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서 앤 여왕을 연기한 올리비아 콜맨.

배우를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특히 예전에 어디서 봤던 배우가 성장한 모습을 보면 더 그렇다. 영국 출신의 올리비아 콜맨을 소개하려 한다. 그녀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시대극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이하 <더 페이버릿>)에서 영국의 앤 여왕을 연기했다. 함께 출연한 엠마 스톤과 레이첼 와이즈를 제치고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엠마 스톤과 레이첼 와이즈는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긴 했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골든골로브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여우주연상을 가져갔다. 그녀는 2019년 오스카 트로피를 차지할 유력한 후보다. 어디선가 봤을 법한 그녀의 과거를 돌아본다.


오랜 영드 마니아가 본 적 있는 올리비아 콜맨

영국 드라마 가운데 가장 인지도 있는 작품은 역시 <셜록>이다. 국내 방송사에서 더빙해서 방영할 정도였다. 영드 마니아라면 <셜록> 말고도 많은 작품을 봤을 것이다. 올리비아 콜맨이 출연한 대표 영국 드라마를 살펴봤다. <핍 쇼>, <오피스>, <스킨스>, <그린 윙>, <닥터 후> 등에 출연했다. <오피스>는 미국 방영작이 아님에 주의하자. NBC가 방영한 스티브 카렐 주연의 <오피스>는 BBC가 제작한 드라마를 원작으로 만든 것이다.

<핍 쇼>

<닥터 후>

1974년 영국 노리치에서 태어난 올리비아 콜맨은 고등학교 시절 연기를 시작했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고 TV 드라마와 라디오를 통해 연기 경력을 시작했다. 특히 소피 역으로 출연한 시트콤 <핍 쇼>을 통해 인지도를 얻었다. <댓 미첼 앤 웹 룩>이라는 코미디쇼에서도 활약했다.

영화 마니아가 본 적 있는 올리비아 콜맨

코미디 배우로 자리를 잡은 올리비아 콜맨은 영화에 진출했다.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의 코미디 <뜨거운 녀석들>에 출연한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작은 단역이었기 때문이다. 2011년이 되서야 좀더 비중있는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메릴 스트립이 대처 수상을 연기한 <철의 여인>이 대표적이다. 콜맨은 대처의 딸 캐롤을 연기했다. 톰 하디 주연의 <로크>라는 작품도 기억할 만하다. 다만 이 영화에 콜맨은 목소리로만 출연한다. <로크>는 매우 독특한 형식의 영화다. 거의 모든 장면이 전화 통화로 이뤄져 있다. 스크린에 보이는 인물은 톰 하디가 건설현장 감독 로크가 유일하다. 톰 하디의 1인극이라고 봐도 무방한 영화다. 그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급히 차를 몰고 한밤 중의 고속도로를 달린다. 로크에게 그 의문스러운 전화를 건 배산이라는 인물의 목소리를 콜맨이 연기했다.

<뜨거운 녀석들>에 출연한 올리비아 콜맨을 찾아보세요.

<철의 여인> 촬영현장. (왼쪽부터) 메릴 스트립, 올리비아 콜맨, 짐 브로드벤트.

<더 랍스터>

<더 페이버릿>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콜맨과의 인연은 2015년 작품 <더 랍스터>로 시작됐다. 그녀는 45일 내에 커플이 되어야 하는 이상한 호텔의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더 랍스터>는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이 된다는 파격적인 설정의 파격적인 결말의 영화다.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리엔트 특급살인>에서도 콜맨을 찾을 수 있다. 힐드가르드 슈미트 역할이었다.

최근 영드 마니아가 본 적 있는 올리비아 콜맨

앞서 오랜 영드 마니아가 본 적 있는 올리비아 콜맨에 대해 썼다. 이번엔 최근 영드 마니아가 본 적 있는 올리비아 콜맨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사실 영국 드라마가 국내에 제대로 소개된 적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영드의 올드팬과 최근 팬을 구분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지만 편의상 나눠봤다.

<브로드처치>

<나이트 매니저>

과거 영드에 비해 최근 콜맨이 출연한 작품은 꽤 진지한 편이다. 데이비드 테넌트와 출연한 수사극 <브로드처치>가 대표적이다. <더 페이버릿> 이전 콜맨의 대표작이라고 부를 만한 작품이다. 영국 ITV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방영됐다. 국내에 넷플릭스가 서비스 되면서 국내 팬들에게도 입소문이 났다. 콜맨은 BBC의 <나이트 매니저>에도 출연했다. <더 나이트 매니저>(2016)는 전설적인 첩보소설가 존 르 카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톰 히들스턴과 휴 로리 사이에서 올리비아 콜맨이 활약했다. 콜맨은 <더 나이트 매니저>의 안젤라 버 역할로 2017년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콜맨은 <더 나이트 매니저>의 촬영을 끝낸 당시 임신 8개월이었다. 코엔 형제의 <파고>에 출연할 당시 임신 중이었던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비교될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영드 마니아가 보게 될 올리비아 콜맨

올리비아 콜맨이 연기한 캐릭터에서 재미난 사실이 있다. 그녀는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그의 어미니를 모두 연기했다. 빌 머레이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을 연기한 <하이드 파크 온 허드슨>이라는 작품에서 퀸 엘리자베스의 어머니를 연기했고 넷플릭스 서비스를 앞둔 <더 크라운> 시즌 3, 4에서 현재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연기했다. 콜맨은 클레어 포이가 연기한 젊은 엘리자베스 2세의 뒤를 잇는다.

<더 크라운>


<오리엔트 특급살인>에 출연한 올리비아 콜맨(왼쪽)과 주디 덴치.

올리비아 콜맨은 꾸준히 연기생활을 해온 배우다. 대체로 TV에서 활동했고 영화에서는 조연으로 출연했기 때문에 국내 팬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더 페이버릿> 이후 그녀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 크라운>의 엘리자베스 여왕 연기 또한 기대하게 만든다. 넷플릭스의 어마어마한 가입자 숫자를 감안한다면 이쪽의 영향력이 더 클 수도 있다. 분명 콜맨은 앞으로 더 자주 보게 될 배우다. 콜맨과 <오리엔트 특급살인>에 함께 출연한 영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주디 덴치와 겹쳐 보이는 건 혼자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