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 영화의 긴장과 유머를 담았다

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 사이의 이상 기류를 포착, 의심과 질투가 폭력과 파멸로 이어지는 <저수지의 피크닉>. 우루과이에서 온 형제 감독 베르나르도 안토나치오, 라파엘 안토나치오는 “한정된 공간에서 폭력에 노출된 인물을 그리자”는 의 도 아래 밀도 있는 스릴러를 완성해 낸다. “부천에 오기까지 4개국을 거쳐 왔다”며 BIFAN으로의 기나긴 여정의 흥분을 들려주었다.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와 달, 시종 유쾌했던 두 감독과의 만남을 전한다.

(왼쪽부터) 베르나르도 안토나치오, 라파엘 안토나치오 감독

- 영화의 시작이 궁금하다.

라파엘 탈출구 없이 고립된 공간에서 인간의 원시적인 욕구가 발현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폭력은 모든 곳에 존재하고 있다. 평화로워 보이는 저수지에서조차도. 인간에게 내재된 폭력이 얼마나 빨리 증폭될 수 있는지를 극단적인 상황에서 보여주고자 했다.

- 저수지라는 한정된 공간이 중요한 설정이 된다.

베르나르도 영어 제목인 <In the Quarry>에서 ‘quarry’(채석장) 로케이션 자체가 또 하나의 메타포가 된다. 인간이 자연에 흔적을 남기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서로에게 남긴 폭력의 상처 또한 사라지지 않을 것을 제목에서부터 은유적으로 그린다.

- 두 사람 모두 각본, 감독, 프로듀서 역할을 하며, 라파엘은 촬영까지 맡았다.

베르나르도 모두 나를 형으로 보지만, 사실 내가 동생이다. (웃음) 형이 촬영을 맡았지만, 외의 업무는 내가 더 많이 했다. 라파엘 전반적으로 대화를 많이 나눴고, 시나리오 집필도 빠르게 끝냈다. 서로가 영화 속 인물을 연기하며 대사를 주고받는 연습까지 했다. 어릴 때는 옷을 나눠 입었는데, 이젠 영화를 나누고 있다. (웃음)

- 인물 간 연기 앙상블이 돋보인다.

베르나르도 배우 네 명의 역할이 중요했던 만큼, 그들을 찾는 과정이 아주 길고 힘들었다. 우루과이의 모든 배우를 다 만났다고 할 정도로 오디 션을 많이 봤다. 배우들 사이의 케미스트리를 중요하게 판단하여 최종 캐스팅을 완료했고, 사흘 정도 시간을 내서 집중적으로 리허설을 했다.

- 낚싯바늘, 쇠파이프, 뾰족한 돌 등 날 선 이미지가 등장해 긴장을 더한다.

베르나르도 의도적으로 폭력의 이미지를 깔아 뒀다. 이러한 요소를 대 놓고 드러냈고, 관객들을 속이려는 의도가 없었다. 알프레도 히치콕 영 화 속 ‘테이블 아래 폭탄’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을 쌓아 갔다.

라파엘 알프레도 히치콕의 영화가 레퍼런스가 되었다. 그의 대부분의 영화 속에는 유머 요소가 있지 않은가. 이러한 이유로 우리의 영화 속에서도 ‘톨라’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 다음 작품도 함께 하나.

베르나르도 1970년대 우루과이에 경제적으로 큰 위기가 있었다. 사람 보다 소가 많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소고기의 소비량이 많은 나라 인데, 그 당시 수출을 위해 소고기 소비를 금지했다. 이런 배경에서 소고기 암시장의 큰 손이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라파엘 첫 번째 기억이 너무 좋아서, 다시 공동작업을 시작했다. 다툼과 화해를 반복하며, 계속 함께하려고 한다. (웃음)


글 이나경 객원기자 · 사진 박종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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