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양극화 시대다. 제작비의 규모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이 양극화는 성공적인 진화에 가깝다. 특히 예산을 적게 쓰는 영화가 그렇다. 저예산은 생존전략이라기보다 흥행 전략이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블룸하우스다. 호러 장르와 결합한 저예산 영화는 모두가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었다. 스크린젬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소니픽쳐스 산하의 제작사 스크린젬(Screen Gems)은 2010년 이후 호러, 스릴러 장르에 집중했다. 2016년에 발표한 <맨 인 더 다크>가 대표적인 영화다. <언더월드>,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제작하던 스크린젬의 새로운 전략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영화가 <인트루더>다.
예상대로 적중한 흥행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트루더>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다. 2019년 5월 미국에서 개봉했고 박스오피스 차트에서 <어벤져스: 엔드게임> 바로 아래에 위치한 적이 있다. 물론 80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제작했기에 수익 측면에서는 큰 성과를 이뤘다. 무엇이 이 영화를 성공으로 이끌었을까. 이야기는 와인 산지로 유명한 미국 서부 나파밸리의 근사한 집에서 시작된다. 여기에는 사람 좋게 생긴 남자 찰리(데니스 퀘이드)가 있다.
사이코패스의 빌드업
찰리는 소위 ‘빌드업’(Build up)의 장인이다. 아내가 암으로 죽고 딸과 함께 플로리다로 이사 간다는 거짓말을 한다. 이 거짓말의 희생양은 찰리가 살던 집을 산 애니(메건 굿)와 스콧(마이클 엘리)이다. 그렇다. 찰리는 자기가 판 집을 다시 되찾으려는 미치광이다. 그가 보인 미소와 친절은 애니와 스콧의 경계를 무너뜨리기 위한 빌드업의 과정일 뿐이다. 찰리의 진짜 모습을 관객들은 알고 있다. 연기 경력이 오래된 중견 배우 데니스 퀘이드는 영화의 초중반 찰리의 빌드업 과정에서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이미지를 탁월하게 구현했다. 카메라는 일그러지는 찰리의 표정을 클로즈업으로 관객에게만 보여준다. 찰리와 점점 가까워지는 애니를 보는 관객은 서스펜스를 경험하게 된다. 반면 스콧은 찰리의 실체에 다가간다. 플로리다에 있다던 찰리의 딸은 전혀 다른 메인 주에 살고 있고 찰리를 살인마라고 말한다.
<샤이닝> 잭 니콜슨의 광기
이제 찰리의 빌드업이 끝났다. ‘인트루더’(Intruder)라는 제목처럼 침입자가 돼 애니와 스콧을 공격한다. <안녕 베일리>, <베일리 어게인>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없던 데니스 퀘이드의 낯설고 살벌한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다. <스토커>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보여준 광기처럼 푸근한 인상의 배우 데니스 퀘이드의 변신은 분명 볼 가치가 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에서 잭 니콜슨이 보여준 광기처럼 사이코패스 찰리가 만들어낸 <인트루더>의 공포와 스릴은 이 장르의 영화에서 기대하는 관객의 마음을 배신하지 않는다.
1990년대 장르의 변주
<인트루더>는 착한(?) 사이코패스 이웃이 등장하는 주거침입 스릴러의 모범답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디온 테일러 감독의 역할이 컸다. 그는 1980년대의 <위험한 정사>에서 시작된 이후 1990년대에 <미저리>, <더 팬>, <아메리칸 싸이코> 등으로 이어지는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등장하는 장르를 2019년에 맞게 변주해냈다. 영화 공장 할리우드에서 극대화된 양극화 속에서 <인트루더>가 보여준 전략, 데니스 퀘이드라는 관록의 배우를 기용하고,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의 장르적 배치 등은 영리한 선택이었다. 저예산 영화 <인트루더>가 북미 박스오피스 차트에서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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