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녀석들>의 3번째 시리즈 <나쁜 녀석들: 포에버>가 17년 만에 제작됐다.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의 이름은 그대로인 채, 마이클 베이 대신 벨기에 출신의 콤비 아딜 엘 아르비, 빌랄 팔라가 연출을 맡았다. 복습 차원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의 1,2편 비하인드 스토리를 정리했다.


<나쁜 녀석들>은 1990년대 초반 광고/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이름을 날리던 마이클 베이의 영화 데뷔작이다.


흑인 배우 두 명을 내세우는 방향은 애초 <나쁜 녀석들>의 콘셉트가 아니었다. <SNL>의 간판스타 데이나 카비와 존 로비츠의 투톱으로 기획됐던 'Bulletproof Hearts'는 <웨인스 월드> 시리즈로 한창 잘 나가던 카비가 프로듀서 돈 심슨의 걸걸한 성격에 겁먹은 나머지 섭외를 고사하면서 프로젝트는 난항에 빠졌다.

존 로비츠 / 데이나 카비


프로젝트가 디즈니에서 콜럼비아로 넘어가면서 책임 제작자 배리 조지프슨은 두 주연을 흑인 배우로 밀어붙였다. <비버리 힐스 캅>(1984)의 주인공을 실배스터 스탤론에서 에디 머피로 교체해 큰 성공을 거둔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와 돈 심슨의 성과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에디 머피, 웨슬리 스나입스, 로렌스 피시번 등이 주연으로 거론됐지만 결국 마틴 로렌스와 윌 스미스에게 시끌벅쩍 콤비 마커스 버넷와 마이크 로리 역이 돌아갔다. 윌 스미스의 캐릭터 마이크 역에 심야 토크쇼 진행자 아르세니오 홀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는데, 훗날 그는 <나쁜 녀석들> 캐스팅을 거절한 게 인생 최악의 실수였다고 말했다. 마이클 베이는 윌 스미스의 TV 시리즈 <프레시 프린스 오브 벨에어>에서 그를 보고 마이크 역을 확정했다.

아르세니오 홀

윌 스미스 <프레시 프린스 오브 벨에어>


<나쁜 녀석들>의 이야기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던 초기 때부터 형편없는 걸로 악명 높았다. 조지 갤로가 쓴 초안이 정말 끔찍했다고 수차례 말했던("piece of shit!") 마이클 베이는 시트콤과 심야 토크쇼 작가로 활약하던 마이클 베리, 짐 멀홀랜드와 함께 시나리오를 뜯어 고쳤지만, 그럼에도 너무 후진 나머지 배우들에게 즉흥 연기를 적극 허용했다. 포르셰 911을 탄 마커스와 마이크가 옥신각신 하는 오프닝의 찰진 대화는, 베이가 스미스에게 로렌스를 미리 좀 약 올려놓으라고 해서 얻어낸 결과였다. 줄리(티아 레오니)와 샴푸를 사러 간 가게에서 두 남자의 품에서 총을 본 주인에게 위협 당하다가 상황을 역전해 총을 겨누고 풍선껌(트로피컬 후르츠 버블리셔스)와 스키틀즈를 내놓으라고 하는 신은 스미스의 아이디어였다.


마이클 베이는 <나쁜 녀석들>을 찍으면서 마이애미에 반해 집까지 사서 잉글리쉬 마스티프들과 살고 있다.


1990년대에는 몸 좋은 남자 주연배우가 액션을 소화할 때 옷을 거의 걸치지 않는 게 관례였다. 마이클 베이 역시 윌 스미스가 달리는 장면에서 윗옷을 입지 않기를 원했으나, 스미스는 드레스 셔츠를 단추를 모두 풀어헤치고 뛰었다.


첫 신에서 마커스는 인종차별이 심해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데니스’엔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데니스는 90년대에 직원들의 인종차별로 여러번 고소당했다.


마이클 베이는 어머니에게 오프닝 신을 보여줬고, 그녀는 마이크와 마커스가 내뱉는 말들이 너무 불경한 거 아니냐고 염려했다. 그 후 욕설이 나오는 몇몇 부분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다시 편집했다. 오프닝 신은 모든 촬영이 끝나고 몇 주 뒤 LA에서 추가촬영으로 찍었다. 제작사와 마이클 베이 모두 두 메인 캐릭터가 더욱 코믹해 보이길 바랐다.


<나쁜 녀석들>의 제작비는 총 1900만 달러였다. 8년 후에 제작된 <나쁜 녀석들 2>(2003)의 1/7에도 못 미치는 규모. 제작사가 마지막 액션 시퀀스에 자금을 대주지 않자 마이클 베이는 사비 2만5천 달러를 들여 공항 격납고에서 벌어지는 카체이싱과 총격전을 완성했다.


전 농구선수 존 샐리가 카메오로 출연했다. 경찰의 전산망을 해킹 해 마커스와 마이크를 돕는 역할이다. 샐리는 1980년대 후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선수 중 하나였는데, 그 선수들의 닉네임이 ‘Bad Boys’였다. <나쁜 녀석들 2>에도 참여한 샐리는 자기가 몸담았던 마이애미 히트와 LA 레이커스 경기의 최고석을 구해준다는 조건으로 정보를 빼내준다.

<나쁜 녀석들>

<나쁜 녀석들 2>


<나쁜 녀석들>은 마이클 베이가 1.85:1 화면비로 찍은 유일한 영화다. 이후 (1.9:1로 촬영한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2017)를 제외한) 모든 영화가 2.39:1 와이드스크린으로 찍혔다.


마이애미 남쪽의 케이프 플로리다 주립공원에서 <나쁜 녀석들 2>가 촬영 중일 때, 반대편에서는 <패스트 & 퓨리어스 2>(2003)를 찍고 있었다.


고속도로의 카체이싱 신, 마이클 베이는 처음 장면을 만들기 위해 스턴트의 차에 카메라를 달고, 굴러 떨어지는 차에 부딪혀달라고 요청했다.


영화 속에 잠시 등장하는 잉글리쉬 마스티프는 실제 마이클 베이가 키웠던 개다. 물탱크를 엎어버릴 만큼 덩치 때문에 마틴 로렌스는 촬영하는 내내 겁을 먹었다고. <더 록>의 숀 코네리 캐릭터에서 이름을 따온 메이슨은 <나쁜 녀석들 2>와 <트랜스포머>(2007)에 출연하고, 2007년 3월 세상을 떠났다.


조르디 모야 / 율 바퀘즈

촬영 시작 3일 전, 마이클 베이는 <나쁜 녀석들 2>의 빌런 타피아 역의 조르디 모야에게 쿠바 악센트를 써보라고 제안했다. 마테오 형사를 연기한 쿠바 태생의 율 바퀘즈가 모야의 대사를 모두 스페인어와 영어로 녹음했다.


타피아가 알렉세이에게 내뱉는 말 “러시아 쓰레기야 잘 들어, 나는, 나, 자니 타피아는 네 머리를 갈라버릴 거야”는 감비노 패밀리를 이끌던 건달 존 고티가 실제 했던 말 “잘 들어 쓰레기야, 나는, 나, 존 고티는 네 빌어먹을 머리를 갈라버릴 거야”를 인용한 것이다.

조르디 모야 / 존 고티


타피아의 마이애미 저택은 ‘비즈카야’라는 거대 재단의 사유지다. 사업가 제임스 디어링이 20세기 초 ‘겨울 집’으로 쓰려고 지은 것. 현재 건물은 공공미술관, 정원은 결혼식 명소로 활용되고 있다.


마틴 로렌스, 제리 브룩하이머, 윌 스미스, 마이클 베이

<나쁜 녀석들 2>는 마이클 베이와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가 협업한 마지막 영화다. 브룩하이머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승승장구 하는 동안, 베이는 이안 브라이스와 함께 <트랜스포머> 시리즈, <페인 앤 게인>(2013), <6 언더그라운드>(2019)를 만들었다.


액션 신 촬영을 위해 마이애미 남쪽 해변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루트인 맥아더 코즈웨이가 며칠간 폐쇄돼, 2002년 8월 마이애미 해변에 가는 수많은 인파들이 길을 돌아돌아 가야 했다.


<나쁜 녀석들 2>의 각본을 쓴 론 셸튼은 한 인터뷰에서 제리 브룩하이머에게 시나리오를 청탁 받았을 당시 <나쁜 녀석들>을 본 적이 없어서 그를 만나러 가기 전 비디오 가게에서 대여한 <나쁜 녀석들>을 빨리 감기로 봤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도 셸튼은 <나쁜 녀석들 2>를 보지 않았다고.


<나쁜 녀석들>은 1900만 달러로 제작돼 7배가 넘는 1억 414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속편 <나쁜 녀석들 2>는 1억 3000만 달러를 들여 2억 733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