역명은 '동치성'입니다. <아는 여자>, <거룩한 계보>, <로맨틱 헤븐>에 등장하죠. <아는 여자>와 <거룩한 계보> 속 동치성은 모두 정재영이 연기했습니다. 알고 보면 <웰컴 투 동막골> 속 정재영이 연기한 군인 '리수화' 역시 '동치성'이란 이름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ㅋㅋㅋㅋ) 관객들이 극에 집중하지 못할 거란 정재영의 만류로 배역명을 바꾸었다고 하네요. 장진 감독의 마지막 동치성은 <로맨틱 헤븐> 속 김무열이 연기했습니다.


<킬러들의 수다>,
<우리는 형제입니다>

상연, 하연

또다시 장진 감독입니다. 고아원에서 생이별한 후 30년 만에 극적 상봉에 성공한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 조진웅과 김성균이 연기하는 이 형제의 이름은 '상연', '하연'이죠. <킬러들의 수다>에서 형제로 호흡을 맞춘 신현준, 원빈의 이름도 '상연', '하연'이었습니다. 장진 감독은 "<킬러들의 수다>에 대한 애착이 많았고, 스토리상 지장이 없다면 그 이름을 다시 넣고 싶었다"고 밝혔죠.


<킬러들의 수다>, <웰컴 투 동막골>
<거룩한 계보>, <아들>,
<우리는 형제입니다>


여일

<킬러들의 수다>, <거룩한 계보>
<웰컴 투 동막골>
<우리는 형제입니다>(윤진이, 오른쪽)

'동치성', '상연'과 '하연'을 제치고 장진 감독이 가장 사랑한 이름! 바로 '여일'입니다. 무려 다섯 영화에 등장하죠. <킬러들의 수다>에서는 공효진, <거룩한 계보>에서는 장영남, <아들>에서는 서우가 연기했습니다. 가장 최근작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선 윤진이가 연기했죠! 이중에서 가장 유명한 여일은?! 강혜정이 연기한 <웰컴 투 동막골> 속 여일이겠죠! 장진 감독은 "양여일은 통통 튀는 성격이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에 붙이는 이름"이라 말하며 군인이었을 당시 위문편지를 보내준, 고마운 학생의 이름을 딴 것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ㅋㅋㅋㅋ귀엽).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

희봉

<플란다스의 개>부터 <옥자>까지, 무려 17년을 함께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 변희봉! 단편까지 합하면 무려 다섯 작품을 함께했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봉준호 감독의 작품 속 변희봉 배역의 이름은 모두 그의 실명을 기반으로 했다는 것! <플란다스의 개> 속 '변경비'부터 <살인의 추억> 속 구희봉 반장, <괴물> 속 박희봉, <옥자> 속 주희봉까지! 봉준호 감독은 "변희봉 선생님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며 실명 배역명에 얽힌 비하인드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