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파이터>는 6월 25일(목) 올레 TV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극장에 걸리진 않았지만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영화들을 한 주에 한 편씩 소개합니다.


길거리 파이터, 진정한 파이터로 성장하다

제목이 전하는 분위기와 180도 다른 전개를 펼치는 영화들이 있다. <전설의 파이터> 역시 이와 같은 부류에 속하는 영화다. 제목만 듣고 보면 ‘찐’ 전설의 파이터 최배달의 무용담이라도 담았을 듯하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전설의 파이터>는 2020년의 최배달을 꿈꾸는 팔팔한 청춘들의 살아 숨 쉬는 액션을 담았다. 길거리 파이터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지닌 상구(황정하). 어느 날, 단짝 문재(강신형)가 설한 격투기 특성화 고등학교의 실세 민국(심수영) 패거리에게 일방적으로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분노한 상구는 민국 패거리를 찾아 나서지만, 길거리에서 쌓은 실력으로 전문적인 프로 파이터를 이기긴 역부족이다. 상구는 민국과 제대로 한 판 붙기 위해 격투기 고등학교의 전학생이 되고, 교내 파이트 리그에서 그를 꺾기 위한 저만의 훈련에 돌입한다.


한핏줄 영화는 <크로우즈 제로>, 학원 액션물 좋아한다면?

학교 ‘짱’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자존심 대결, 그에 의리와 우정, 성장을 더한 학원 액션물은 오래전부터 장르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전설의 파이터> 역시 이 장르의 맥을 잇는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 집안 사정으로 나뉘는 교내 권력 구도와 그로 인해 흔들리는 우정, 이 모든 불합리함을 용납하지 않는 정의의 멘토까지. 이 중심에서 싸움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는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가 펼쳐진다. 이 모든 요소가 균형감 있게 자리 잡힌 학원 액션물.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가볍게 볼만한 액션 활극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일 영화다.


어설프지 않은 무술 종합세트

장르의 법칙을 착실히 따르면서 신선한 발상을 덧붙였다는 점도 주목해 볼 만하다. <전설의 파이터>는 프로 리그로 진출하길 꿈꾸는 격투기 특성화 고등학교 재학생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들에게 야구 배트를 무작정 휘두르는 패거리 싸움은 ‘애들 장난’일 뿐. 이들은 옥상이나 학교 근처의 공터, 길거리 대신 링 안에서 합법적으로 싸움을 펼치는 ‘교내 리그전’에서 승부를 본다. <전설의 파이터>에선 무에타이, 카포에라, 크라브마가, 쿵푸 등 각국의 전통 무술을 만날 수 있다. 수도 없이 합을 맞췄을 배우들의 노고가 그대로 묻어난 수준급 액션이 이 영화만의 장점. 무술에 따른 각각의 설명과 분석까지 담아내 친절함을 더한다. 묵직한 타격감을 전하거나, 날렵한 속도감으로 긴장을 더하거나, 종목에 따라 여러 종류의 액션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더 유닛>에 출연한 황정하

(오른쪽) 상구 역의 황정하

민국 역의 심수영

아이돌 출신, 주목할만한 신인 배우의 등장

탄탄한 기본기를 지닌 신인 배우를 발굴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짧은 분량으로도 묵직한 존재감을 선사하는 잔뼈 굵은 조연 배우들도 인상 깊지만, 뉴페이스 주연 배우들에 대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다. 늘 감정에 못 이겨 주먹을 들었지만, 훈련을 통해 내면을 다스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다져나가는 상구는 황정하가 연기했다. 아이돌에 관심이 많은 관객이었다면 그의 얼굴이 유독 반가울 것. 황정하는 보이 그룹 ‘비트윈’의 멤버로 활동했던 아이돌 출신 배우다. 배우로 전향하기 직전엔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더 유닛>에 출연해 좋은 성적을 거뒀고, ‘비주얼 남신’이라 불리며 팬덤을 구축하기도 했다. 상구의 반대편에 선 권력형 실세 캐릭터 민국은 심수영이 연기했다. 극에 활력을 불어넣던 개성 강한 연기가 돋보이던 배우. 놀랍게도 황정하, 심수영 모두 이 작품이 스크린 데뷔작이다. 첫 작품에 첫 주연을 맡아 흐트러짐 없이 극을 이끌어간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그들의 차기작 속 새로운 캐릭터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