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끝을 모르고 확장해 가고 있는 대서사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의 최신작이자 두 번째 스핀오프 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전작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보다 호평을 얻으며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어느 정도 회복해 주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스타워즈> 영화를 즐기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는 이전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을 봤을 때처럼 스톰 트루퍼, 타이 파이터 등이 다양하게 변형된 형태를 보며 어떤 것들이 액션피겨로 발매할 만한 것들인지 유심히 관찰하면서 시청했다.

<스타워즈>가 비주류인 3.75인치 피겨로 발매된 이유

<청춘낙서>(1973) 젊은 유망주 감독으로 인정받은 조지 루카스 감독의 차기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이하 당시 개봉명 <스타워즈>)는 그다지 주목받는 영화가 아니었다. 그저 그런 우주 판타지물일 것이라 여겼기 때문에 관련 상품의 라이선스 판매 작업도 수월하지 않았다.

당시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던 액션피겨 회사 중 하나인 미고 사()는 12인치 액션피겨를 주력으로 생산했다조지 루카스는 ‘미고’ 사에게 사업을 제안했으나 미고 사는 영화가 그다지 흥행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 이를 거절한다. 조지 루카스는 ‘하스브로’, ‘마텔’, ‘밀턴 브래들리’ 등 다른 유수 완구 업체들에게도 제안했으나 조지 루카스의 사업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당시 무명에 가깝던 신시내티 주의 작은 회사인 ‘케너’ 사밖에 없었다.

<스타워즈>의 3.75인치 피겨 12종

케너 사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각종 탈것들과 인물들 피겨를 어떻게 어린이들에게 효과적으로 판매할까 고심하다가 피겨들의 사이즈를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인 3.75인치 정도로 만들기로 한다. 당시 12인치 스케일이 유행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은 나름 파격적인 것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현재 표준이 된 3.75인치 스케일의 피겨 시장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9775, <스타워즈>가 개봉하자마자 미국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리게 되자 케너 사는 당황한다. 크리스마스 시즌 대목에 맞춰서 백화점에 완구들을 납품할 여력이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케너 사가 낸 아이디어는 일단 빈 패키지를 판매하자는 기발하고도 당돌한 아이디어였다. ‘얼리 버드 증서 패키지는 말 그대로 액션피겨가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피겨를 꽂을 수 있는 골판지 스탠드와 케너 사에 보낼 수 있는 증서로 구성됐다. 액션피겨의 생산이 완료되는대로 집으로 제품을 보내주겠다는 것이었다.

1978년 초, 12종의 액션피겨가 발매됐다. 이어 라인업은 20종으로 확장되고, 차기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의 개봉에 맞추어 새로운 피겨들이 추가되어 총 92종의 피겨들과 다양한 탈것들의 라인업이 이루어지게 된다. 1984년에는 지금까지 나온 피겨들을 ‘파워 오브 더 포스’라는 제목으로 재발매를 시작했는데, 새 <스타워즈> 영화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서 인기가 시들해졌고, 판매량이 급감하자 결국 92종의 피겨가 다 발매되지 못한 상태에서 중단되었다.

케너 사의 <스타 워즈> ‘파워 오브 더 포스’

이후 다시 <스타워즈> 관련 상품들이 발매되기 시작한 건 10여 년이 지난 1995. ‘파워 오브 더 포스 2’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액션피겨들이 발매되기 시작하였고, 1997년 오리지널 3부작 스페셜 에디션 개봉, 그리고 1999년부터 시작된 프리퀄 3부작의 열기를 바탕으로 다시 판매량은 호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는 한 해도 멈추지 않고 새로운 액션피겨들이 발매되고 있다. 주력이 되는 라인업은 3.75인치 완구이지만, 최근에는 6인치 완구, 그리고 ‘사이드쇼 컬렉터블스’나 ‘핫토이스’ 등 타 업체에서 라이선싱한 1/6 스케일의 정밀도 높은 피겨들도 발매되고 있다. 전체 판매량을 놓고 볼 때, <스타워즈> 관련 완구 상품들은 <트랜스포머>와 마블 관련 피겨들에 이어 3위다.

과거 <스타워즈> 3.75인치 피겨 진열 매장
대중적이지만 사실은 ‘억’소리 나는 피겨

케너 사의 이 역사적인 작은 인형들은 1985년까지 3억 개가 넘게 팔렸기에 1970~80년대 미국 대중문화에도 빈번하게 등장한다. 가장 유명한 장면은 아마 <E.T.>에서 주인공 꼬마(헨리 토마스)가 E.T.에게 자신의 <스타워즈> 피겨들을 하나씩 보여주며 소개해주는 장면일 것이다. 공포영화 <폴터가이스트>(1982)에도, <심슨 가족> 에피소드에도 바트 심슨의 친구 랄프가 미개봉 피겨 컬렉션으로 학예회에서 우승하는 장면이 등장한다.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구출 작전을 다룬 영화 <아르고>의 종반부에도 케너 사가 생산한 첫 12개의 액션피겨가 등장한다. <아르고>는 CIA가 <혹성탈출>, <스타워즈>와 비슷한 SF영화 ‘아르고’를 촬영한다고 위장하고 이란에 잠입한 실제 작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보바 펫’의 로켓 발사형 프로토타입 피겨
<스타워즈>의 3.75인치 피겨 12종

케너 사의 미개봉 3.75인치 피겨들은 날이 갈수록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첫 발매된 12종의 피겨들은 상태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1천만 원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미발매 피겨들이나 개발 단계에서 취소된 상품들의 프로토타입은 경매에서 1억 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개발 단계에서 취소된 인기 캐릭터 보바의 로켓 발사형 프로토타입 피겨가 86000달러(약 9000만원)에 거래되었다. 10년 전과 비교해서 10배 정도 상승한 가격이다. 2015년에는 일본 의류 브랜드 베이프의 창업자 니고가 그의 케너 <스타워즈> 컬렉션을 소더비 경매를 통해 약 3억원 가량의 가격에 판매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완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케너 사의 이후 행보는 슬프게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M.A.S.K.><고스트 버스터스>, <슈퍼 파워스>, <인디아나 존스> 피겨들이 <스타워즈>에 준하는 성공을 거두기도 있으나 결국 1991년 경쟁사인 하스브로에 합병되었고 2000년에는 이름 자체가 없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케너라는 이름은 아직 현재 30~50대들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고 케너 사의 굴림체 로고는 각종 오마주와 패러디, 그리고 티셔츠 디자인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감독 론 하워드

출연 엘든 이렌리치, 에밀리아 클라크, 우디 해럴슨, 폴 베타니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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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감독 조지 루카스

출연 마크 해밀,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개봉 197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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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서 / 그래픽 노블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