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1월 10일, 영국 런던. 설렘으로 부풀어오른 마음을 안고 런던 북서쪽에 위치한 리브스덴 스튜디오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2년 만에 다시 지팡이를 휘두를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를 만나기 위해서다.
1926년의 뉴욕에서 신비한 동물들과 기상천외 모험담을 펼쳤던 뉴트 스캐맨더가 돌아왔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5부작으로 제작될 <신비한 동물>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21세기의 거대한 대중문화로 자리 잡은 <해리 포터> 시리즈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으로, 한땀한땀 ‘포터 유니버스’를 빚어낸 원작자 J.K. 롤링이 각본가 겸 제작자로 함께했다.
이번 작품에선 <해리 포터>의 주요 인물이었던 호그와트의 교장, 알버스 덤블도어(주드 로)의 젊은 시절과 함께 한때 그의 동반자였지만 최대 적으로 돌아선 갤러트 그린델왈드(조니 뎁)의 활약을 만나볼 수 있다. 마법사의 돌을 만든 니콜라스 플라멜(브론티스 조도로브스키)과 볼드모트의 애완 뱀인 나기니(수현)의 인간 시절도 등장하는 등 <해리 포터> 시리즈와 더욱 밀접히 맞닿은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 확장된 세계관의 규모만큼 팬들이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 역시 커졌음은 물론이다.
촬영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찾은 리브스덴 스튜디오에선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하루가 다 저물어갈 무렵까지, 각국의 기자들은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제작진들, 주연 배우인 에디 레드메인, 댄 포글러, 앨리슨 수돌, 조 크라비츠, 컬럼 터너와 함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제작진들이 들려준 이번 영화의 핵심 포인트를 키워드별로 짚어 낱낱이 공개한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어떤 이야기?
미국 마법부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소멸한 줄 알았던 옵스큐러스와 크레덴스(에즈라 밀러)가 살아 돌아왔다. 뉴트의 첫사랑으로 알려졌던 레타 레스트랭(조 크라비츠)은 뉴트의 형 테세우스(컬럼 터너)의 약혼자로 등장한다. 전편에서 카메오 출연 분량만으로도 주연 못지않은 포스를 뽐낸 조니 뎁의 갤러트 그린델왈드 캐릭터는 어떻게 표현됐을까? 뉴트와 덤블도어의 관계 역시 이번 작품에서 처음 드러난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전편 <신비한 동물사전>이 던진 몇 가지 질문을 안고 시작하는 영화다.
질문거리를 가득 안고 스튜디오에 발을 디딘 기자들의 마음을 미리 들여다 보기라도 한 걸까. 본격적인 스튜디오 투어에 앞서 카페에 들른 기자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총괄 프로듀서 팀 루이스였다.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부터 이번 작품에 이르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법 세계와 함께 해온 팀 루이스는 “이번 편에서 다시 호그와트로 돌아가기 때문에, <해리 포터>와 <신비한 동물> 시리즈가 지닌 세계관의 상호작용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 밝히며 작품의 큰 그림을 전했다. 전 세계의 해덕(해리 포터 덕후)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자들은 물론 관객도 가장 궁금해할 스토리에 대해선 단 두 문장으로 답을 대신했다. “영화는 뉴욕에서 시작되고, 그린델왈드가 탈출합니다. 그게 전부예요!” 다소 김빠진 듯한 기자들의 반응을 본 팀 루이스는 웃으며 영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뉴트는 런던에서 머물고 있어요. <신비한 동물사전>을 출판했죠. 마법부가 그의 발을 묶어놔 런던을 떠나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있어요. 티나(캐서린 워터스턴)는 크레덴스를 만나기 위해 파리로 향합니다. 크레덴스는 파리의 한 서커스단에 머물고 있죠. 뉴트는 런던에서 퀴니(앨리슨 수돌), 제이콥(댄 포글러)과 재회합니다. 세 사람은 함께 파리로 떠나죠. 뉴트는 다시 한번 크레덴스를 보호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감옥에서 탈출한 그린델왈드가 추종자들을 모으고 다니면서 모든 사건이 한 데 얽히죠.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 겁니다. 아닐 수도 있고요. (웃음)”
뉴욕에 이어 이번엔 ‘파리’다
세트장을 방문했을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미술 부서의 사무실이었다. 기자들이 방문했을 당시에도 쉬지 않고 업무를 진행하던 미술팀 스태프들의 책상 곳곳엔 빈 커피 컵이 수두룩했다. 더없이 완벽한 1920년대 파리를 구현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했을 스태프들의 노고가 엿보였다.
사무실의 중앙엔 파리의 다이애건 앨리를 구현한 3D 모델이 놓여있었고,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컨셉 아트와 스케치가 빼곡히 벽면을 매우고 있었다. 1920년대의 시대상을 반영한 듯 더럽고 어두컴컴한 파리의 풍경을 담은 컨셉 아트가 주를 이뤘는데, 몇몇의 그림 옆으론 비교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실제 1920년 파리의 사진이 붙어있기도 했다.
“파리는 이번 영화의 주인공 중 하나예요.” 런던 리브스덴 스튜디오에 1920년대 파리를 그대로 재현해낸 미술팀의 시니어 아트디렉터 크리스찬 허번드의 말이다. 이번 영화 속 주요 사건의 배경으론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 콩코드 광장 등이 등장할 예정이다. 총괄 프로듀서 팀 루이스를 비롯한 제작진들은 어떤 변수도 예측할 수 없는 파리 현지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보다 직접 파리를 창조해내는 게 실용적이고 유연한 작업이라 판단했다. “세트만으로도 파리의 풍미가 느껴지게 만드는 일은 엄청난 도전이었다”라고 고백한 크리스찬 허번드는 영화에 담을 파리의 풍경을 구축하기 위해 예닐곱 번 파리를 오가며 곳곳을 살폈다.
“뉴트가 탈출한 동물들을 쫓는 멋진 시퀀스가 있어요. 이 장면에 적합한 배경을 찾기 위해 센 강을 가로지르는 퐁 로얄(Pont Royal) 다리와 샹주교(Pont au Change) 등을 관찰했죠.” 미술 부서의 제작진은 영화 속 배경의 지리적 위치에 익숙할 관객들에게 “바보처럼 보이길” 피하는 일을 우선으로 뒀다. 우리로 따지면 원효대교 끝에 합정을, 양화대교 끝에 여의도를 놓는 실수를 피하는 데 중점을 둔 것. 고증을 살리는 덴 프랑스 출신 촬영 감독 필립 루셀롯이 큰 도움을 줬다. “생 미셸 분수(Fontaine Saint-Michel)가 그 예에요. 필립은 이 분수대가 (동선을 벗어난) 강 건너에 위치해있다고 지적해줬죠. 그래서 설정을 약간 바꿔 몰리에르 분수(Fontaine Molière)를 모델로 삼아 세트를 구성했어요. 이처럼 관객이 곧바로 알아챌만한 문제를 피하고, 파리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반영하려고 노력했죠.”
실제 장소에서 마법적 영감을 얻은 장소들도 등장할 예정이다. 런던에 위치한 킹스크로스 역을 관광지로 만든 <해리 포터> 시리즈의 9와 3/4 플랫폼, 영국 마법부로 직행할 수 있던 빨간 공중전화 부스와 같은 역할을 하던 장소들이다.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를 걸어다닌다고 생각해보세요. 건물의 아름다움에 취해있다 문득 계단 아래 놓인 조각상을 발견하는겁니다. 그 조각상에 집착하다보면 우리의 이야기의 중심이 될 아이디어가 튀어나오곤 하죠.” 크리스찬 허번드의 아이디어처럼 영화 속 몇몇 캐릭터들은 파리의 오페라하우스에 있는 피티에 동상을 통과해 머글 세상과 또다른 차원에 놓인 파리의 ‘다이애건 앨리’로 향할 예정이다. 어쩐지 이번 영화에서도 홀로 고군분투할 노마지 제이콥의 모습이 벌써 눈에 선한 듯하다.
눈여겨봐야 할 마법 세계의 장소들
이후 공개된 스틸 이미지 역시 미술 부서의 사무실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다. 물론 당시 철저히 베일에 싸여있던 나기니의 이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미술 부서에 나열된 컨셉아트 속에서 나기니 대신 크레덴스와 함께 지붕 위에 나란히 앉아있던 이는 오러 티나였다. 아직 두 사람의 스틸 이미지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 유일하게 티나에게 의지하던 크레덴스와 그런 크레덴스를 아끼던 티나, <신비한 동물사전> 속 두 사람의 우정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린델왈드에게 점령된 파리의 풍경, 어두침침한 곳에 있는 뉴트의 모습과 함께, 파리의 조류 시장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크레덴스, 니콜라스 플라멜의 집 안 풍경,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에 나올 법한 원형 극장을 묘사한 컨셉 아트 역시 눈에 띄었다. 크리스찬 허번드는 컨셉 아트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스튜디오에서 미리 만나본 영화의 핵심 장소들을 소개한다.
# 프랑스의 마법부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영국의 마법부를,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미국의 마법의회인 마쿠사(MACUSA)를 만났다면 이번엔 파리에 위치한 프랑스의 마법부를 만나볼 차례다. 크리스찬 허번드는 “각 나라의 마법부마다 그들의 성향을 반영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 광장의 한가운데 놓인 작은 분수대를 통해 지하에 위치한 프랑스의 마법부를 오고 갈 수 있다”고. 다양한 마법 생물들의 별자리로 수놓인 돔 형식으로 제작된 프랑스 마법부 건물은 실제 프랑스 파리에 있는 박물관 그랑 팔레와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로부터 영향을 받아 제작됐다.
# 파리 버전 ‘다이애건 앨리’는 어떨까?
세트 취재를 위해 야외로 나선 기자들을 맞이한 건 파리 버전 다이애건 앨리 거리였다. 큼지막한 건물들 사이로 런던 특유 강풍이 몰아쳤던 날씨. 옷깃을 부여잡던 것도 잠시, 세트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테마 파크에 들어선듯한 설렘이 밀려왔다.
대로의 양 옆으로 알록달록한 간판들이 늘어져있었고, 각각 상점의 쇼윈도 안엔 밀렵꾼들이 주로 노린다는 동물 오캐미의 은색 알, 개구리 모양의 초콜릿과 색색의 사탕, 호그와트 신입생의 필수품이었던 양은 냄비, 깃펜, 지팡이, 빗자루 등이 나열되어 있었다. 금방이라도 퀴니가 입고 나올듯한 실크, 벨벳 소재의 드레스가 늘어진 옷 가게를 지나쳐 약국과 야채 가게, 먹다 남은 음식이 고대로 놓여있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만나볼 수 있었다. 개선문이 세워진 듯한 위치에 커다랗게 그린 스크린이 세워져있던 이곳이 영화에 어떤 마법같은 활력을 불어넣을지 기대할 수밖에 없는 부분.
#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집은? 니콜라스 플라멜의 집!
다이애건 앨리 세트의 뒷골목에선 곧 쓰러질 것 같은 니콜라스 플라멜의 집을 만날 수 있었다. 그의 집 주변은 그린 스크린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미술팀의 허번드는 “니콜라스 플라멜의 집에 접근하는 특정한 장면에서만 사용되었기 때문에 촬영 당시 이 집이 잡히지 않도록 유의”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고대 건축 같은 니콜라스 플라멜의 집 구석구석은 칠이 벗겨져 있었고 먼지가 쌓여 있었다. 1927년을 기준으로 약 592번째 생일을 맞이했을 니콜라스 플라멜, 그의 집 역시 그의 나이와 같은 세월을 견뎌온걸까.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라는 니콜라스 플라멜의 집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현재도 오래된 목재 건물이 존재하는 파리 근교 도시 루앙을 참고하고 둘러봤다”고.
# 슈트케이스 속 동물 농장은 뉴트 하우스 지하실의 축소판이라고?
뉴트는 매우 평범한 런던의 주택가에 거주 중이다. 이미 20년 가까이 마법 세계와 마주해온 관객은 마법사들에게 ‘평범함’이 하나의 속임수임을 이미 알고 있을 터.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그래왔듯, 평범해 보이는 어딘가도 마법 세계와 연관되어있다는 점을 아실 겁니다. 뉴트의 집 아래엔 지하실이 있어요. 뉴트의 슈트케이스가 이 지하실의 휴대용 버전이라고 봐도 좋겠네요. 이곳은 마법 동물들의 보호소 같은 곳입니다.” 허번드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엔 더 많은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뉴트의 지하실 컨셉아트에선 호그와트의 움직이는 계단과 비슷하게 생긴 계단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영향을 받은”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크리스찬 허번드는 “뉴트 역시 호그와트 학생이었어요. 그 계단이 그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었을 수 있겠죠”라며 위트 넘치는 답을 던졌다.
실제 물건을 바탕으로 마법적인 영감을 덧씌운다
이어 도착한 소품 부서 사무실은 입구에서부터 모든 기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낡은 슈트 케이스 여러 개와 함께 새장, <신비한 동물사전> 서적, 뉴트와 제이콥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박힌 신문, 뉴트의 것으로 보이는 타자기, 곤봉과 관을 비롯한 서커스 물품들이 차례대로 나열되어있었다. 각종 소품에 정신이 팔린 터라 소품 부서 담당자 피에르 보해나가 눈에 들어온 건 그로부터 한참 뒤. 이미 그는 테이블 위에 몇 개의 소품을 올려놓은 뒤였다.
가장 먼저 눈에 띤 건 프랑스 마법부에서 사용할 인쇄기. 실제 존재했던 티커 테이프(과거 증권시장에서 주가를 알려주던 종이테이프) 머신에서 영향을 받은 소품이다. “언젠가 한번 과학 박물관에 방문해 티커 테이프 머신을 봤어요. 이 기계에서 나온 인쇄물들이 날아다니는 걸 상상하니 너무 사랑스러웠죠!” 마법부를 비춘 장면에서 등장할 청소기 ‘후버’ 역시 마찬가지다. “머글용 기계로부터 영향을 받은 마법 용품입니다. 마법부로 들어가는 한 장면 속 통로에서 이 기계가 통통거리는 소리를 낼 거예요.” 모두 뉴트의 슈트케이스와 같이 평범한 일상 소품에 마법적 영감을 덧씌운 경우다.
피에르 보해나는 실제 물건에서 받는 영향과 마법적인 영감이 가장 잘 어우러진 소품으로 지팡이를 꼽았다. “<신비한 동물> 시리즈에선 각종 시대와 그 시대의 스타일이 반영된 소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어요. 지팡이가 가장 좋은 예죠. 지팡이마다 그 시대, 사용하는 캐릭터들만의 특색 넘치는 디자인이 포함돼 있어요.” 뉴트의 것과 나란히 놓여있던 여러 개의 지팡이 중 가장 긴 길이와 묵직한 무게감을 자랑한 건 딱총나무 지팡이었다. 역시,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까지 막중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죽음의 성물’의 운명을 담은 듯하다.
온전히 마법적인 상상력으로만 제작된 소품들도 존재했다. 뉴트가 자신의 일을 하는 동안 피켓이 휴식을 취할 보우트러클 트리,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이미 등장한 바 있어 리메이크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니콜라스 플라멜의 보물인 마법사의 돌, 어떤 용도로 쓰일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피에르 보해나가 가장 좋아하는 소품으로 꼽은 크리스탈 볼 등이 이번 작품의 주요 소품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사무실 구석구석에 서커스와 관련되어 보이는 수많은 소품이 놓여 있었지만 피에르 보해나는 말을 아꼈다. “워너브러더스가 모든 것을 공개하도록 허락하진 않아요. (웃음)”
캐릭터들의 성향을 그대로 담은 의상
배우들을 1920년대 후반에 데려다놓고, 캐릭터마다 제각각의 성향을 불어넣어준 건 의상 감독 콜린 앳우드의 몫이었다.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신비한 동물사전>을 통해 의상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전체적으로 인물들의 의상에 한층 성숙함을 더했다. “의상 컨셉을 1930년대로 잡고, 당시 파리의 스타일에 신경을 썼어요. 인물들이 전편보다 성장한 상태이니만큼 의상에도 도시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더했죠.”
싹쓸이하고 싶은 빈티지 숍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수백 벌의 빈티지 의상이 걸린 행거와 고풍스러운 액세서리들로 가득한 의상 사무실 곳곳엔 옷을 피팅해보고 있는 이들과 한땀한땀 손바느질로 의상을 제작하는 이들이 제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2000벌 이상의 의상을 모두 직접 만든다”고 밝힌 콜린 앳우드는 대부분의 작업이 “수공예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네 명의 직원이 코트, 바지, 조끼 등을 포함한 한 인물의 의상 전부를 만드는 데 대략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배우와 스턴트 배우를 비롯해 여러 사람이 의상을 입고, 작품의 러닝타임에 따라 의상의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옷을 여러 벌 제작해야 하는 고충도 밝혔다. 같은 옷이라곤 한 벌 밖에 존재하지 않는 빈티지 숍에 기댈 순 없었다고.
의상을 통해 인물들의 상태를 미리 짐작해볼 수 있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청록색에 가까운 코트를 입고 뉴욕 거리에서 매번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던 뉴트의 코트는 한 톤 다운된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도시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뉴트의 환경을 부여한 의상이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안감으론 사용된 청록색 옷감을 확인할 수 있다. 오러로 복직한 티나에겐 가죽 코트를 입혀 권위적인 느낌을 살렸다.
젊은 덤블도어의 의상은 주로 따듯한 색감으로 제작됐다. “덤블도어는 모두가 사랑하는 선생님이에요. 모든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처럼 보이길 원해 부드러운 톤의 색감을 사용했죠.” 그린델왈드를 연기한 조니 뎁은 자신의 의상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콜린 앳우드와 조니 뎁은 그린델왈드의 의상 컨셉을 “마술사와 록스타의 느낌이 한 데 어우러진 의상”으로 잡았다고. “창백한 피부와 하얀 머리카락을 지닌 외형과 확연히 대조될 다크 그린과 블랙 색상”이 그린델왈드 의상의 메인 컬러로 사용됐다.
<신비한 동물> 시리즈의 기둥,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
이번 작품에서 단연 화제를 모은 건 새로 합류한 배우들의 이름이다. 조 크라비츠, 칼럼 터너, 수현 등 이제 막 제 진가를 내보이기 시작한 배우들의 입성. 동시에 전편에서 짧게나마 얼굴을 비친 갤러트 그린델왈드 역의 조니 뎁, 젊은 덤블도어 역으로 발탁된 주드 로의 굵직한 이름이 작품에 신뢰를 더한다.
총괄 프로듀서 팀 루이스는 “덤블도어의 캐릭터에 저만의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배우로 주드 로가 최고”였다고 밝혔다. 세상 그 누구보다 덤블도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J.K. 롤링 역시 주드 로의 캐스팅에 환호성을 질렀다고. “스타 파워가 사용된 건 아니냐”는 질문에 팀 루이스는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현재 주드 로가 아닌 덤블도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 답하며 “덤블도어 역엔 인생의 많은 경험을 겪은 배우가 필요했고, 주드 로는 덤블도어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배우였다”고 덧붙였다.
조니 뎁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물론이다. 갤러트 그린델왈드는 감옥 누멘가드에 수감될 1945년까지 마법 세계를 쥐고 흔들 빌런이다. 크리스찬 허번드는 그린델왈드의 컨셉 아트를 보여주며 그를 이렇게 소개했다. “그린델왈드는 자신의 추종자들을 소집하고, 그의 대의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꽤 똑똑하고 외교적이에요. 누군가에게 울림을 주기도 하죠.” 총괄 프로듀서 팀 루이스는 “갤러트 그린델왈드가 앞으로의 <신비한 동물> 시리즈를 더 어둡게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미리 귀뜸하기도 했다.
전 세계로 확장되는 마법 세계
“J.K. 롤링은 우리에게 <신비한 동물> 시리즈가 5부작으로 제작될 것이라 말했어요. 그녀만이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 지 알고 있죠.” 팀 루이스의 말이다. ‘포터 유니버스’를 기준으로 미래를 다룬 <저주 받은 아이>, 과거를 다룬 <신비한 동물> 시리즈까지 마법 세계의 대서사시를 꾸리고 있는 J.K.롤링은 앞으로도 더 넓은 세계 곳곳에 마법부를 세울 예정이다. “J.K. 롤링은 마법 세상이 해리 포터가 속한 영국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어요. <신비한 동물사전>에 등장한 뉴욕 마법 학교 일버르모니를 비롯해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예정이죠. 우리가 앞으로 어디로 갈지 말할 순 없지만, 색다른 곳으로 향하길 원하는 건 확실해요. 저희 역시 앞으로 나아갈 곳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객 역시 모든 것을 “J.K. 롤링의 머릿 속만” 믿고 따른다는 프로듀서 팀 루이스의 말에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 앞으로 약 10년 동안 팬들을 찾을 <신비한 동물> 시리즈, 이제 막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판을 벌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11월 14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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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이빗 예이츠
출연 에디 레드메인, 캐서린 워터스턴, 앨리슨 수돌, 댄 포글러, 에즈라 밀러, 주드 로, 조니 뎁
개봉 2018.11.14.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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