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아이언 피스트> 시즌 3에 이어, <루크 케이지> 시즌 3도 취소를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왜 마블 히어로들을 정리해고할까?

넷플릭스로 방영된 <디펜더스>
정리해고 된 <아이언 피스트>와 <루크 케이지>

넷플릭스의 ‘디펜더스’ 세계관은 지난 2015년 <데어데블>이 시작된 이후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를 차례로 내놓으며 세계관을 쌓아갔다. 작품마다 완성도 차이가 좀 있었는데, 그중 <아이언 피스트>는 많은 실망감을 주었다. 와신상담 끝에 얼마 전 내놓은 <아이언 피스트> 시즌 2는 전편보다 흥미로운 전개와 화려해진 액션씬이 많아졌지만, 역시 함량 미달의 작품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넷플릭스는 <아이언 피스트>시즌 3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아이언 피스트>의 캔슬 발표후 일주일 만에 넷플릭스는 다시 <루크 케이지> 시즌 3를 취소한다고 알렸다. 디펜더스 세계관 4명의 히어로 중 2명의 솔로 프로젝트가 공중분해된 것이다. 마침 <데어 데블>이 시즌 3를 런칭한 날이어서 당혹스러움은 더했다.    

넷플릭스로 방영된 <루크 케이지>


꾸준하게 혹평에 시달리던 <아이언 피스트>와 달리, <루크 케이지>는 제법 고정팬이 많은 드라마였다. 물론 할렘을 지키는 ‘동네형’ 히어로의 쿨한 매력이 시즌 2에서 반감된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시즌 3를 취소할 정도는 아니었다. 

심지어 루크 케이지 역을 맡은 마이크 콜터 (Mike Colter)는 올해 열린 볼티코어 코믹콘에서 루크 케이지가 시즌 3에서 겪게 되는 고민에 대해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 캔슬 소식에 대해 마이크 콜터가 자신의 SNS에 올린 내용을 보면, 배우와 충분히 논의된 사항도 아닌 듯하다. 

당혹스러운 것은 팬들도 마찬가지라서, 미국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에서는 루크 케이지 시즌 3 제작 취소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콘텐츠 제국 디즈니의 공습

넷플릭스와 마블이 내놓은 <루크 케이지> 시즌 3의 캔슬 이유는, 제작진의 ‘창조적 견해 차이’였다. 그러나 할리우드 안팎의 전문가들은 이번 일이 디즈니의 스트리밍 채널 사업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월트 디즈니는 현재 독자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디즈니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 필름’, 엑스맨을 포함해 수많은 작품을 보유한 ‘20세기 폭스’그리고 MCU의 ‘마블 스튜디오’까지 모두 먹어치우며 콘텐츠 제국을 완성했다. 무엇보다 디즈니 자체가 보유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양이 이미 어마어마하다. 디즈니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19년 런칭을 목표로 꾸준히 스트리밍 채널을 준비하고 있었다. 넷플릭스나 훌루는 물론, 이제 막 스트리밍 채널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DC, 애플, 페이스 북에게 가장 강력한 상대가 될 것이다. 

지난 8월에는 곧 넷플릭스에서 MCU를 스트리밍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따라서 미리 계약이 되어있던 <앤트맨과 와스프>의 방영이 끝나고 나면, 디즈니는 마블 관련 작품들을 넷플릭스에서 하나둘 철수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일로 미루어 짐작건대 MCU뿐만 아니라 타사에서 제작/방영되고 있는 마블 관련 드라마들을 정리해 나갈 것이다, 


마블 드라마들의 운명은?
ABC 방송국에서 방영된 <에이전트 오브 쉴드>

넷플릭스의 <디펜더스>세계관이 아니더라도, 현재 다양한 마블 드라마들이 제작/방영되고 있다. 콜슨 요원을 매개로 MCU와의 크로스오버 떡밥을 꾸준히 뿌리고 있는 <에이전트 오브 쉴드>, 히어로 드라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FX의 <리전>, 탄탄한 전개가 일품인 <기프티드>, 청소년 히어로들의 이야기 <클록 앤 대거>, <뉴 워리어즈>, <런어웨이즈>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작품들도 결국 디즈니의 의도대로 시리즈를 마감하거나 디즈니 스트리밍으로 방영처를 옮기게 될 것이다. 

심지어 디즈니는 지난 2016년,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스티리밍 권한을 TBS에게 8년간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이마저도 다시 가져오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영원히 지배할 것만 같았던 스트리밍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