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0대 사이에서 확고한 팬층을 구축했던 마블 영화가 최근 들어 비슷한 연령대 관객들에게 예전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개봉한 〈썬더볼츠*〉와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의 경우, 20대 관객보다 40대 관객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관람객 연령층이 상승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마블 영화의 복잡한 세계관이 '코어 팬' 중심의 소비를 유발하고, 새로운 팬 유입을 저해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CJ CGV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개봉한 〈썬더볼츠*〉의 주요 관람객층은 30대(33%)로 나타났다. 40대(27%)가 그 뒤를 이었으며, 20대는 50대와 동일한 19%를 기록했다. 10대 관객은 2%에 불과했다.
지난 2월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역시 30대 관객이 30%로 가장 많았고, 40대(27%)가 뒤를 이었다. 20대는 21%, 50대는 19%, 10대는 2%에 머물렀다.
이러한 관객 연령 비율은 마블 영화의 전성기로 평가받는 〈어벤져스〉 시리즈 개봉 당시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은 20대 관객이 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역시 20대 관객이 37%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당시에는 20대 관객이 3명 중 1명 이상을 차지했던 셈이다.
미국 내에서도 마블 영화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데이터 조사 업체 모닝 컨설트가 2021년 2,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마블 팬이라고 응답한 Z세대(1997년~2012년생)는 9%에 불과했다. 이는 M세대(1981년~1996년생)의 4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4년 전 조사 결과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Z세대의 마블 팬 비율은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블은 〈이터널스〉, 〈미즈 마블〉, 〈썬더볼츠*〉, 차기 캡틴 아메리카 등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배경으로 한 젊은 히어로들을 선보이며 신규 팬 유입을 시도했으나, 흥행은 물론 관객 연령층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썬더볼츠*〉의 경우, 전체 관객 중 25세 미만 관객은 30%로 추정된다. 이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25세 미만 관객 비율(45%)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인다.
마블 영화 관객의 고령화 원인으로는 복잡한 설정과 스토리가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블은 2021년부터 영화와 연계된 디즈니+ 시리즈를 잇달아 공개하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확장해왔다. 이로 인해 신작 영화 한 편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이전 시리즈의 스토리를 숙지해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높아졌고, 극장용 마블 영화의 흥행 성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마블 영화를 꾸준히 시청해 온 3040대 관객조차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려워지면서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며 "마블 영화에 대한 추억이나 관람 경험이 부족한 1020대 관객에게는 신작 감상이 더욱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슈퍼히어로 장르 영화가 더 이상 20대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대중문화에는 트렌드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슈퍼히어로물은 2010년대 후반에 전성기를 맞았으며 현재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슈퍼히어로가 젊은 세대에게 동경의 대상이 아닌 상상 속 인물로 여겨져 캐릭터나 이야기에 쉽게 몰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외화 수입배급사 관계자는 "블록버스터 슈퍼히어로 영화는 러닝타임이 최소 2시간에서 3시간에 달하는데,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관객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히어로들이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가 긴 시간을 투자할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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